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쯤 공천 여부 결정할 듯
서울 민심 ‘야당후보 당선’ 52% VS ‘여당후보 당선’ 32%

왼쪽부터 추미애 법무부 장관, 박영선 중기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우상호 의원, 박용진 의원 <사진=연합뉴스>
▲ 왼쪽부터 추미애 법무부 장관, 박영선 중기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우상호 의원, 박용진 의원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내년 4월에는 서울시장·부산시장을 선출하는 ‘역대급’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성추문으로 두 도시 시장 궐위의 원인을 제공한 더불어민주당은 아직 후보 공천 여부를 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대선을 1년 앞둔 상황에서 대한민국 제1, 제2 도시인 서울과 부산의 시장 자리를 내주기에는 정치적인 무리가 따른다. 유력한 대선후보인 이낙연 민주당 당대표의 정치적 미래 역시 재보궐선거 결과가 좌우하게 될 것이라는 평가가 높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만든 민주당 당헌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되는 경우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후보를 내면 안된다는 의견도 높지만, 당내 의견은 후보 추천으로 기운 상태다.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들 중에는 여성 후보들이 먼저 눈에 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그들이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모두 성추행 혐의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여야 모두 여성 정치인의 출마를 거론하고 있다.

이밖에 서울시에 지역구를 둔 우상호 의원과 박주민 의원, 박용진 의원도 거론된다. 

민주당은 현재 코로나19 극복과 민생문제를 최우선으로 하면서 후보 공천 여부에 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당내 윤리감찰단 등에서 내부 쇄신을 거치는 모습을 보인 후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공천 여부에 대해서는 연말 쯤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의 공천 여부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후보군들 역시 출마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홍익표 민주연구원장은 22일 오전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현재 당의 기조는 코로나19 극복과 민생 문제가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재보선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서울시와 부산시의 경우 재보궐 선거의 귀책 사유가 우리 당의 후보자들에게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한 충분한 당내 논의와 국민들께 설명해드리는 과정이 있고 난 후에 결정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시장 후보군은 각각의 도시들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정책적 마인드, 그리고 국민들과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소통 마인드가 중요하다면서 “여러 가지 후보, 새로운 시장들에 대한 요구를 저희가 면밀하게 여론조사 등을 통해 점검해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9월 3주차 서울지역 민주당 지지율은 ‘32%’

여당이 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만큼 민심은 쉽지 않다. 지난 4월 21대 총선 당시 서울 지역을 민주당이 ‘싹쓸이’ 한 것에 비하면 아쉬운 지지율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7월 24일 발표한 내년 재보선 결과 기대 여론조사*에 따르면, 서울 지역에서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55%로 과반 이상을 기록했다.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서울 지역 응답은 35%에 그쳤다.

한편 서울에서 민주당이 후보를 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45%,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45%로 동률을 기록했다. 모름/응답거절은 10%였다.

(*지난 7월 21~23일 조사,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대상. 응답률은 12%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조사한 9월 3주차 정당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5.2%였다. 서울 지역의 경우 32%가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제1 야당인 국민의힘 지지율은 29.4%였다. 

(**지난 14~18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5명을 대상으로 실시. 응답률은 5.5%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 시장 전 사망 전인 6월 4주차*** 서울 지역의 민주당 지지율은 38.9%였다.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의 지지율은 29.5%였다. 

(***6월 22~26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21명을 대상으로 실시. 응답률은 4.1%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여성 정치인에 ‘주목’...박영선·추미애
이해찬 “그분들도 적합한 인물” 긍정

박영선 장관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2018년 지방선거에 도전했으나 본선에는 진출하지 못한 바 있다. 17·18·19·20대 총선에서 당선된, 4선 의원 경력을 가진 중량급 여성 정치인이다.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는 서울 구로 을이었다. 

다만 박 장관은 지난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서울시장 선거에 어떤 자질을 갖춘 인물이 나와야 하는가’라는 사회자 질문에 “그런 일(선거)에 제가 관심을 가질 만큼 그렇게 시간이 많지가 않다”면서 “제가 제 직분에 충실하고 이 일에 매진하는 것이 현재로써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 오늘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은 드릴 수가 없겠다”고 일축했다.

