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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슈] 檢 수사권 폐지 당청 간 긴장감 고조...'수사청' 강행하는 강경파 與·의견 취합 들어간 檢·'전략적 침묵' 택한 野 

문 대통령 '수사청 속도조절론'에도 민주 강경파 강행
​​​​​​​민주당 수사청 법안 3월 중 발의·6월 처리 방침
법조계·학계 이어 공수처장까지 "너무 급하다"
대검, 전국 검사들 의견 취합 중…내달 3일 국회 전달 예정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검찰개혁 속도 조절 지시'로 알려져 당청 갈등 기류까지 형성됐던 상황에도 더불어민주당 내 강경파 의원들이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검찰 조직뿐 아니라 형사사법 체계를 흔들 수 있는 사안을 사회적 논의도 없이 서둘러 추진하면 완전 정착하는 공백 기간 동안 국민이 피해볼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까지 수사청 설치에 대해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수사청이 문재인 정부 막바지 국정운영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 "속도조절은 없다...6월도 굉장히 늦춘 것"

민주당 검찰개혁특별위원회는 검찰의 6대 범죄 수사권을 수사청으로 이관하는 내용이 담긴 수사청 설립 법안을 다음달 중 발의하고 오는 6월 처리할 방침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속도조절론'에는 선을 긋고 더불어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수사청 설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위 대변인인 오기형 의원은 지난 25일 비공개 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다음주 또는 당내 의견 절차를 거쳐 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위 소속 민형배 의원은 "(속도조절론은) 나온 적도 없고 있지도 않은 말"이라며 "속도를 냈어야 속도 조절을 한다"고 강조했다. 

특위 소속인 황운하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말 중) 어디에도 속도조절이라는 말은 없다"며 "사실 더 논의를 하지 않아도 될만큼 (검찰개혁) 논의가 성숙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법안을 통과하는 시점을 6월로 잡은 것은 굉장히 늦춘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26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해 검찰개혁 당시에도 원칙적으로 맞는 개혁 방향이라고 대다수가 동의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입법 발의도 했다"며 "수사-기소 분리는 전세계 형사체계의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말했다. 

여당이 기소권과 수사권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갖는 권한 집중형 수사 구조로 부작용이 많고, 검찰에 권한이 집중돼 권한남용과 부패비리 사건이 적지 않아서다. 또 형사사법절차에서 수사 구조를 재설계 해 상호견제와 균형이라는 권력 분립을 이룰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수사청 설치가 기존의 수사권 조정이나 공수처 설치와 달리 헌법의 근간과 형사사법체계를 흔들고 숙의 과정 없이 급하게 몰아 붙일 경우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김진욱 공수처장 "갑자기 바뀌면 국민이 가장 큰 피해 볼 수 있어"

김진욱 공수처장 역시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처장은 지난 2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서 "어느날 갑자기 (제도가) 확 바뀌면 변론권 등에 영향을 받으며, 국민이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면서 "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서 제도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찰의 수사권-기소권 부리와 관련해서도 "수사 검사가 공판에 들어가지 않으면 공수유지가 어렵다는 의견도 많은데 경청할 만하다"며"수사-기소 분리는 그런 면까지 생각해서 명분과 보완책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청와대와 여권 내에서도 갈리는 수사청 설치에 대해 김 처장이 신중론에 힘을 실은 것이다. 

여당 내 우려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부적절"

우려의 목소리는 여당 내에서도 나온다. 이상민 의원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가수사기능이 너무 산만하고 수사기관(수사청, 공수처, 경찰, 검찰 등)이 난립돼 국민과 기업에 미치는 부담과 압박이 지나치게 가중될 것"이라고 했다. 

