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일상화와 외출 자제로 달라진 화장품 시장
길어진 집콕생활에 편안한 옷이 대세
패션, 단독 브랜드와 친환경 강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는 27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쇼핑몰이 한산하다. <사진=연합뉴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는 27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쇼핑몰이 한산하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미현 기자] 올해 초부터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연말까지 이어지며, 화장품업계와 패션업계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화장품 판매액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난 2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서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19.1%가 줄었다. 패션 소매도 올해 3분기 누적 판매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잡화는 23%, 의류는 17% 역성장하며 쪼그라들었다.

부산 롯데백화점 4개점이 21일 백화점 내 상품군을 20개 부문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사람들의 모임이 줄면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던 화장품과 여성의류가 매출 신장률 순위에서 20개 품목 가운데 꼴지나 다름없는 18위와 19위에 머물렀다.

그런데 이 같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심각한 매출 불황에서도 뷰티와 패션 분야에서 오히려 매출을 상승시키며 강세를 보인 품목이 있었다. 바로 기본에 충실하거나 필수 상품인 이너웨어와 기초화장품이다.

 

마스크 일상화와 외출 자제로 달라진 화장품 시장

17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17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기간 마스크 착용으로 마스크(Mask)와 여드름(Acne)의 합성어인 ‘마스크네(Maskne)’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피부 트러블을 겪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에 피부 진정 성분이 들어 있는 스킨케어 제품들이 판매가 늘었다.

CJ올리브영이 발표한 매출자료(1~10월 기준)에 따르면, 판테놀, 티트리, 시카 같은 피부 진정 성분을 함유한 화장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늘어났다.

여성화장품에서는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기초 스킨케어 제품이 강세를 보이며 구매율이 높았다. 남성화장품은 한 번에 바를 수 있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올인원 제품이 대세였다.

TV홈쇼핑 분석결과에 따르면 색조화장품 판매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기초화장품 판매 비중이 75%를 차지했다. 아이크림과 톤업크림, 기초세트 등을 내놓은 'AHC'는 지난해보다 40% 늘어난 89만 세트를 판매했다. 또 SSG닷컴 뷰티 전문관 ‘먼데이 문’은 2월부터 6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을 비교한 결과 스킨, 로션, 수분크림 같은 '기초 및 스킨케어'가 55.2% 늘며 신장세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꼭 필요한 것만 구매하는 합리적 실속 소비 대세로 떠오르면서 뷰티 시장에서도 꼭 필요한 스킨케어만 바르는 ‘미니멀 스킵케어’가 주목받았다. 하나를 바르더라도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골라 사용하려는 트렌드를 반영해 업계는 피부 고민에 최적화된 맞춤형 뷰티템을 다양하게 선보였다.

생활뷰티기업 애경산업은 스킨 케어 브랜드 ‘플로우(FFLOW)’에서 나온 ‘플로우 오일수 진정 필링 패드’를 선보였으며, 끌레드벨(Cledbel)은 하나의 제품으로 간편한 베이스 메이크업이 가능한 ‘로지 글로우 물톡크림’을 내놨다. 이는 올해 5월 출시 이후, 2개월 만에 25만개 판매 달성의 성과를 냈다.

 

길어진 집콕생활에 편안한 옷이 대세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실내에서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홈웨어, 파자마 등이 성장세를 보였다. 사진은 스파오 스펀지밥 파자마.<사진=이랜드>
▲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실내에서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홈웨어, 파자마 등이 성장세를 보였다. 사진은 스파오 스펀지밥 파자마.<사진=이랜드>

외출을 자제하는 사회적 분위기 탓에 패션업계에서는 이너웨어가 강세를 보였다. 트렌치코트, 재킷 같은 겉옷 판매가 줄고, 니트, 티셔츠 같은 이너웨어 판매가 늘었다. 올해 롯데홈쇼핑의 이너웨어 판매 비중은 70%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롯데홈쇼핑 1위 제품인 라우렐은 하이넥, 카라 타입의 니트 2~5종 같은 이너웨어 세트 상품들의 주문금액이 브랜드 론칭 이후 처음으로 1000억 원 이상을 달성하기도 했다.

또 원격 교육과 재택근무 장기화 등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실내에서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홈웨어나 4계절 내내 입을 수 있는 시즌리스(seasonless) 의류도 성장세를 보였다.

G마켓의 올해 8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홈웨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 이마트는 파자마 매출이 11월 이후 전년 대비 153.8% 늘었고, 롯데마트는 같은 기간 파자마를 비롯한 홈웨어 매출이 22.5% 증가했다. 쌍방울은 올해 9~11월 파자마, 이지웨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4% 상승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티셔츠, 바지, 셔츠, 재킷 등 품질 좋은 기본 아이템을 통해 1년 중 10개월 내내 입을 수 있는 텐먼스(10MONTH)를 내놨다. 현대백화점 한섬도 더타임, 더캐시미어 등에서 시즌리스 제품을 출시했으며,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다.

 

패션, 단독 브랜드와 친환경 강세

폐페트병, 버려지는 원사 등 폐기물을 재활용한 리사이클 원사로 제작된 친환경 의류 <사진=이마트>
▲ 폐페트병, 버려지는 원사 등 폐기물을 재활용한 리사이클 원사로 제작된 친환경 의류 <사진=이마트>

홈쇼핑 업체가 올해 1월부터 이달 10일까지 주문 수량을 기준으로 인기 상품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자체 기획하거나 해당 업체에서만 판매하는 단독 패션 브랜드가 관심을 받았다.

CJ ENM 오쇼핑부문에서는 올해 히트 상품 상위 10위 브랜드 중 8개가 단독 패션 브랜드였다. 현대홈쇼핑에서도 단독 브랜드 '에이앤디'가 1위에 오르는 등 1∼6위가 모두 단독 패션브랜드였다. 롯데홈쇼핑에서는 7개 브랜드가 단독 패션브랜드였다.

환경과 동물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패션업계는 친환경 의류에도 주목했다. 신소재를 활용한 '비건' 패딩이나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친환경 의류도 패션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아레나코리아는 올해 폐페트병(PET)을 100% 재활용한 써모어(Thermore) 에코다운 화이버 소재의 친환경 제품군을 선보였다. 효성TNC는 제주개발공사가 수거한 페트병을 고급 장섬유로 재탄생시켰다. 스트레치엔젤스도 지속 가능한 패션의 높은 관심에 따라 환경보호와 동물복지를 고려한 에코퍼 후리스 컬렉션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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