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우 “구글 인앱 결제 강제화, 소비자에 부담 전가될 것”
오기형 “배민‧요기요 합병하면 점유율 90%, 독과점 막아야”
윤재옥 “2조 수익 얻는 네이버에 267억 과징금, 솜방망이 처벌”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한국소비자원 등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희숙 한국소비자원장. <사진=연합뉴스>
▲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한국소비자원 등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희숙 한국소비자원장.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여야가 구글의 인앱(In-app‧앱 내) 결제 강제화와 음식배달 앱 독과점 등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국회 정무위원회가 8일 공정거래위원회를 대상으로 연 국정감사에서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글이 결제액의 30%를 수수료로 부과하면 그 부담은 고객에게 일부 전가되지 않겠느냐”며 “시장점유율 64%의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구글이 이런 행위를 하는 건 공정거래법 위반 사유가 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관련 법(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제3조의2의1항)을 보면 시장지배적사업자는 상품의 가격이나 용역의 대가를 부당하게 결정‧유지 또는 변경하는 행위를 하면 안 된다”며 “수수료 자체가 용역의 대가인 만큼, 수수료를 부당하게 변경하고 자사결제시스템을 강제하는 행위는 시장지배적사업자의 지위남용에 해당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앞서 구글은 자사 앱 장터에서 팔리는 모든 앱의 디지털 콘텐츠 결제 금액에 30% 수수료를 적용하는 방안을 내년 중에 강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글플레이를 통해 배포되는 모든 앱에 인앱 결제를 의무화하는 방식으로다. 이 경우 소비자는 구글플레이로 다운받은 앱에서 무언가 구매할 때 반드시 구글의 자체결제 시스템을 이용해야 한다. 이때 구글은 결제 과정에서 30%의 수수료를 물릴 계획이다. 사실상의 통행세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구글이 적용하는 수수료율이 높을 경우 고객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 의원의 문제제기에 동의했다. 구글의 수수료율 30% 부과 방침에 공정거래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질의에는 “시장지배적인 사업자가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를 한다면 적용할 수 있다”며 “실제로 이 산업에 있어 경쟁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경쟁이 복원될 수 있도록 반경쟁 행위, 경쟁저해 행위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글의 경쟁사인 애플은 이미 모든 앱에 인앱결제를 강제하고,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떼가고 있다. 이번 구글의 정책 변경은 애플과 똑같아지는 것이지만, 국내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서 애플보다 구글의 점유율이 훨씬 높아 논란이 커졌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구글플레이 결제 금액은 5조9996억 원, 시장 점유율은 63.4%에 달했다.

구글의 인앱결제 수수료 방침 변경에 대한 국민 여론도 부정적이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소비자권익포럼과 함께 성인 1000명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84%가 구글의 인앱결제 확대 방침에 대해 ‘과도하다’고 답했다. ‘적절하다’는 응답은 16%였다. 또 응답자의 90.5%는 인앱결제 확대 방침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 의원은 “앱 결제 수수료 문제는 단순히 글로벌 IT기업과 국내 콘텐츠제공사업자(CP) 간 ‘갑을관계’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소비자 이용가격, 콘텐츠 결제방식에 대한 선택권 등 이용자 후생 관점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윤미 소비자권익포럼 공동대표도 “인상된 수수료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경우 중소규모 스타트업의 다양한 콘텐츠 개발이 어려워져 우리나라 인터넷 생태계에 큰 타격이 될 것이며 이는 앱마켓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왼쪽 애플 로고, 오른쪽 구글 로고. <사진=연합뉴스>
▲ 왼쪽 애플 로고, 오른쪽 구글 로고. <사진=연합뉴스>


이날 국감장에선 배달 앱 독과점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배달 앱 시장에서 1위 사업자인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과 2‧3위인 요기요‧배달통(독일 딜리버리히어로) 간 기업결합이 시장 독과점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핵심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30일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로부터 우아한형제들과의 기업결합 신고서를 접수 받았지만,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앱을 이용하는 고객정보 등의 독과점이 초래될 수 있다는 지적에 신고 접수 10개월 가량이 지난 지금까지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DH가 배민을 인수할 경우 1~3위 사업자가 합쳐지고 시장 점유율은 90%를 넘게 될 것”이라며 “독과점의 폐해를 없애려고 공정위의 기업결합신고 절차를 통해 통제하는 것이고, 카르텔이 생기지 않도록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 위원장은 “공정위 기업결합과가 배달의민족 합병 건을 조사하고 있다”며 “원칙에 맞게 기업결합을 심사하고, 기존해 해왔던 것처럼 경제분석에 기초해서 엄밀히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이어“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이 안이 상정될 것이고, 연내에 처리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조 위원장은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사에 수수료를 받고 그 대가로 ‘배차 몰아주기’를 했다는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는 "수수료율이 매우 높다면 소비자에게도 부담이 전가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플랫폼사업의 중요도가 커지고 동시에 불공정행위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이 제정된다면 기존의 법으로 제재되지 않는 부분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 공정위가 최근 검색결과를 조작한 네이버에 과징금 267억 원을 부과한 것을 두고 “네이버가 플랫폼으로 2조 원 수익을 얻는 걸 고려하면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비판한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의 말엔 “과징금은 네이버 전체 매출액이 아니라 관련 사업 매출액을 기준으로 정해져서 생각보다 규모가 작아 보일 수 있다”면서도 “오랫동안 판례와 규정에 의해 만들어진 기준”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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