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IT쇼를 통해 알아본 두 기업의 전략
삼성 스마트폰의 프리미엄 라인, 갤럭시S시리즈 → 폴더블폰 추세
LG, '커넥티드카, 생활 혁신'

22일, 서울 삼성동에 위차한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 행사장 입구. <사진=김현우 기자> 
▲ 22일, 서울 삼성동에 위차한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 행사장 입구. <사진=김현우 기자> 

 

[폴리뉴스 김현우 기자] 국내 양대 IT기업인 삼성과 LG가 서로를 마주보고 최신기술 경쟁을 펼쳤다. 22일, 국내 최대 규모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인 '월드IT쇼 2021'에 두 기업이 함께 부스를 마련한 것인데, 삼성은 폴더블 스마트폰과 마이크로 LED TV, 엘지는 커넥티드카와 롤러블 TV 등을 주력 상품으로 내 놓았다.

먼저, 삼성 부스에선 일렬로 진열된 폴더블폰, '갤럭시 Z 플립'이 눈에 띄었다. '개성 있는 나만의 Z플립을 꾸며보세요'라는 안내 문구도 있었는데, 스마트폰에 악세사리, 스티커 등을 붙이면서 데코를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마련됐다.  

부스를 방문한 관람객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중소기업체 대표 A씨는 "신박하다"며 "Z플립의 경우, 여성 소비자가 주 타겟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IT쇼를 통해 고객층 확보 및 굳히기에 대한 마케팅을 잘 한거 같다"고 평가했다. 

반면, 부스를 방문한 몇몇 소비자들은 "VR, 5G 등, 이번 행사 주제처럼, 신기술을 삼성 스마트폰과 접목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기대하고 왔다"며 "하지만, 그냥 여성 소비층 굳히기에만 집중한 전시회를 본 거 같아 신박함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부스에 마련된 '나만의 갤럭시 Z 플립 꾸미기' 체험존. <사진=김현우 기자> 
▲ 삼성전자 부스에 마련된 '나만의 갤럭시 Z 플립 꾸미기' 체험존. <사진=김현우 기자> 

 

갤럭시 Z 폴드 시리즈는 삼성전자가 지난 2019년 2월에 공개한 접는 스마트폰, 일명 폴더블 스마트폰이다. 디스플레이를 안으로 접는 '인폴딩'구조를 세계 최초로 적용해 주목을 받았다. 이를 통해 삼성은 갤럭시 Z 폴드와 플립 기반의 '투트랙 폴더블' 전략으로 올해 스마트폰 사업 확대에 나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지난 1월 개최된 삼성전자의 20년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김성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올해 갤럭시Z 폴드·플립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통해 폴더블 에코 시스템을 확대하고 제품 완성도 및 소비자 경험도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월드IT쇼에 전시된 갤럭시 Z 플립의 강점은 '독특한 디자인'이다. 현장 관계자는 <폴리뉴스>와 인터뷰에서 "갤럭시Z 플립은 사용자의 삶에 패셔너블한 감성을 더해주는 아이콘 역할을 할 것"이라며 "화장품이 연상되는 디자인은 여성 고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었으며, 출시 후 SNS 상에서는 '갤럭시Z 플립 꾸미기'가 유행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부스에 마련된 '나만의 갤럭시 Z 플립 꾸미기' 체험존. <사진=김현우 기자>  
▲ 삼성전자 부스에 마련된 '나만의 갤럭시 Z 플립 꾸미기' 체험존. <사진=김현우 기자>  

 

일각에선 삼성이 최근 잇따른 갤럭시S 시리즈의 판매부진에 프리미엄폰 라인업을 폴더블 라인으로 대거 교체할 것 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삼성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4년 24.7%에서 지난해 기준, 19.5%로 하락했다.

최근 삼성전자 내부에선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무선사업부에 대한 경영 진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폴리뉴스>와 통화에서 "애플과 경쟁하고 있는 프리미엄 폰 사업에서 갤럭시S 시리즈가 밀리고 있다는 판단하에 나온 결정인 것 같다"고 했다.

