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형식 “‘통합당, 국회서 탄핵 당했다’는 표현 나와...한 시대 바뀌는 국면전환의 결과”
황장수 “통합당 지도부, 선거 이기려는 생각 없어...역대 최악의 지도부로 남을 것”
차재원 “보수 혁신 실패·인적 쇄신 실패·황교안 리더십 부재...통합당 패배의 원인”
김능구 “민주 180석 승리...이제는 ‘무한책임’져야. 어떤 변명도 통할 수 없어”

폴리뉴스 사무실에서 21대 총선과 관련해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가톨릭대학교 초빙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해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사진=이은재 기자>
▲ 폴리뉴스 사무실에서 21대 총선과 관련해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가톨릭대학교 초빙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해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사진=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권규홍 기자]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지난 22일 폴리뉴스 회의실에서 ‘180 대 103 총선민의, 평가와 의의' 를 주제로 놓고 좌담회를 가졌다.

김만흠 정치아카데미 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가톨릭대학교 초빙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해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이날 참석자들은 여당의 180석 압승으로 끝난 4.15 총선에 대한 분석과 향후 전망을 내놓았다. 

먼저 “이번 총선 결과를 정리하고 전망을 해보자”는 김만흠 원장의 제안에 홍형식 소장은 “일단 전체적으로 득표, 의석수로 따지면 참패라고 표현을 한다”며 “하지만 제가 볼 때는 좀 다른 의미로 많이 쓰는 용어지만 국회에서 미래통합당이 탄핵을 당했다고 표현이 나온다”고 말했다.

홍 소장은 “참패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 지금 내부 수습을 하고 차기 지도부를 세우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상당히 큰 참패다”며 “그러면 왜 이건 어떻게 봐야 되는가. 전체적으로 봐서 한 시대가 이제는 완전히 바뀌는 그런 국면전환의 결과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황장수 소장은 “이번 선거를 ‘보수의 몰락이다’라고 하는데 복잡하게 해석할 게 아니다. 그렇게 따지자면 2월 말 시점에서 봤을 때 빗자루를 꼽아놔도 야권이 이길 것처럼 다들 해석을 했었다”며 “1달 반 동안에 세상이 상전벽해 하지 않았다. 결국 저는 통합당의 지도부가 선거에 이기려는 생각이 없었다고 본다. 한 마디로 이번 선거에서 통합당 지도부 자체가 이상했다. 역대 최악의 지도부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분석하자면 먼저 총선이라는 싸움을 점유하지 못해서 졌고 두 번째는 통합당에서 선거 관련해서 정책이 없었다. 황교안 대표가 주장한 민부론이니 민평론이니 민교론이니 하는 것들은 선거 국면에서 하나도 안 쓰였다”며 “그리고 김종인 씨를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데려 왔는데도 활용을 못했다. 박형준, 황교안, 김종인, 김형오등 당 지도부들이 그야말로 스스로 지는 길을 택했다고 본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는 콘텐츠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통합당은 선거 막판에 터진 막말을 이야기하는데 그렇게 본다면 막말은 민주당은 없었는가? 그럼 지금 민주 진영 내부에는 보수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이 없었는가? 그리고 콘텐츠가 이겨서 이겼는가?”라며 “정치공학적인 면에서도 여당이 막판에 집중력이 월등했고 선거전 45일간을 잘 운영했다. 그것이 승리의 요인이라고 본다. 나머지는 패배한 사람들의 핑계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차재원 교수는 “지난해 12월에 영국의 총선이 끝났을 때 보수당이 압승을 했다. 당시 영국 언론들이 보수당이 이겼다는 표현을 안 쓰고 노동당이 졌다는 표현을 썼다”며 “이번에 그 표현을 그대로 차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민주당이 이겼다기보다는 통합당이 졌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합당이 선거에서 진 세 가지 원인이 있다. 먼저 근본적으로 봤을 때 보수는 혁신을 하지 못했다. 지난 번 자신들이 집권세력일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했다”며 “탄핵 당한지가 거의 3년이 넘었는데 그 동안에 아무도 보수 혁신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까 ‘아스팔트 우파’한테 완전히 잡혀서 그게 전체 여론인양 우왕좌왕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 번째는 인적쇄신이다. 인적쇄신을 한다면서 선거 앞두고 물갈이를 많이 했다. 근데 역대 총선을 놓고 보면 이번 선거는 물갈이를 많이 한 정파가 진 첫 번째 선거로 남게 되었다”며 “그러면 왜 졌을까를 보면 제가 생각하는 문제는 인적쇄신이나 물갈이는 대폭적으로 했는데 결국은 새로운 피들이 수혈이 됐는데도 그게 감동적이지 않았다. 물갈이했던 물을 돌려막기하고, 재활용했다. 그리고 새로 들어온 물이라는 아주 좋은 양질의 물들은 험지로 보냈다. 그러니까 기존에 당의 기득권 세력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강화하는 쪽으로 인적쇄신을 했다”고 인적쇄신의 실패를 지적했다. 

