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이름‧연락처만 기재…누군지 알 수 없어” 해명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2030 시민유세단에 참여해 ‘사이다 발언’으로 화제를 모은 한 청년도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회에서 선발한 기구에 돈을 내며 참여한 인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남가희 기자>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2030 시민유세단에 참여해 ‘사이다 발언’으로 화제를 모은 한 청년도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회에서 선발한 기구에 돈을 내며 참여한 인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남가희 기자>

최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유세차에 올라 지지연설을 하며 자신을 ‘평범한 시민’이라고 소개한 20대 대학원생이 민주당 전직 당직자였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2030 시민유세단에 참여해 ‘사이다 발언’으로 화제를 모은 한 청년도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회에서 선발한 기구에 돈을 내며 참여한 인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뉴미디어본부장은 “이름하고 연락처만 기재해 누군지 알 수 없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이 기획한 ‘2030 시민유세단’은 자발적으로 유세 참여를 신청한 청년들에게 마이크를 쥐어줌으로써 오세훈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히고, 2030세대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최근 이 프로젝트는 예상 밖 흥행으로 오세훈 후보 지지율 상승 견인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유세에 참여한 청년의 출신 논란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논란이 된 청년 A씨는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 앞에서 열린 오세훈 후보 집중유세에서 현 정권을 비판한 한 취업준비생이다. 해당 남성이 등장한 ‘역사적 경험치 낮은(?) 20대 취준생이 전하는 박영선을 안뽑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은 4월 1일 5시 기준 조회수 57만회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댓글을 약 24000개에 이른다. 

해당 영상에서 A씨는 “전 20대 취업준비생이다. 어떤 후보 말을 빌리자면 경험치 없는 20대 중 하나다. 경험치 없는 20대가 왜 오세훈에게 투표하는지, 왜 박영선에게 투표하지 않는지 그 이유를 공유해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미래 세대에 짐만 떠넘기는 행태에 염증이 났다. 국채만 잔뜩 찍어내고 청년(미래세대)에게 필요한 정책에는 돈을 쓰지 않는다”며 “태양광 친환경 자기들끼리 나눠 먹고 남는 거는 여러분에게 나눠줘서 인기를 끌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분열의 정치에 신물이 났다. 다수와 소수를 나누고 국민들을 갈라치는 분열의 정치를 해왔던 것을 (우리는) 용납하지 못한다”며 “지난 4년의 결과를 저희가 두 눈으로 봤다.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 중에 하나라도 지켜진 게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문재인 정권 4년의 결과가 우리 20대가 1번을 뽑지 않는 이유”라며 “지난 4년 여러분들 만족하셨는가”라고 물었다. 

“당원도 아니고, 캠프 사람 아니다” 강조한 청년…국민의힘 정책네트워크 ‘드림’ 

영상에서 이 청년은 스스로를 “당원도 아니고, 캠프 사람 아니다. 정말 일반인 청년"이라며 "일반인이 이런 자리 나와서 연설하는 것, 쉬운 결정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양씨의 모습이 지난 3월 12일 유튜브 ‘오세훈TV’ 채널에 업로드 된 영상에서도 발견됐다. 

1일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영상은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회 정책네트워크 ‘드림’이 자신들이 만든 ‘4·7 재보궐선거 정책제안서’를 오세훈 후보에게 전달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정책네트워크 드림은 지난해 발족한 정책제안기구이자 교육커리큘럼을 갖춘 프로젝트다. 당시 국민의힘은 만 49세 미만의 청년을 대상으로 선발했으며, 선발된 이들은 20만 원의 수강비를 내고 20주 동안 주 1회, 3시간 이상씩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대외협력위원회에서 직접 면접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3월 7일 현장을 기록한 이 영상에서 논란이 된 청년은 ‘열정 가득한 드림팀 최연소 청년 대표’라는 자막으로 지칭된다. 그는 “요즘 말로는 코로나 백수”라며 "적어도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권력을 쥐고도 청년의 미래를 저버렸던 세력이 집권하는 것만큼은 막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5일, 정책네트워크 드림 발대식에도 등장한다.

이준석 “‘당직자’도 아니고 ‘수강생’이라니…청년들의 자유발언 위축시키려는 시도”

그간 국민의힘은 오 후보 유세 현장에 나오는 청년들의 순수성을 강조해왔다. 이번 논란에 대해서도 해당 프로젝트를 기획한 이준석 뉴미디어본부장은 순수성을 강조했다. 

이준석 선거대책위원회 뉴미디어본부장은 몇 차례에 걸쳐 자신의 SNS에 “우리는 (청년 지원자가) 너무 많아서 당직자가 비집고 들어올 공간이 없다. 당직자가 하려고 줄서면 대기 순번 100번쯤 될 것”이라며 “2030시민참여유세가 너무 잘 되다 보니까 ‘기획된 상품들 아니냐’라는 오해를 산다. 기획은 무슨”이라고 언급한바 있다. 

이준석 본부장은 1일 <폴리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유세에 참여하는 청년을 선발하는 방식에 대해 “초반에는 워낙 많은 요청이 들어와서 페이스북으로 전환했다. 이후에 구글 폼으로 전환한 것은 페이스북이 메시지가 너무 많이 들어오니까 스팸처리를 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글 폼을 살펴보면 이름하고 연락처 밖에 적는 것이 없다”며 “사전에 발언도 필터링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 보도에 대해서는 “당직자도 아니고 수강생이라고 하는 것을 보고 깜짝놀랐다”며 “구글 폼에는 이름과 전화번호만 적을 수 있어 알 수 없는 건 둘째 치고 수강생이라는 것이 당의 무슨 공식 조직도에 나오는 것도 아니고 자기들끼리 연구 모임 하는 것을 놓고 이야기하는 것은 청년들의 자유발언을 위축시키려는 시도가 있는 것 같다.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오세훈 후보 캠프측 관계자는 같은날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선거 유세장에서 가장 가까이 있으신 분들, 회신을 했더니 오겠다는 의지를 보이신 분들에게 자연스럽게 마이크를 넘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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