삼성 경영진 사이에서는 이런 흐름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계속 점유율이 줄어들다가 어느 순간 결국, 존재감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 시리즈의 디자인부터 카메라 기능까지 모든 부분에 대해 강도 높은 경영 진단을 벌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7월 초, 경영 진단이 끝나면, 삼성전자가 하반기 출시하는 3종의 폴더블폰을 갤럭시S 시리즈를 대체하는 프리미엄 라인으로 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스마트폰 접고 생활가전, 커넥트카 키우는 LG

삼성 부스를 마주본 LG 부스엔 먼저, '커넥티드카'가 눈에 띄었다. 집에서 즐기던 콘텐츠를 차안에 있는 OLED 디스플레이에서 이어서 보고, 차에서 집안의 가전도 제어할 수 있다. 의류관리기 등 차량용 가전도 탑재했다.

커넥티드카는 정보통신기술과 자동차를 연결한 것이다. 사물인터넷(IoT) 자동차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물론 조경식 과기부 차관, 현대자동차 임원 등 다수의 관람객들이 직접 커넥티드 차에 앉아 다양한 기능들을 체험했다.

이날 LG 부스에선 '스마트폰'을 찾아볼 수 없었다. 행사에 참석한 관람객들은 "LG스마트폰이 보이지 않아 조금은 허전하지만, 커넥티드카를 보고 LG의 향후 발전 계획을 엿 볼수 있었다. 기대된다"고 했다. 

 

LG전자 부스에 전시된 '커넥티드카'. <사진=김현우>
▲ LG전자 부스에 전시된 '커넥티드카'. <사진=김현우>

 

LG는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기로 한 가운데 가전, 자동차 부품, B2B 등 '미래지향적인 사업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계획이다. 향후 회사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커넥티드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미래기술을 기반으로 신사업 기회를 지속 발굴할 방침이다. 

아울러 LG는 미국 통신 반도체 기업 퀄컴과 손잡고 5세대(5G) 이동통신을 이용한 커넥티드카 플랫폼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캐나다 마그나와 전기차 부품 합작사를 세우기로 한 만큼 자동차 전장(전자부품)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퀄컴은 지난 1월, LG전자, 타이어업체 콘티넨탈 등과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커넥티드 차량용 5G 기술 개발에 돌입했다. 퀄컴은 그간 다수의 자동차 제조사들에 4G LTE 플랫폼을 공급해왔다.

5G 플랫폼은 자동차와 인근 기지국을 연결해 자동차에서 내비게이션, 게임, 실시간 방송 등을 더 빠른 속도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초고속·초저지연 장점을 갖춰 자율주행차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는 데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 부스에 마련된 '커넥티드카' 내부 모습. <사진=김현우 기자>
▲ LG전자 부스에 마련된 '커넥티드카' 내부 모습. <사진=김현우 기자>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12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마그나와 1조원대 규모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사 설립을 발표하기도 했다. LG전자가 자사 VS본부 내 그린사업 일부를 물적분할해 분할신설회사의 지분 100%를 갖고, 마그나가 이 중 49%를 인수하게 된다. 인수금액은 4억5300만달러(약 5016억원)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자동차 부품 설계 엔지니어링 기업 ‘V-ENS’를 인수하고 VS사업본부를 신설하며 전장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2018년 8월 오스트리아 차량용 헤드램프 기업 ZKW를 인수했고, 2019년 VS사업본부 내 차량용 램프 사업을 ZKW에 통합했다. 이에 따라 향후 VS사업본부(인포테인먼트 중심), ZKW(램프),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 등 3개 축을 통해 자동차 부품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달 21일부터 23일까지, 3일간 진행되는 '월드IT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에서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에서 후원한다. 과기부 장관과 국회 과방위원 등 주관사 10여명이 개막식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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