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이진복 “여권 인사 n번방 연루, 제보받았다...주말쯤 공개”
與, 특별 대책팀 만들고 경계 나서
통합당 김대호·주동식·차명진 등 잇따른 ‘막말 논란’
김종인·황교안 빠른 사과...수도권 판세 악화 우려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4.15 총선 사전투표가 10일 시작되고, 본 투표까지 닷새가 남은 가운데 여야의 ‘막판 변수’가 주목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n번방 공작설’을 제기하며 야권의 ‘한방’을 대비하고 있고,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잇따른 후보들의 막말 논란을 수습하는데 부심하고 있다.
‘n번방 공작설’, 주말 폭로?
통합당은 이번 주말쯤 여권 인사가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할 방침이다.
이진복 미래통합당 총괄선대본부장은 10일 통합당·미래한국당 합동 선거전략대책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많은 제보를 받았고, 선거 중 여러분 앞에 제시하겠다”며 “그런 걸 ‘한 방’이라고 하는 모양인데 정상적으로 자료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여권 인사의 n번방 개입설에 대해 “그런 이야기를 듣긴 했다. 구체적으로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해당 의혹은 통합당 내 ‘n번방 TF팀’에서 밝힐 계획이다. 이 본부장은 주말 공개 여부에 대해 “TF팀에서 다 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항을 보고를 받지 못했지만 제가 알기로는 그렇게 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 본부장은 지난 8일 보수 성향 유튜브 ‘신의 한수’에 출연, “많은 제보들이 있다. 저희들이 그런 내용들에 대해 점검을 하고 있고 상당한 수준에 와있다”며 “주말쯤 되서 국민들이 그걸 보시고 듣는다면 이 사람들을 가증스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여당은 통합당이 제기할 ‘n번방 연루 의혹’ 폭로를 포함 2~3개의 ‘정치 공작’이 터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7일 노무현재단 유튜브 ‘알릴레오’에 출연, “총선까지 남은 변수는 정치공작”이라면서 “이번 주말에 터뜨리려고 하는 것 같다. 대응할 시간을 안 주고 바로 선거까지 몰고 가려고 하는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이 대표는 “두 개 내지 세 개를 준비한 것 같다”며 “당에서 특별 대책팀을 만들어 (통합당 측에서) 공개하면 바로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어준 씨도 지난 6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통합당이 ‘n번방’을 정치공작에 이용하려 하는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민주당 쪽에서 강한 여성과 30·40대에게 충격파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씨가 말한 대로 여권에 ‘n번방’ 연루자 발생 시 사안에 민감한 젊은 유권자·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큰 영향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사전선거가 이미 시작된 상황에서 통합당이 주말에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 너무 늦고, 본투표에 미칠 영향도 미미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통합당의 ‘말말말’...고개 숙인 황교안·김종인
선거 운동 말미 통합당의 발목을 잡은 것은 후보들의 잇단 설화다.
통합당 최고위원회는 지난 9일 서울 관악갑에 출마한 김대호 후보를 만장일치로 제명했다.
김 후보는 지난 6일 서울 선대위 회의에서 “60~70대와 깨어있는 50대들, 민주화 세대들의 문제 의식에는 논리가 있다. 그런데 30대 중반에서 40대는 논리가 아니다. 그냥 막연한 정서, 거대한 무지와 착각”이라고 발언해 3040세대 폄하 논란이 일었다.
그는 7일에도 관악갑 총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장애인들은 다양하다. 1급, 2급, 3급…. 나이가 들면 다 장애인이 된다”고 말해 노인 폄하 논란도 일었다.
통합당 윤리위원회는 8일 김 후보에 대해 “선거 기간 부적절한 발언으로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다”며 제명을 결정했고, 이후 최고위에서 의결됐다. 김 후보는 자신의 발언이 왜곡됐다며 재심 청구를 했다.
광주 서구갑에 출마한 주동식 후보는 8일 KCTV 광주방송에서 송출된 후보자 방송 연설에서 “광주는 1980년대 유산에 사로잡힌 도시, 생산 대신 제사에 매달리는 조시, 과거 비극의 기념비가 젊은이들의 취업과 출산을 가로막는 도시”라고 발언해 5.18 폄하 논란에 휩싸였다.
주 후보는 지난 2018년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자리 창출 고민할 것 없다. 앞으로 매달 세월호 하나씩만 만들어 침몰시키자”며 “세월호 1000척만 만들어 침몰시키자. 진상조사위원회 등 양질의 일자리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망언을 해 주목받았다.
경기 부천갑에 출마한 차명진 후보는 8일 OBS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2018년 5월 세월호 자언봉사자와 유가족이 광화문 ‘세월호 텐트’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고 주장하며 성관계를 의미하는 은어 ‘○○○’를 직접적으로 말했다. 차 후보는 지난 해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유가족을 겨냥, “징하게 해 처먹는다”고 말해 자유한국당에서 ‘당원권 정지 3개월’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통합당 최고위는 차 후보를 윤리위에 넘겼으며, 10일 통합당 윤리위는 차 후보에 대해 ‘탈당 권유’를 의결했다.
계속되는 ‘막말 논란’에 통합당 투톱인 황교안 대표-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사과해야 했다.
김 위원장은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대호·차명진 후보에 대해 “통합당의 국회의원 후보자 두 사람이 말을 함부로 해서 국민여러분을 실망하고 화나게 해 정말 죄송스럽다”며 “공당의 국회의원 후보가 입에 올려서는 결코 안되는 수준의 단어를 내뱉었다”고 3차례 허리를 숙였다.
차 후보의 막말 논란 직후 그를 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김 위원장은 당에서 ‘탈당 권유’ 결정에 내려지자 “윤리위 결정이 한심하다”며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그 사람을 통합당 후보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황 대표는 8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 진행에 앞서 “어제오늘 많은 국민에게 큰 실망을 안겨드린 잘못된 발언에 대해 당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저와 모든 통합당 후보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는 차 후보의 발언에 대해서도 “매우 부적절하고 잘못된 인식”이라며 “마음의 고통을 느끼셨을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후보들의 막말 논란은 당의 이미지를 실추시킨다는 점에서 특히 격전지와 수도권, 중도층에서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또 이미 막말 논란이 있었던 후보들을 공천했다는 점에서 당의 검증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내부 비판도 있다. 다만 지도부가 재빠르게 사과하고 몸을 낮추면서 어느 정도 사태가 수습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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