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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박원순 시장 영결식 엄수...“다시 시민이 시장”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온라인 영결식 엄수
백낙청, 이해찬, 서정협등 조사 낭독
고인 유해 화장 뒤 경남 창녕에 안장 

[폴리뉴스 권규홍 기자] 지난 9일 유명을 달리한 故박원순 서울 시장의 영결식이 13일 오전 엄수됐다. 유가족 대표인 박 시장의 딸 박다인 씨는 추도사를 통해 “다시 시민이 시장”이라며 고인이 생전 강조했던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비가 많이 오는 가운데 서울 시청 8층 다목적 홀에서는 박원순 시장에 대한 영결식이 코로나19 확산 방지차원에서 유가족인 박원순 시장의 부인 강난희 여사와 영국에서 급히 귀국한 아들 박주신씨, 딸 박다인씨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서울시 간부, 시민사회 대표자등 100여명만 참석한 가운데 온라인 영결식으로 조촐하게 열렸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의 사회로 진행된 영결식에서는 국기에 대한 경례와 고인에 대한 묵념의 시간, 그리고 박 시장의 일생을 소개하는 추모영상이 상영됐다.

이어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이해찬 민주당 대표, 서정협 서울시 행정1부시장과 시민대표로 참석한 홍남숙씨가 차례대로 조사를 낭독하며 고인을 애도했다.  

백낙청 “고인에 대한 평가는 애도가 끝난 뒤 시작해야”

먼저 백 교수는 “내가 박원순 당신의 장례위원장 노릇을 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며 “거의 20년 터울의 늙은 선배가 이런 자리에 서는 것이 예법에 맞는지도 모르겠다”고 비통해 했다.

이어 “지금은 애도의 시간이다. 애도가 성찰을 배제하지는 않지만 성찰은 무엇보다 자기성찰로 시작된다”며 “박원순이라는 타인에 대한 종합적 탐구나 공인으로서의 역사적 행적에 대한 평가는 애도가 끝난 뒤에나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며 마땅히 그렇게 할 것이다. 지금은 애도와 추모의 시간입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리고 당신의 당선이 시민후보의 자격으로 이뤄진 것 자체가 이 나라의 획기적인 사건이었고 세월호 유족들에게 기억과 진상규명 운동의 공간을 열어준 것도 당신이었다”며 “이 나라의 역사를 근본부터 바꾼 2016, 2017년의 촛불항쟁은 시장이 그 인프라를 마련하고 지켜주었기에 세계사에 드문 평화혁명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 이제 당신 없이 그 많은 일들을 어떻게 이어갈 지 막막하다”고 고인을 애도했다. 

이해찬 “고인, 소탈한 모습으로 시민들을 위해 열정적으로 살았다”

백 교수에 이어 조사를 이어간 이 대표는 “박 시장은 저와 민주화 운동 시절부터 40년을 같이 살아온 친구였다. 참으로 열정적인 사람이었다. 그와 함께 부동산 대책을 이야기했던 것이 바로 하루 전날이었다”며 “제가 장례위원장으로 여기에 있다는 것이 전혀 실감이 나지가 않는다. 너무나 애석하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아는 박원순은 참으로 열정적인 사람이었다. 대학 1학년 때 그 모범생이 김상진 열사의 죽음을 추모하며 반유신 시위에 참여했고 그래서 학교를 떠나야 했다”며 “그러나 포기하거나 타협하지 않았다. 검사가 되기를 포기하고 1년 만에 다시 인권변호사로 돌아왔다. 그는 군사정권 하에서 시국 사건들을 도맡는 용기와 열정을 보여주었다”며 고인을 회상했다.

또한 이 대표는 “87년 민주화 이후 인권변호사 박원순은 척박한 시민운동의 길을 닦았다. 시민운동가 박원순은 참여연대와 아름다운가게로 대변되지만 넓게 보면 한국 사회 시민운동의 상징이기도 했다”며 “2011년 당시 지리산에서 저한테 전화가 왔다. ‘서울시장 선거가 있는데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그 순간 ‘수염 깎고 내려오세요. 내일까지 내려오세요.’ 그리고 그는 내려오셨고 서울시장이 됐다. ‘친절한 원순씨’라는 그의 별명처럼 서울시 수장으로서 서울시민들의 친구이자 소탈한 옆집 아저씨와 같은 시장으로 시민들을 위해 열정을 바쳐서 일을 해왔다”며 고인의 열정을 기억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인권변호사에서 시민운동가, 서울시장에 이르기까지 고인이 걸은 길과 해낸 일이 너무나 크다”며 “그 열정만큼이나 순수하고 부끄러움이 많았던 사람이기에 그의 마지막 길이 너무 아프고 슬프다. 이제 남은 일은 뒷사람들한테 맡기고 편히 영면하시기 바란다. 나의 오랜 친구 박원순 시장님, 한평생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라고 조사를 마무리 했다. 

