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한 진보’ 지향하는 김종철 대표 선출은 당내 변화 촉구하는 당원의 바람”
“‘민주당 2중대’ 꼬리표 떼고, ‘정의당 강령’ 기준으로 국민 신뢰 회복해야”
“‘선명한 진보’ ‘대중적 진보정당’이 꼭 투쟁적인 것을 말하진 않아”
“노동 유연성을 인정하되 사회안전망 구축할 수 있어야”
“진영대결로 아무리 싸워도 국민들이 표를 준게 문제…국민이 응답해야”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폴리뉴스>와 인터뷰에서  '정의당 내에서도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사진=이은재 기자>
▲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폴리뉴스>와 인터뷰에서  "정의당 내에서도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사진=이은재 기자>

진보정당이 2004년 국회에 처음 진출한 이후 최근 정의당의 당세가 이전과 달리 많이 약해진 것 같다는 지적에 류호정 정의당 의원(비례)은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폴리뉴스>와의 ‘빛나는 초선 특집’ 인터뷰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류 의원은 “당내에서도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있었다”며 “‘선명한 진보’를 지향하는 김종철 대표가 선출된 것은 당원들이 바람이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청년 정치인을 국회에 보낸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청년 정치인’의 대표 주자인 류 의원은 “청년 정치는 실험중이다. 이번에 제가 잘해야 다음번에도 더 많은 청년 정치인들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청년 정치인이 늘어나려면) 근본적으로는 선거제 개혁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 조직 강화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정의당의 지역 조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당 내부에 상당히 많았다”며 “정의당은 비례대표부터가 지역을 돌파해야 한다. (다음 선거에서) 지역구 도전을 위해서라도 제가 성과를 보여야 하는 것은 의무”라고 했다.

‘민주당 2중대’라는 정의당의 꼬리표도 이제는 뗴어내야 한다고 했다. 류 의원은 “지금은 당 지도부가 교체됐고 의원 구성도 다르기 때문에 이제는 ‘민주당 2중대’ ‘어디어디 2중대’라는 말을 정의당이 듣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눈치를 봐가면서 선택하는게 아니라 정의당 강령을 기준으로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 우리 소신대로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선명한 진보’ ‘대중적 진보 정당’이라는 것은 꼭 투쟁적이거나 타협을 하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며 “다만 우리 정치권에서 말하는 언어들이 일상적이지 않고 어렵다. 시민들에게 쉬운 말로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종철 대표가 정의당의 의제로 연금개혁과 노동개혁을 언급했고, 본인도 꾸준히 공부하고 있음을 전했다. 

정의당의 노동개혁 방향성에 대해서도 제시했다. 류 의원은 “과거처럼 입사를 하면 정년까지 같은 회사에 다닐거라 기대하지 않는다”며 “어느 정도의 노동유연성을 인정하되, 사회안전망을 구축해둬야 사람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을 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인데, 우리 사회는 직장을 잃으면 당장 월세 걱정, 학자금 대출금 걱정 등으로 생계가 어려워진다”며 “이런 사회에서는 노동유연성만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여야가 국회에서 민생보다는 정쟁으로 치닫고 있는 모습에 “변화가 없다면 20대 국회 시즌2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류 의원은 “그동안 이런 일들이 이어질 수 있었던 건, 그렇게 해도 아무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국민들이 응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같은 경우는 여야가 협치를 해야 하는데, 이 또한 여러 이해관계에 얽혀서 잘 진전되지 않는다”며 “이것을 시작으로 여야가 협치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1대 국회 최연소 국회의원이자 정의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류호정 의원은 경남 창원 출생이다. 게임 회사 마케터 출신이자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선전홍보담당자라는 이력을 갖고 있다. 정의당 경기도당 여성위원회 위원장과 IT산업노동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도 활동한 그는 평범한 회사 생활을 하던 중 노조 설립을 추진하다 권고사직을 당한 이후 민주노총 상근자를 거쳐 정치에 입문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폴리뉴스>와 23일 인터뷰에서 '정의당은 이제 '민주당 2중대' 꼬리표를 떼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이은재 기자> 
▲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폴리뉴스>와 23일 인터뷰에서 "정의당은 이제 '민주당 2중대' 꼬리표를 떼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이은재 기자>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Q. 진보정당이 국회에 2004년 진출해 13% 지지를 받았던 적이 있다. 이전과 달리 당세는 약한 것 같다. 당 대표 선거때도 당 변화가 시급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류호정 의원은 변화의 상징이다. 어떻게 보나. 

