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월 학예실장 등 직원 7명 내부 폭로
“할머니 병원치료비도 개인 비용으로 지출하게 해”
이사회 “책임 통감” 사과...‘호텔식 요양원’은 부인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정의기억연대의 회계 부실 논란에 이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생활하는 경기 광주 ‘나눔의 집’의 후원금도 제대로 사용되지 않았다는 내부 폭로가 나왔다.
‘나눔의 집’은 대한불교조계종이 설립했으며, 정의연과 함께 대표적인 위안부 피해자 지원 단체로 꼽힌다. 현재 나눔의 집에는 피해자 할머니 6명이 거주 중이다. 정의연과 나눔의 집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시민단체 양대축이다.
김대월 학예실장 등 나눔의 집 직원 7명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나눔의 집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보금자리임을 내세우며 할머니들을 안전하고 전문적으로 돌보는 전문요양시설이라고 광고했지만, 실상은 지원금으로 운영되는 무료 양로시설일 뿐 그 이상의 치료나 복지는 제공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법인이 채용한 두 명의 운영진에 의해 20여년간 독점적으로 운영됐고 운영진은 할머니들의 병원치료비, 물품 구입 등을 모두 할머니들 개인 비용으로 지출하도록 했다”고도 말했다.
또 “법인이 막대한 후원금을 모집해 60억원이 넘는 부동산과 70억원이 넘는 현금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법인 정관에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사업’에 관한 내용이 없다. 이 문제가 그대로 방치된다면 국민들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써달라고 기부한 돈은 대한불교조계종의 노인요양사업에 쓰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지난해 말까지 현재 65억원 가량이 모인 후원금이 할머니들 사후 노인요양사업에 쓰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18년 2월 28일 법인 이사회 녹취록에 따르면 이사 한 명이 “할머니들 다 돌아가시면 일반 국민 후원금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좀 더 후원을 많이 받고 잘 모아서 2∼3년 계획을 세워 1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요양원을 지으면 어떻냐”는 의견을 냈고, 지난해 2월 26일 이사회에서는 다른 이사가 “호텔식으로 안 지으면 경쟁력이 없으니까 그렇게 돼서 80명 정도 어르신들 모시면 충분히 운영하고 이윤을 창출해 사회봉사도 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 실장 등은 지난 3월 10일 국민신문고에 나눔의 집에서 후원금을 건물 증축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한다는 내용의 민원을 제기한 바 있다. 나눔의 집에 지난해 25억원이 넘는 후원금이 들어왔지만, 할머니들에게는 불과 6400만원이 쓰였다는 내용이다. 이에 경기도는 지난 13~15일 나눔의 집 특별지도 점검을 했다.
또 전임 사무국장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수원지검에 고발한 상태다. 전임 사무국장이 용역 업무를 특정 업체에 부당하게 몰아주고, 일부 직원의 급여를 착복했다는 혐의다. 이 사건은 경기도 광주경찰서가 수사 중이다.
김 실장 등 내부 고발자들은 “나눔의 집 문제가 공론화돼 위안부 피해자 운동의 역사가 폄훼되거나 국민들이 위안부 피해자 운동으로부터 눈 돌리게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지금까지 위안부 피해자 운동에 관한 국민의 지지와 이렇게 왜곡되는 것은 그냥 바라만 볼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나눔의 집 이사회는 논란이 불거지자 19일 입장문을 내고 “이유를 불문하고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현재 제기된 의혹에 대하여 철저하고 객관적인 진상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다만 후원금이 할머니들을 위해 사용되지 않았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본 법인은 매년 시설 운영비로 1억여원을 전입해왔지만, 거주하시는 할머니가 여섯 분이라는 점에서 시설에서 다 사용하지 못하면 법인으로 다시 입금됐다”고 해명했다.
또 “후원금을 적립해 둔 것은 할머니들이 돌아가신 후에도 위안부 문제 해결 및 인식 확산을 위한 활동이 지속돼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라며 “현재 인권센터 설립 이외 요양원 건립 등의 계획은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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