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ARM 인수로 반도체 기술우위 점할까…영국 경쟁당국 개입

19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영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사진=mobileworldlive>
▲ 19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영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사진=mobileworldlive>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가 ARM(암)을 인수하기로 한 것에 대해 영국 정부가 반독점 및 안보 문제를 이유로 조사에 착수한다.

19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올리버 다우든 영국 문화체육부 장관은 영국 경쟁시장청(CMA)에 엔비디아의 ARM 인수 거래가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도록 지시하고 관련 보고서를 오는 7월30일까지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다우든 장관은 “영국 기술산업 번영을 지원하고 외국인 투자를 환영하지만 이번 거래는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다우든 장관은 이번 거래에 대해 승인 또는 조건부 승인, 무효 등의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ARM은 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로 애플, 퀄컴, 삼성전자, 화웨이 등을 주고객으로 한다. 이번 인수가 이뤄질 경우 엔비디아가 ARM 기술들을 독점적으로 보유해 경쟁업체들의 ARM 라이선스 사용을 견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인텔과 퀄컴은 이번 인수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주요 반독점 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엔비디아는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이 소유하고 있던 ARM을 약 40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 거래는 영국, 중국, 유럽연합(EU), 미국 등의 경쟁당국 승인이 필요하다. 결정 권한을 가진 어느 한 국가라도 승인을 하지 않는다면 거래가 무산될 수 있다. 5년 전 퀄컴이 네덜란드 반도체기업 NXP반도체를 인수하려다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해 결국 거래가 성사되지 못한 바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2018년부터 AI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AI 처리에 있어 안정적이고 전력 소모를 낮출 수 있는 반도체가 필요해 2019년 반도체 설계회사 ARM을 인수했다. 또 지난 12일에는 ARM 기술을 기반으로 AI 연산 속도를 높이도록 데이터센터용 CPU인 ‘그레이스’를 개발해 2023년까지 슈퍼컴퓨터에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AI, 즉 연산과 분석‧판단 등을 할 수 있는 기술은 시스템반도체를 통해 구현 가능한 만큼 세계에서 이를 두고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특히 ARM은 마이크로프로세서 설계능력에 강세인데 CPU 핵심기술이 ARM 플랫폼으로 바뀌어 지배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여러 업체들이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기술은 산업뿐 아니라 군사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향후 전쟁 양상이 인력에서 로봇‧드론 등의 기술로 대체되는 만큼 자국 회사 기술이 타국으로 유출되는 것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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