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이재명, 윤석열과 양자대결에서도 압승 못해
與 일각에서 제3후보론 대두…정치적 과제 직면한 이낙연
윤석열 두고 시각 갈리는 국민의힘…의도적 거리두기인가
서울시장 출마설 나오는 안철수…홍준표‧유승민 잇단 포용 메시지

<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의 등장으로 여야의 대권가도가 크게 뒤바뀌었다. 이낙연-이재명의 양강 구도가 붕괴되고 윤 총장을 포함한 3강 체제가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여권 내에서도 양강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표출됐다. 다만 국민의힘으로 대표되는 보수진영은 윤 총장에 대해 유일하게 크게 외연확장이 되는 카드임에도 여러 이유로 머뭇거리고 있다. 이에 안철수‧홍준표‧유승민‧오세훈 등 보수진영의 기존 후보군들도 각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낙연‧윤석열‧이재명 3자구도 형성…윤석열 野 주자로 ‘상수’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의 의뢰로 지난 7~9일 전국 만18세 이상 유권자 1022명을 대상으로 '여야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에 대해 조사한 결과, 윤 총장의 지지율이 24.7%로 가장 높았다. 이낙연 대표는 22.2%, 이재명 지사는 18.4%로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이를 두고 이낙연-이재명 간의 대권 ‘양강 구도’가 붕괴되고 윤 총장을 포함한 3강 구도가 형성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윤 총장이 야권의 ‘상수’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또한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는 대선 양자 대결구도에서도 윤석열 총장을 이기거나 압도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의 의뢰로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차기 대선에 이낙연 대표와 윤석열 총장이 맞붙는다면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윤 총장 42.5%, 이 대표 42.3%로 윤 총장이 오차범위 내에서 0.2%p가량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지사와 윤 총장이 맞붙을 경우 이 지사 42.6%, 윤 총장 41.9%로 조사돼 이 지사가 0.7%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 다 오차 범위(95% 신뢰수준에서 ±3.09%포인트) 내의 근소한 접전이다.

사실 이낙연-이재명 양강(兩强)의 지지율은 꽤 오랜 기간 동안 정체중이었다. 이재명 지사가 이낙연 대표의 지지율에 근접한 이후, 크게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이 지사가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받아 대권가도에 복귀한 이후, 리얼미터 기준 이 대표와 이 지사의 지지율은 각각 23.3%, 18.7%(YTN 의뢰 7월 17일 조사, 전국 만18세 이상 1000명 대상)에서 각각 20.6%, 19.4%(오마이뉴스 의뢰, 11월 23~27일, 전국 만18세 이상 2538명 대상)로 소폭 변동하는데 그쳤다.

민주당도 제3후보 거론, ”이낙연 큰 정치적 과제 앞에 섰다“

이에 여권 일각에서는 아예 제3후보론마저 등장했다. 대표적 친문 인사인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24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상황이 변하면 제3·4의 후보가 등장에 판을 키우는 것도 좋다”며 “지금의 대선 구도가 그대로 유지돼서 결정 난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앞으로 많은 변수가 있고 시간이 많다”고 발언했다. 다만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해서는 다소 난색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정세균 국무총리와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 이광재 민주당 의원에 대해서는 ‘충분히 자격과 능력, 비전이 있는 분들’이라고 평했다. 사회자가 '아예 제3의 다크호스가 나타날 수도 있느냐'고 묻자, 홍 의원은 "그렇다. 지금 예측하기가 어렵지 않느냐"고 부연했다.

장예찬 시사평론가는 29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낙연 대표의 입지가 좋지 않다. 이번에 윤 총장 관련 국정조사 제시했다가 당내 반발로 무산됐다. 리더십 작동 여부를 관찰해 보면 추미애 장관도 그렇고 지지자들이 이 대표 입에서 나오는 말대로 따라가지 않는다”며 “이 대표는 친문의 주류가 윤석열을 죽이고 싶어 하면 ”이렇게 해선 안 된다“고 소신 발언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대표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장 평론가는 이낙연 대표의 정치를 ‘친문 하청 정치’라고 비판했다. 그는 “하청의 정치는 큰 지도자가 될 수 없다. 이 대표도 그렇고 정세균 총리도 마찬가지다. 친문이 강하니 친문 지지만 받으면 대통령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절대 아니다”라며 “여당 대 야당 역할을 하는 사람만 대통령이 될 수 있다. 이 대표 스스로의 자신감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차재원 교수 역시 이날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는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추미애 장관이 윤석열에 대해 견제구를 날리니 이를 주도해야 할 여당 입장에서 공간을 뺏겼다”며 “친문에 아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들이 나오니 난감하다. 큰 정치적 과제에 이 대표는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윤석열 부상에 시큰둥한 국민의힘…‘계륵’이냐 ‘의도적 거리두기’냐