서정협 “고인의 유지 '시민이 시장' '사람존중도시' 지켜나갈 것” 

이 대표에 이어 조사를 이어간 서울시장 권한대행 서정협 행정 1부시장은 “고인이 당장이 아닌 미래 세대를 위한 도시 운영 원칙을 3,180일간의 임기 동안 올곧게 지켜 갔다”며 “그 길이 서울시를 넘어서 대한민국을 변화시킨 표준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시장님은 서울시 공무원이 하나 되어 '시민이 시장' '사람존중도시'라는 서울시정 대전제 속에서 고통 받는 이들의 삶을 회복하고자 했다”며 “모두의 안녕을 위해 앞으로 계속 전진하겠다. 특히 코로나19로부터 시민을 반드시 지키고 '포스트코로나 시대 표준도시'로의 길을 개척하는 것이 시장님의 마지막 요청사항이다. 이제 서울시는 이전에 가보지 못한 길을 가야 한다”고 다짐했다.

서 부시장은 “우리에게는 시대를 앞서간 고인의 철학과 가치가 시대의 이정표로 남았다. 누구보다 시민을 사랑하시고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낮은 자세로 소통하기를 포기하지 않으셨다”며 “시민의 자리를 도시의 중심으로 확고히 자리 매김시킨 진정한 시민주의자였다”고 고인을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시민대표로 조사를 낭독한 홍남숙 씨는 “수많은 분들의 헌신과 기여로 이 세상이 변화하는 것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당신의 이웃이자 친구이자 팬이 되어, 당신이 보여준 삶이 있어, 작은 삶을 좀 더 크게 확장할 수 있었다”며 “기여, 헌신, 나눔, 쓰임이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됐다”고 박 시장을 애도했다.

박다인 “아버지, 영원한 시장으로 우리를 지켜주실 것”

조사가 끝난 뒤 백 교수, 이 대표, 서 부시장과 유가족들, 민주당 지도부, 국회의원들, 광역 시도지사들, 서울 구청장들, 시민단체 대표단, 서울시 간부들이 차례대로 헌화를 이어갔고 마지막으로 유가족 대표로 박 시장의 딸 박다인 씨가 시민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박 씨는 “아버지는 시민의 이름으로, 시민의 힘으로 서울시장이 되었다. 아버지에겐 언제나 시민 한 명 한 명이 소중했다”며 “화려한 양복뿐만 아니라 평범한 작업복을 입은 시민들의 끝없는 진심 어린 조문에 아버지가 이렇게 부르는 것 같았다. '오세요, 시민여러분. 나에겐 시민이 최고의 시장입니다' 그 시민들의 모습을 아버지가 정말로 기뻐하시는 것을 느꼈다”라고 장례에 참석해준 시민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서울특별시장 박원순은 더 이상 없다. 그 자리에 시민여러분이 계신다”며 “여러분들이 바로 서울특별시장입니다. 아버지는 이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셨다. 서울 시민이 꿈꾸던 행복한 서울, 안전한 서울, 이제 여러분이 시장으로서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아버지는 영원한 시장으로 보이지 않은 곳에서 이제껏 그랬듯 우리를 지켜주시리라 믿습니다. ‘다시 시민이 시장입니다’”라는 생전 박 시장의 선거 구호를 끝으로 추도사를 마무리 했다.

이날 영결식은 침통한 분위기속에 조용하게 치러졌다. 유가족중 한 여성은 박 시장이 왜 돌아가셨는지 모르겠다며 통곡했고 박원순 시장의 부인 강난희 여사와 영국에서 급히 귀국한 아들 박주신씨, 딸 박다인씨는 내내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으며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날 박 시장의 오랜 정치적 동지였던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박원순계로 알려진 박홍근, 김원이 민주당 의원 등은 영결식장 입구에서 조문객들을 일일이 맞이하며 인사했고, 서울시 직원들 역시 박 시장의 마지막 길을 예우했다.  

영결식이 끝난 뒤 장례위원회는 박 시장의 시신을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하고, 이후에는 고인이 뿌려달라했으나 유가족에 뜻에 따라 고향 경남 창녕으로 옮겨 매장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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