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불발되면 미국 소송 그대로 진행"…"합의금 협의 조 단위 차이 나"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전쟁에서 승소하면서 미국  투자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미국 미시건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전쟁에서 승소하면서 미국  투자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미국 미시건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폴리뉴스 박응서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에게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5일 공개한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 최종 결정문을 인정하고, 합의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오후에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ITC는 조사·판단하는 권한을 가지고 법원 역할을 하는 미국 정부 기관으로, 2년 정도 조사하고 의견을 청취해 공익까지 종합해 내린 결정을 SK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ICT의 최종 결정문이 공개되자 “ITC가 영업비밀 침해를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는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자간담회를 연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10일 ITC가 LG 승소 판결을 한 뒤에 SK이노베이션에 협상하자고 제안했지만 SK가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두 회사가 제시하는 합의금에서 무려 조 단위가 넘는 금액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ITC가 결정한 내용과 같이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하고, 협상에 나서면 상생 관점에서 협상할 것”이라며 “하지만 SK가 인정하지 않고 합의에 나서지 않으면 원칙대로 소송을 진행해 합의금보다 많은 손해배상금을 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이 입장문에서 밝힌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먼저 ITC가 인정한 영업비밀 22개 범위 자체가 모호하다는 주장에 대해서 “LG에너지솔루션에서 입증했을 뿐 아니라 ITC도 자체 조사로 밝혀냈다”며 “상세 내용은 미국 법에 따라 일반에는 공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두 회사의 배터리 제조와 개발 방식 자체가 다르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기본 공정은 거의 같고, 일부 공정만 다르다”며 “조금 다른 것으로 확대 주장하고 있다”이라고 지적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최근 ITC의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보톡스 관련 분쟁과는 차이가 크다. 다른 사건에서 나온 배상액을 참고하면 배터리 사건의 적정한 배상액을 예상할 수 있다”며 “합의금이 LG가 생각한 수준에 이르면 SK의 사업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합의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합의가 안 되면 원칙대로 간다”고 강조했다. SK가 합의에 나서지 않으면 미국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이어가 더 큰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이 기대하는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의견을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ITC가 미국 전기차 산업과 소비자 권익 등 공익을 체계적으로 반영하므로 충분하게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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