한편, 국민의힘은 윤석열 총장의 부상에 대해 굉장히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눈초리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5일 긴급기자간담회에서 “윤 총장을 여권 사람이라고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기 때문에 여권 사람”이라며 선을 그었다. 초선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도 윤 총장에 대해 27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치하는 것과 검찰총장은 다르다. 공직 경험이 있는 분들은 굉장히 힘들다”고 밝혔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 또한 26일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문재인 정권 탄생의 제1, 2공신 끼리 사투를 벌이는 장면을 연출하여 모든 국민의 관심을 추미애와 윤석열의 갈등으로 돌려 버린다”며 “그걸 이용해 폭정과 실정을 덮고 야당도 그 속에 함몰 시켜 버리는 반간계(反間計)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윤 총장을 ‘메기’라고 표현한 조해진 의원이나, ‘여왕벌’로 표현한 장제원 의원 등 윤 총장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는 국민의힘 정치인들도 분명 다수 존재한다. 김무성 전 대표는 지난 7월 일찌감치 “윤석열이라는 영웅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차재원 교수는 29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은 윤 총장을 일종의 계륵같이 보고 있는 것 같다. 삼키기에는 뜨겁고 버릴 수는 없는 뜨거운 감자다. 민주당을 흔들기 위해서는 윤석열 카드가 쓸모 있다”며 “정치를 할지 안 할지는 모르기 때문에 적극 활용하면서 정국 주도권을 가져와 서울시장 선거를 이기는 방향으로 계획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의도적으로 국민의힘이 윤 총장과 거리를 둔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그는 “외연확장을 하고 중도층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서울시장 선거 전까지는 거리두기를 해 윤 총장을 보호하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린 것 같다”며 “윤 총장은 지지율이 견인이 되면 정치를 안 할 수가 없다. 해임이라도 되면 차후에는 더 큰 정치적 탄압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안철수에는 “함께하자” 그러나 대선에는 회의적…‘서울시장 후보로 단일화’

서울시장 출마설이 돌고 있는 안철수 대표에 대한 국민의힘의 시각은 ‘함께 하자’가 주류 시각인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의원은 28일 자신의 SNS에서 “밖에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세력도 함께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형두 의원 또한 27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까이하기에는 가까워지지 않는 아까운 사람이다. 조만간은 아니더라도 우리와 함께할 시기가 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관건은 대선 후보감으로 보느냐 아니면 서울시장 후보감으로 보느냐이다. 차재원 교수는 29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서울시장으로 출마 시키려고 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으로) 안 들어오니까 과거 박원순 방식으로 단일 시민후보로 최종 단일화 하는 식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이날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미 유승민 대표가 실험을 해 본게 ‘안철수 카드’로 좋은 결과도 아니고 실패로 끝났다”며 “중진들이 안 대표를 만나는 것은 그 자체가 대안이 없다는 꼴을 인정하는 것이고, 울며 겨자 먹기로 한 것이다. 대안도 없고 돌파구도 없고 하니 일정한 지지율을 형성하는 안 대표를 찾아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내 후보군들, 조금씩 보폭 늘려나가며 존재감 확인

국민의힘 내 다른 후보군들은 어떨까. 무소속 신분이지만 사실상 국민의힘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 및 국민의힘 소속의 유승민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보폭은 빨라지고 있다.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리얼미터가 23~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2,538명을 대상으로 11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를 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1.9%포인트), 홍준표 의원은 5.1%로 전체 4위, 유승민 전 의원은 3.3%로 전체 6위, 오세훈 전 시장은 3.0%로 전체 8위를 기록했다.

최근 돋보이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은 유 전 의원이다. 28일 자신의 팬클럽인 ‘유심초’ 회원들과 ‘온택트 라이브 미팅’을 진행하는 등 여러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문제로 인한 강성 보수층의 반발이 유 전 의원에게는 과제인데, 그는 28일 “가장 오른쪽에 계신 분들은 포용하고 화해해야 하는 분들”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홍 의원 또한 통합과 포용의 메시지를 내놓았다. 그는 28일 자신의 SNS를 통해 “밖에 있는 안철수 대표 세력도 함께 하고, 이재오 전 장관을 비롯한 보수·우파 시민단체도 함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한계도 지적된다. 윤 총장의 압도적인 존재감 때문에 다른 후보군들이 상승할 여지가 별로 없다는 지적이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30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윤석열이 있는 한 타 후보군에게 갈 수 있는 표가 거의 없다. 보수 진영 내에서 50%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야권 뉴페이스 김동연…여권 뉴페이스 박용진

뉴페이스에 대한 기대가 있는 가운데, 친문의 뉴페이스로 생각됐던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전망은 정치권 인사 대부분이 비슷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 차차기에 기회가 있을 수도 있지만, 대법원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 활약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예상 밖의 3주자를 스스로 칭하며 치고 올라오는 다크호스가 한 명 있다. 바로 박용진 민주당 의원(서울 강북을)이다. 최근 대권주자 지지율 여론조사에 “국민의 반응이 궁금하다”며 자신을 넣어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진 박 의원은 이승만‧박정희 대통령의 공과를 제대로 바라보자는 ‘우클릭 행보’를 통해 존재감을 넓혀나가고 있다. ‘40대 대권주자’를 천명한 박 의원에게 ‘시대적 과제를 해내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따른다.

최근 잠재적인 대권주자로 주목받고 있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에 대해서는 ‘범야권 인사’라는 평가가 주류다. 차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김 전 부총리에 대해 “윤석열에 가려서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장 평론가 또한 이날 통화에서 “범 야권 인사로 분류해야 하며, 반문연대 구성할 때 핵심 인물로 역할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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