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명 초선의원들, 당 쇄신안 논의…"합심하면 당대표 정할 수도"
'열린우리당 108번뇌' 학습효과에 침묵하다 재보선 참패 계기 당 전면에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4ㆍ7 재보궐 선거 참패와 관련해 초선 의원들의 입장을 밝힌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4ㆍ7 재보궐 선거 참패와 관련해 초선 의원들의 입장을 밝힌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4·7 재·보궐선거 참패를 계기로 당선 1년 만에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9일 오전 여의도에서 모임을 갖고 선거 참패에 대한 원인 분석과 함께 당의 전면적 쇄신 방안을 논의했다.

간사 역할을 맡은 고영인 의원은 회의 시작에 앞서 "선거 결과는 당 지도부와 정부에 더 큰 책임이 있겠지만 우리도 그 일원으로서 반성할 게 있다"며 "우리도 당을 개혁할 임무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자리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당청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터져나오는 등 재보선 참패와 맞물려 당청간 균열도 감지되고 있다.

한 의원은 "청와대에 더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사는 하지 말라고 요구해야 한다. 인사원칙이 다 무너졌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모임에는 81명 초선의원 가운데 50여명이 참석했다. 모임의 명칭은 '더불어 초선 모임'의 약자인 '더민초'로 잠정 정했다.

김용민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가 결정하는 대로 따라갈 게 아니라 81명의 초선의원들이 추진하고 싶은 개혁과제를 논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간 민주당 초선의원들은 일부 강경파를 제외하고는 전면에 나서는 경우가 드물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초선의원들이 당 지도부에 너무 '순응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고 의원은 "과거 열린우리당 초선들이 보였던 모습에는 분열적 요소가 있었던 걸 반면교사 삼아 자중한 측면이 있었다"고 했다.

17대 국회 때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108명의 초선의원이 '108 번뇌'라 불릴 만큼 앞다퉈 전면에 나서는 바람에 당 노선에 되레 혼선을 초래했던 것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4ㆍ7 재보궐 선거 참패와 관련해 초선 의원들의 입장을 밝힌 뒤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4ㆍ7 재보궐 선거 참패와 관련해 초선 의원들의 입장을 밝힌 뒤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들은 오후에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이 기존 당헌대로 4·7 재·보궐선거에 후보 공천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아울러 당 혁신안 논의를 위한 조직을 결성하고, 초선 의원총회도 수시로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영인 의원은 "필요에 따라선 초선 의원들도 (지도부 선거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

오기형 의원은 청와대를 겨냥, "지금부터는 당의 시기다. 당이 중심을 잡고 가야한다"라고도 했다.

앞서 초선의원들 가운데 20~30대 청년의원 5명은 별도 기자회견을 열어 당이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고 자성하고 도종환 비상대책위원장을 면담했다.

이소영 의원은 도 위원장에게 "비대위가 짧은 기간 운영되지만 앞으로 한달 간 어떤 문제를 성찰하고 바꿔야 하는지 목록과 계획은 정리하고 제시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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