차 교수는 “마지막으로는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 문제라고 생각한다. 정치는 타이밍인데 황교안 대표가 총선 결과가 나오고 5시간 만에 자신의 당 대표직을 던졌다”며 “이왕 당 대표를 던질 것 같으면 지난 1월 말, 2월 초쯤에 통합당이 보수 통합할 때 그 때 다 던지고 홍준표, 유승민, 김태호 등의 인사들과 같이 어깨를 걸고 같이 한강에 빠져죽을 각오로 선거를 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결국 여러 원인을 놓고 종합했을 때는 통합당이 진게 맞다. 보수 참패의 원인을 바로 세우는 것부터 저는 통합당은 앞으로 회생의 방안을 찾아야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능구 대표는 “탄핵과 정권교체가 있고 나서도 국회는 여전히 20대 국회였다. 그 이후에 여당이 국정과제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야당에게 번번히 발목을 잡히고 막히고 하면서 식물국회의 오명을 얻었다”며 “그렇게 하다보니 몇 개만 패스트트랙으로 통과가 됐다. 그런 부분을 놓고 보면 지금 행정부의 권력, 그리고 지방권력에 의해서 의회권력도 민주당이 이렇게 장악하게 된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당이 180석을 차지하는 것을 보면 우리가 선거전에 범진보, 범보수를 6:4정도로 180정도는 범진보가 차지하지 않겠나 싶었는데 지금 범진보는 약 190석을 차지했다. 당초 예상보다 10석을 더 차지했다”며 “민주당이 단독으로 180석을 했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등 당의 지도부들이 이번 결과를 두고 무섭고 두렵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것은 꾸민 게 아니라 솔직한 심정일 수 있다. 앞으로의 국정운영에 있어서 정말 이제는 여당이 무한책임을 져야 하고 어떤 변명도 통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그런 차원에서 지금 현재 재난기본 지원금 70%냐, 전액이냐 하는 것을 두고 전 국민의 여론이 왔다 갔다 하는 이 부분도 상당히 좀 따갑게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1차 적으로는 저는 진보정당이 단독 과반을 넘어서 180석이라는 의석을 차지한 자체가 상당히 의미가 있다. 그게 어쩌면 우리 정치지형을 바꿔볼 수 있는 정초선거였던 특징이 나타난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제는 대한민국 보수가 정말 냉전 보수, 수구 보수에서 벗어나려면 정말 창조적 파괴를 하고 새롭게 거듭나야 된다. 지금 현재 통합당이 103석인데 100석이 넘는 정당이기 때문에 자체가 해체되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며 “그래서 새로운 모습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대선이 치러 질 텐데 그런 분위기 속에서 여야가 서로 경쟁이 될 것 같다”고 차기 대선을 전망했다.

황장수 “코로나 진단키트, 긴급재난지원금 전략으로 여당 선거 승리했다”
차재원 “국민의 무의식은 언제나 옳다...국민들 보수 세력에 나름의 희망을 주고 있어”
홍형식 “황교안, 4년전처럼 다시 공천 파동을 일으켜...유권자들 신뢰 잃어”
김능구 “21대 국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개정 불가피...보수정당 선거제 관점 바뀔것”

아울러 토론자들은 이날 코로나19가 선거에 영향을 미친 부분도 분석했다. 