김기식 민주당 전 의원은 수사청 설치를 검토할 수는 있지만 상반기 법안 통과를 목표로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비판을 가했다. 김 전 의원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수사권, 기소권 분리나 그에 따른 수사청 등을 검토할 수는 있으나 1차적인 검찰개혁 시즌1에 있어서의 수사권 조정 문제가 안착되면서 다음 단계로 시즌2를 하는게 맞지, 아직 시즌1이 시행도 안됐는데 지금 시즌2하는 것은 빠르다. 이게 대통령의 뜻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설득하기 이전에 여당 내에서 이견조차 아직 조정되지 않았는데 지지층 내 어필하기 위해서면 몰라도 굉장히 무리한 얘기"라며 "대선을 앞두고 공약 공론화해서 국민적 지지를 얻어 대선 이후에 새 정부의 국정 과제로 추진하는 게 오히려 적절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24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문 대통령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임명장을 받으러 온 날 속도조절을 당부했다"고 하자 김태년 원내대표는 "대통령께서 '속도조절하라'고 말씀하신 건 아니지 않는냐"고 반박했다. 

이후 수사청 설치를 둘러싸고 당청간의 '속도조절'과 관련해 엇박자 논란이 제기됐고, 이에 당 지도부는 여러차례 부인했다. 

청와대 내부적으로 속도조절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민주당 내 강경파들의 반발에 한발 물러선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와 정부는 일단 당 차원의 입법 움직임을 보면서 필요한 경우 조율을 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검찰, 의견 수렴 절차 진행...윤석열 총장 조만간 입장 낼 듯

검찰 내부에서는 "사실상 검찰 기능을 아예 뺏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구상대로 수사기관을 쪼개고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폐지하면 수사 역량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복잡한 사건의 경우 기록만 수십만쪽에 달하고 기록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보완수사가 필요한 사실관계 등 수사 검사만 알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수사와 기소를 완전 분리하면 수사 내용을 종합해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또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방안부터 잘못됐다는 주장도 있다. 수사는 기소의 준비절차기 때문에 준비절차와 본절차를 분리할 수 없어서다. 검찰 내부에서는 "범죄 대응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때문에 여당의 법안 발의 강행에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개인적인 입장이 아닌 검찰 조직이 총의를 모아 논리적으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직까지 윤 총장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지만, 조만간 직접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대검찰청은 여당이 추진하는 수사청 신설 법안에 대해 전국 검사들의 의견을 묻는 작업에 돌입했다. 윤 총장이 전면에 나서기 전 사전 준비 절차라는 의견이다. 

대검은 지난 25일 일선 검찰청에 공문을 보내 다음달 3일까지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공소청법안, 검찰청법 폐지법률안 등 수사청 3법에 대해 검사들의 의견을 모으는 작업에 들어갔다. 법무부는 대검을 통해 일선 검찰청의 의견을 취합한 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윤 총장의 입장 표명은 전국 검사들의 의견이 수렴되는 내달 3일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윤 총장이 검찰총장직을 거는 것을 포함해 모든 대응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이에 대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인권을 유린해온 검찰이 수사권을 지키기 위해 몰염치한 버티기에 들어갔다며 연일 공세를 퍼붓고 있다. 추 장관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수사의 본질은 인권침해이므로 검사든 경찰이든 분산과 견제를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라며 "견체는 수사 시스템과 수사 관행을 고쳐야 진정한 개혁의 완성"이라고 말했다. 

野 당청 관계 균열 노린 '전략적 침묵' 

한편 국민의힘은 수사청을 둘러싼 여당과 검찰 간의 갈등이 가열되고 있지만, 적극적인 공세를 취하지 않고 있다. 공수처법 개정안을 논의하던 지난해 대여 공세에 총력을 기울였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인데 당청 관계의 균열을 노린 전략적 침묵이라는 분석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권 내 수사처 설립 등 추가 검찰 개혁의 시기와 강도를 둘러싸고 잡음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리가 끼어서 얻을게 없는 사안"이라며 "가만히 둬도 여권이 제 살 깎아먹기식 행태를, 자폭을 하고 있지 않나. 포커스를 야당의 대여 공세로 옮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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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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