추미애 장관 역시 15·16·18·19·20대 국회의원으로, 당대표까지 역임한 무게감 있는 정치인이다.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는 서울 광진구 을이었다. 

추 장관의 서울시장 출마설은 그가 부동산 정책 관련 발언을 이어가면서 크게 불거졌다. 야권은 추 장관이 내년 보궐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발언을 내놓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 장관은 “국무위원으로서의 의견을 표명한 것”이라고 강경하게 대응했다.

한편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7일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 최근 추 장관 아들 군복무를 둘러싼 야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 “추 장관이 서울시장으로 혹시 (선거에) 나올지도 모르기 때문에 국민의힘에서 미리 선제적으로 공격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해찬 전 대표는 지난 11일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다스뵈이다’ 인터뷰에 출연, 박 장관·추 장관의 출마 거론에 대해 “그분들도 아주 적합한 인물들”이라고 평가했다.

이 전 대표는 “그 외에도 준비하는 분들이 계신다”면서 “30년 동안 선거를 20번 가까이 치룬 경험을 살려 개혁진영이 잘 나갈 수 있도록 열심히 돕겠다”고 덧붙였다.


체급 키운 박주민, 서울시장까지 가나?
‘586 대표주자’ 우상호, 출마 의사 내비친 바 있어
‘젊은 피’ 박용진 이름도 거론

서울 은평구갑에 지역구를 둔 박주민 의원(재선)은 지난 8.29 전당대회를 통해 체급을 키웠다. 

박 의원은 비록 당대표 선거에 출마해 3위로 낙선했지만, 60만명이 넘는 권리당원들 사이에서 21.51% 득표율을 끌어내며 선방했다. 일반 당원 여론조사에서는 19.15%, 국민여론조사에서는 22.14%로 2위를 기록하면서 높은 인지도를 자랑했다. 

당내 주류인 ‘친문’ 성격 당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도 서울시장 도전에 유리한 점으로 작용한다.

박 의원은 지난 7월 21일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당대표 출마는 서울시장에 나가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는 취지의 질문에 “제가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고 말을 한 적은 없지 않느냐. 언론에서 후보로 적합하거나 거론될만한 사람들을 이야기한 것”이라면서 “현재는 제가 차기 서울시장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는 했지만, 가능성을 완전히 닫은 것은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586’ 그룹의 대표주자 우상호 의원도 유력한 후보다. 서울 서대문 갑에 지역구를 둔 우 의원은 17·19·20·21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4선 의원이다. 20대 국회에서는 원내대표로 활동하기도 했다.

우 의원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에 도전했다가 당내 경선에서 뜻을 접은 바 있다. 또 박 전 시장의 사망 전인 올해 5월에도 차기 서울시장 도전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지난 5월 14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한 우 의원은 “차기 서울시장 선거는 지난번 제가 경선에서 한 번 패배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좀 잘 준비해서 제대로 한번 해 보고 싶은 마음은 있다”고 말했다.

당초 ‘586 그룹’의 이인영, 임종석 두 사람도 언급됐지만 각각 통일부 장관, 청와대 외교안보특보 자리로 향하면서 보궐선거 도전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젊은 피’, ‘개혁파’를 원하는 목소리들 속에 박용진 의원(서울 강북구 을·재선)의 이름도 들린다. 박 의원은 초선 신분으로 ‘유치원 3법’을 발의하면서 인지도를 키웠고, ‘삼성 저격수’로도 불린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인터뷰에서 출마 의사를 묻는 사회자 질문에 “(내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저도 들었다”면서 “언론보도에도 나가고, 언급하는 분들도 많고, 확인 전화도 많이 하신다”고 말했다.

준비 중이냐는 질문에는 “만일 나가게 되면 이 프로그램에서 먼저 이야기하겠다”고 농담하면서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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