황 소장은 “코로나 진단키트의 미국 수출이 선거 전날 밤에 이뤄져 여당이 선거에 덕을 봤다고 본다. 결국은 이번 선거에 가장 잘 먹혀든 건 2가지라고 본다”며 “하나는 코로나 모범방역국가 이미지를 세계에서 받고 있는데 거기에 진단키트가 핵심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주자는 것이 주효했다. 이 프레임에 황 대표가 걸려서 가구당 100만원씩 주자는 걸 70%에 100만원, 1인당 50만원을, 아니면 전체 다 주자고 하자는 것에 말린 순간부터 끝났다”고 평가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어떻게 하든 주자는 입장인데 황 대표가 거기에 들러리를 서서 민주당의 프레임에 갖힌 거다. 이번선거에서 저는 이 두 가지 요인이 민주당이 이기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고 본다. 만약 코로나19 확산이 덜 된 2월말에 선거를 치렀다면 지금과는 선거 결과가 달랐을것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차 교수도 “민주당이 사실 이겼던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코로나19다. 코로나 때문에 사실 선거 분위기가 완전히 다운됐다. 사실 이번 선거에서 선거 로고송을 제대로 들어본 적도 없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 선거를 하나? 이럴 정도로 분위기가 다운돼 있었다”며 “바로 그런 과정에서 선거의 쟁점이라는 것들이 다 묻혔다. 결국 뜨거운 쟁점이 된 것은 재난지원금을 70%를 줄 거냐, 100%를 줄 거냐, 1인당 50만원을 줄 거냐, 가구당 100만원을 줄 거냐는 프레임이다. 그런 것에 통합당이 완전히 말려들어가서 졌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차 교수는 “정혜신 정신과 박사가 했던 이야기 중에 ‘국민의 무의식은 언제나 옳다’는 이야기를 했다. 저는 국민들이 무의식 주의에 이렇게 표심을 드러내는데 이것이 어느 한 쪽으로 의석이 확 지금 기울었다”며 “국민들은 어느 한 쪽에 힘을 실어주고, 현재 보수 궤멸을 이야기하지만 일종의 나름의 희망을 주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소선거구제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로 보수정파가 반사이익을 얻어 왔다. 그렇기에 자신들이 서로가 표심과 의석수가 일치, 비례할 수 있는 이 부분에 대한 개혁을 안 했다”며 “그 동안 자기들이 항상 유리하다가 이번에 완전히 당했다. 사실 원래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만약에 갔다고 한다면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였다면 이 정도까지 의석수 차이는 안 났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홍 소장은 “통합당은 이번 선거에서 코로나19 사태와 막말 사건이 터지면서 당초 준비했던 모든 카드가 다 날아갔다”며 “선거 직전에 야당 심판이냐 여당 심판이냐를 여론조사 해보면 둘 다 비슷하게 나왔다. 비슷하게 나오면 절대로 그것을 갖고서 선거에서 쟁점화 시킬 수가 없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결과를 보면 유래없는 민주당의 압승이지만 득표율을 따지고 보자면 전체가 8% 정도 지역구에서 차이가 난다. 근데 그걸 지역별로 보니까 서울 지역에서는 10% 정도 앞서는데 완전히 압승을 했다”며 “그래서 본래 표심하고 의석수가 달라 3.8배 정도 더 가져가는 이런 양상이 벌어졌다. 저는 미래통합당이 당명도 또 바꿀 것 같다. 당명을 바꾸면 보수 정당이 연동형 비례제, 소선거구제에 대해서 생각이 바뀌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재작년 말에 연동형 비례제를 가지고 각서를 쓰고 할 때 당시에 야당 지도부 한 사람보고 제가 ‘연동형 비례제를 자유한국당이 소극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통합당은 적극적으로 100%로 받아야 된다는 얘기를 했는데 지금 그 결과가 그대로 드러났다”며 “아까 지적하신대로 코로나19의 영향이 컸고, 그리고 당 대표 이하 지도부들이 공천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에서 이렇게 지는 길로 갔다. 어쨌든 간에 전체적인 표심의 흐름은 저는 일관되게 왔다고 본다. 이제 21대 국회가 되면 어쨌든 지금 준연동형 비례제에 대해서는 개정이 불가피하다. 보수정당에서 선거제에 대한 기본적인 관점, 전략이 다 바뀌지 않겠나 싶다. 그러면서 이번 계기로 민심이 반영되는 그러한 선거제도의 방향으로 갈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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