이전과 달리 정의당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기는 어려워졌다. 당 내에서도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있었고, 선명한 진보를 지향하는 김종철 대표가 선출된 것이 당원들의 바람이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청년 할당을 통해서 청년 정치인을 국회에 보낸 것도 당원의 선택이다. 청년 정치가 실험중이라고 볼 수 있는데. 제가 잘해야 다음 번에도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근본적으로 보면 선거제 개혁도 있어야겠다. 
 
Q. 정의당이 민주당 2중대라는 말도 있다.
  
당시 저는 지도부가 아니었지만, 당시 지도부 의중이 있었을 것이다. 선거제 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겠다는 목표 하에서 그런 선택들을 하신 것 같다. 지금은 지도부가 교체됐고, 함께 하는 의원들 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저는 민주당 2중대, 어디어디 2중대라는 말을 듣지 말아야 한다고 본다. 정의당은 눈치를 봐서 선택하는게 아니라 정의당 강령을 기준으로 우리 소신대로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신뢰 회복해야 하지 않나. 

Q. 선명한 진보 아젠다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에는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선명한 진보 아젠다 뭐가 있다고 보나. 

선명한 진보, 대중적 진보 정당이라고 했을 때, 그것이 꼭 투쟁적이거나 타협하는 것만 선명하고 대중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우리 정치권에서 말하는 언어들이 어렵다. 일상적이지 않다. 법률적인 것도 있고. 그럴 수록 일상의 언어와는 멀어진다. 다들 먹고사느라 바쁘시니, 쉬운 말로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의제로는 김종철 대표꼐서는 연금개혁, 노동개혁 말씀하고 계신다. 저도 같이 공부하고 있다. 

Q. 북유럽 복지국가는 노동과 자본의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서 그 단계로 넘어섰다. 노동유연성과 사회 안전망 구축이 함께 이야기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저도 동의한다. 과거처럼 입사를 하면 정년까지 같은 회사에 다닐 거라고 기대하면서 다니지 않는다. 어느 정도의 노동 유연성은 인정하되, 사회 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어야 사람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지 않나. 한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60세까지 일을 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인데, 우리 사회는 직장을 잃으면 당장 월세 걱정 청년은 학자금 대출 걱정, 생계가 어려워지지 않나. 이런 사회에서는 노동유연성만 존재해서는 안되고, 사회 안전망도 반드시 구축되어야 한다고 본다. 

Q. 정의당이 진보정당으로서 지역에도 역할이 있어야 하는데 지역 조직이 굉장히 약화됐다. 그런 이야기를 듣나.

지역 조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당 내부에서도 상당히 있었다. 정의당은 비례대표부터가 지역 돌파를 해야 한다. 저의 활동으로 성과를 보여야 하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지역구도 도전해야 하니) 해내야 하는 것이 의무다.

Q. 국회를 동물국회였다. 식물 국회였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 본질에는 진영대결이 자리 잡고 있었다. 국민을 위해 경쟁하기 보다 자기 진영의 이념과 가치를 위해서 서로 대결하는 이런 부분이 정치 불신을 가중시켰다. 21대 국회에서 봤을 때 여전히 진영 대결 속에서 흘러가고 있다고 보는데 어떻게 느꼈나.

이렇게 가면 20대 국회 시즌 2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변화를 좀 바라고 있다. 정의당은 굴하지 않고 정의당이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다. 저는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게 그래도 괜찮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아무리 싸워도 국민들이 표를 주셨지 않나. 저는 국민들이 응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많은 분들이 정치가 정치 다워지려면 협치를 해야 한다고 한다. 협치는 양 진영 대결로 싸우지만 말고, 국민을 바라보고 대화와 타협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건 어떻게 보나. 

저야말로 협치를 바란다. 특히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안건이야 말로 협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또한 여러 이해관계에 얽혀서 잘 진전되지 않는 것 같다. 이 건을 시작으로 협치의 모습을 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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