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오세훈에 지지율 20%p 가량 뒤처져
조국사태·박원순 사건·LH까지 '불공정' 확산 
안철수와 단일화 뒤 중도층 확장세 오세훈
박영선에서 이탈한 2030세대 오세훈 흡수
吳 20대 60.1% vs 朴 21.1%

4ㆍ7 재보궐 선거운동 첫날인 25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서울 시내 곳곳을 돌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4ㆍ7 재보궐 선거운동 첫날인 25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서울 시내 곳곳을 돌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 대통령선거의 길목인 4.7 재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분위기가 달아오르지 못하고 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030 세대로부터 과반이 넘는 지지를 받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반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꼽히는 40대에서만 오 후보를 앞섰고, 나머지 연령대에선 열세를 나타냈다. 

'공정사회'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으로 돌아서면서 그동안 정부 여당에 우호적이라고 평가받던 2030세대마저 이탈세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정권 심판론'을 업은 오 후보는 제1야당·중도확장성을 통한 지지율 상승세를 굳히기 위해 유권자들에게 공을 들이고 있다. 

2030 정부여당에서 대거 이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여권을 지지해오던 2030세대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문제를 시작으로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까지 반복된 불공정 문제에 반기를 들고 정부여당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성에 비해 높은 지지율이 형성됐던 2030 여성들 역시 박원순·오거돈 전임 시장들의 성추행 사건으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거듭되자 지지율 하락으로 이반 현상을 내보였다. 

야권 단일화 뒤 처음 실시된 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에서 연령대별 지지 후보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4일 서울 거주 18세 이상 806명을 상대로 조사한 연령대별 조사 결과 오 후보는 20대에서 60.1% 지지율을 기록해 박 후보(21.1%)를 세 배 가까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에서도 오 후보는 54.8%를 확보한 반면 박 후보는 37.8%에 그쳤다. 

첫 여성 서울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박 후보는 성별 지지율 측면에서도 열세를 보였다. 오 후보가 남성 56.2%, 여성 53.9% 지지율을 확보한 반면 박 후보는 남성 35.6%, 여성 37.4%를 얻는데 그쳤다. 여성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박 후보보다 오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21일 <알앤써치>가 조사한 여야 후보 양자대결에서도 오 후보가 박 후보에 비해 4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는 30.7% 대 24.6%로 오 후보가 우위를 보였다.

데일리안이 지난 20일과 21일 알앤써치에 의뢰해 실시한 서울 보궐선거 여론조사에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었을 때 응답자의 27.6%가 부동산 정책을 꼽았다. 또 같은 조사에서 LH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응답자의 82.4%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답했다. 

20대의 이탈 현상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에서도 확인된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 갤럽의 첫 국정 수행 지지도 평가에서 20대의 94%가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당시 민주당 지지율도 49%에 달했다. 반면 지난 26일 발표된 갤럽 20대 조사에서는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53%,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0%로 집계돼 4년 새 절반 가까이 줄어든 모습이다. 이처럼 여권을 지키던 지지층이 LH 투기 여파 등으로 균열이 생기고 있다.

오세훈, 박영선 이탈한 2030 흡수 이어 중도층까지 업어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4일 서울 거주 18세 이상 806명을 상대로 조사한 연령대별 조사 결과 오 후보는 20대에서 60.1% 지지율을 기록해 박 후보(21.1%)를 세 배 가까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에서도 오 후보는 54.8%를 확보한 반면 박 후보는 37.8%에 그쳤다.  <사진=오마이뉴스 홈페이지>
▲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4일 서울 거주 18세 이상 806명을 상대로 조사한 연령대별 조사 결과 오 후보는 20대에서 60.1% 지지율을 기록해 박 후보(21.1%)를 세 배 가까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에서도 오 후보는 54.8%를 확보한 반면 박 후보는 37.8%에 그쳤다.  <사진=오마이뉴스 홈페이지>

2030대로부터 지지율 열세를 보이고 있는 박 후보와 달리 오 후보는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박 후보에게서 이탈한 2030세대 지지율이 모두 오 후보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야권 단일화 성공 후 실용적 우파 성향과 정권 심판에 대한 기대 심리가 반영돼 중도 확장성이 표심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LH 투기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정권 심판론'에 힘을 싣는 중도층이 늘어난 점도 오 후보에게 기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중도층의 오 후보 지지율은 64.9%로 박 후보(26.5%)와의 지지율 격차는 38.4%p다. 안 대표가 오 후보를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선언한 이후 중도층 표심이 더욱 오 후보쪽으로 흐르고 있는 것이다. 

앞서 지난 24일 안 대표는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이번에 지면 내년 정권교체는 물론 이 땅의 정의와 공정, 상식과 공동체의 가치가 돌이킬 수 없는 시련을 맞게 될 것"이라며 "여러분과 함께 정권 교체를 이루고 한국 정치를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이같은 이탈 현상은 현 정부 여당의 '불공정 문제' 이슈 반복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치평론가 유창선 박사는 27일 폴리뉴스와 통화에서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20대 민심 이반이 아주 두드러지게 나타났고, 그것이 이번 선거에서 드러나는 것"이라며 "청년들은 공정에 대한 꿈, 공정에 대한 요구가 접힌 것에 붕괴하는 모습이 많이 나타난다. 문 정부 집권 초만해도 20대가 상당히 우호적이었는데 다 돌아선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짚었다. 

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2030세대는 '공정과 기회'라는 가치에 민감한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로 악화된 부동산 문제나 일자리 정책 등에서 정부가 부응하지 못한 면이 크다"며 "20대 남성의 경우 여성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데 군 입대 등으로 불이익 받는 데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박 후보가 "20대는 과거 역사에 대한 경험치가 낮다"고 한 발언도 논란이 되면서 이같은 지지율 변화 추이에 기름을 붇고 있다. 박 후보는 20대 지지율 하락 원인에 대한 질문에 "코로나 때문에 제일 힘든 것이 20대다. 일자리와 미래가 불안한 데 대한 불만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20대의 경우 과거의 역사 같은 것에 대해서는 40대와 50대보다는 경험치가 낮지 않나, 그래서 지금 벌어지는 여러 상황을 지금 시점에서만 보는 경향도 있다고 한다"고 발언했다.  

이같은 2030 청년층 지지율 하락에 청년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여야의 정책 행보도 가속화 하고 있다. 민주당은 박 후보의 청년 정책을 강조하며 2030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박 후보는 평당 1000만원짜리 '반값 아파트' 19~29세의 창업 청년을 위한 최대 5000만원 무이자 대출을 해주는 청년출발자산 제도 등 청년 맞춤 공약을 내놓았다. 

박 후보는 지난 26일 2030세대를 위해 "반값 아파트 정책이 굉장히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며 "시장이 되면 청년들의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월세 20만원을 지원하는 정책을 크게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20대와 30대에서 지지율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오 후보 역시 중위소득 120%이하 청년 1인 가구에 대한 월세 지원을 현행 5000명에서 5만명까지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청년가구에 공공 분양 주택을 더 많이 공급하기 위한 '청년 할당제'를 중앙정부와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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