호남에선 ‘호남대통령 만들기’, “문재인 정부 반드시 성공시키겠다”
손학규 비호남 지원 유세현장서 “문재인 대통령, 도무지 이게 나라인가”

지난 6주간 민생당 지지도 주간집계. <자료 제공=리얼미터 편집=폴리뉴스 송희 기자 >
▲ 지난 6주간 민생당 지지도 주간집계. <자료 제공=리얼미터 편집=폴리뉴스 송희 기자 >

[폴리뉴스 송희 기자] 지난 주말부터 손학규 민생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후보자들의 유세에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민생당의 지지율이 부진하다.

호남 3당이 합당하며 야심차게 출범했던 것과 달리, 당내 내홍이 극심했던 3월 3주 정당 지지율 1.4% 최저치를 기록하고 최근 4월 1주차(2.2%)에 0.8%p 소폭 상승하는 것에 그쳤다.

4월 1주차 비례대표 정당투표에서는 지난주에 비해 0.6%p 상승해 2.8%를 기록했지만, 비례대표 의석수를 얻을 수 있는 3% 정당 득표율을 넘지는 못했다. 

이런 배경에는 민생당이 아직도 하나의 당으로 뭉치지 못하고, 특히 호남 지역구에서는 후보자들이 선대위의 전략과 다르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있다. 

비호남권에서 손 선대위원장과 김정화 공동대표가 ‘민생’을 외치며 ‘제3지대론’을 강조하는 것 달리 호남권 지역 후보들은 ‘민주개혁세력연대’를 외치며 ‘호남대통령 만들기’ 전략을 호소하고 있다. 

민생당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이 6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부곡도깨비시장에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의왕ㆍ과천에 출마한 김성제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민생당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이 6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부곡도깨비시장에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의왕ㆍ과천에 출마한 김성제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호남권 ‘제3지대론’ 전략

손 선대위원장은 지난 4일부터 부산·대구·울산·경기 등 지역에 출마한 민생당 후보의 지원 유세 현장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 등 거대 양당의 기득권 정치를 비판하며 ‘제3지대론’을 강조했다. 

손 선대위원장은 7일 박춘림(서울 성북갑) 후보의 지원 유세 현장에서 “제3지대 민생당이 선거에 나선 것은 민생을 돌보기 위해서”라며 “민주당, 자유한국당과 통합당은 그동안 뭐 했는가. 식물·동물국회로 전락한 싸움의 정치를 끝장내자”고 말했다. 

6일 양순필(경기 광명갑) 후보 지원 유세 현장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도무지 이게 나라인가? 비례위성정당을 만든 민주당과 통합당은 의회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다”며 “이념적, 진영 간의 갈등은 그만두고 실용정치, 민생정치를 해나가자”고 호소했다. 

민생당 박주선 후보와 김동철 후보가 6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호남 대통령'을 만들겠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민생당 박주선 후보와 김동철 후보가 6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호남 대통령'을 만들겠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호남권 ‘호남 대통령 만들기’ 전략

반면 광주·호남 지역에서는 민생당과 민주당이 ‘한 뿌리’임을 강조하며 ‘호남 대통령 만들기’ 선거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호남 대통령’은 이낙연(서울 종로) 후보를 가리킨 것이다. 

민생당 박주선 (광주 동구남구을), 김동철(광주 광산갑) 후보는 지난 6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민의 염원인 호남 대통령을 만드는 책무를 사력을 다해 완수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은 “민생당과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모신 하나의 뿌리”라며 “다시 하나가 돼 문재인 정부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민주당과 민생당을 비롯한 범개혁세력이 연대하고 협력하면 된다”며 “총선 이후에도 강력한 개혁연대로 힘을 모아야만 남아있는 개혁과제를 완수하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민주개혁세력 재집권의 꿈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자신의 선거 사무실 건물 외벽에 민주당을 연상시키는 파란색 바탕에 ‘문재인 성공·이낙연 집권’이라고 쓴 현수막을 걸었다. 

민생당 박지원(전남 목포) 후보도 ‘전남(호남) 대통령’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은 이번 총선에서 호남 출신의 대통령을 만들 수 있는 민생당 현역 후보를 지지하고, 총선 이후에서는 민생당과 민주당 등 민주개혁 세력이 연대해 호남 정권을 재창출하겠다는 논리를 펼치면서 손 위원장이 비호남권에서 전하는 메시지와 배치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제21대 총선 광주 광산갑에 출마한 민생당 김동철 후보의 선거사무실에 5일 파란색 바탕에 '문재인 성공', 이낙연 집권'이라고 적힌 펼침막이 걸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제21대 총선 광주 광산갑에 출마한 민생당 김동철 후보의 선거사무실에 5일 파란색 바탕에 '문재인 성공', 이낙연 집권'이라고 적힌 펼침막이 걸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각자도생’ ‘일단 살아서 돌아와라’ 비공식적 전략

이에 대해 민생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결국 호남권과 비호남권의 메시지가 다르게 전해지고 있다. 민생당의 비공식적 핵심 전략은 ‘일단 살아서 돌아와라’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민생당의 후보들은 “PK 지역의 친문 세력과는 각을 세우되 호남-비호남의 결이 다른 협력으로 가야 할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이어 “‘각자도생’해서 총선 이후 대선을 중심으로 정계가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공동대표 김정화계를 뺀 나머지 계파가 이낙연 후보에게 각을 세울 이유가 없다”며 “애초 구민주계는 친DJ(김대중 전 대통령)로 정치를 시작했고, 현 민주당 주류인 PK친문·586 운동권에 대항해서 나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낙연 후보 역시 (호남권) 민생당 후보들의 ‘얼굴마담’이 된 걸 알면서도(선거 후 토사구팽하려는 걸 알면서도)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가만히 있는 것”이라며 “이 후보는 이미 3당 합당 전 박지원 의원 등과 만나 선거 후 합당 등을 논의한 바 있다”고 전했다. 

민생당이 각 계파 간의 총선 전략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이를 두고 서로 논쟁하거나 날을 세우지 않는 이유는 총선이 8일 앞으로 다가왔을 뿐만 아니라, 이미 한 번 당내 내홍으로 인한 당 지지율 폭락을 경험했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민생당의 ‘제3지대론’과 ‘호남 대통령 만들기’ 등 투 트랙 선거 전략이 유권자에게 잘 받아들여질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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