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박광온 내정에 "쿨하게 받아들인다"
국회 보좌관 코로나 확진으로 본회의 연기 가능성 
'우리 몫' 요구하던 국민의힘 반발 "국민들 매 쌓여갈 것"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공석이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 3선 박광온 의원을 29일 내정했다. 전임 법사위원장이던 윤호중 의원이 지난 16일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사·보임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 애초 정청래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야당과의 관계 설정 문제로 최종 박 의원이 낙점됐다. 정 의원은 "쿨하게 수용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과 달리 박 의원은 야당과의 관계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있어 여야 협치의 길이 열릴 지 주목된다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선수와 나이를 고려해 박 의원에게 법사위원장직을 제안했고, 박 의원이 전날 밤늦게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의원은 지난해 6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에 선출됐지만, 당 사무총장에 임명되면서 과방위원장직을 두 달여밖에 수행하지 못했다"며 "당 관례와 기준에 따라 상임위원장 2년을 다 채우지 못한 경우 다시 추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 원내대변인은 4선 의원 중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았던 우상호 의원에게도 법사위원장 자리를 제안했으나 원내대표를 지낸 경우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는다는 당의 관례를 이유로 거절했다고 밝혔다.    

유력한 법사위원장 후보로 거론됐던 정 의원에게는 윤 원내대표가 따로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침 일찍 윤호중 원내대표로부터 전화통보를 받았다. 법사위원장에 정청래는 아니라고. 허허"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법사위원장을 내가 못할 것도 아니지만 볼성사납게 자리 욕심을 탐하지는 않겠다"며 "나는 20대 총선 당시 공천에서 컷오프 됐어도 '더컷유세단'을 만들어 후보들 지원유세를 다닌 등 항상 선당 후사했다. 이번 당의 결정도 쿨하게 받아들있다"고 했다. 

이어 "어느 자리를 차지하는 것보다 무엇을 위해 뛰는가가 더 중요하다"며 "박광온 의원 축하드린다. 개혁입법의 기관차가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온건' 3선 박광온...與 "선수·나이 따라 의사타진해 결정"

여당 내부에서는 안도감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원내 사령탑에 강성 친문 인사인 윤호중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선출된 상황에서 법사위원장에도 친문 인사가 오를 경우 4·7 보궐선거 패배에 대한 반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또 정 의원이 법사위원장이 됐을 경우 야당과의 관계가 그야말로 '파국'이 될 가능성도 있었다. 21대 국회 첫 법사위원장을 윤 원내대표가 맡았을 당시 야당은 민주당을 향해 '입법 독주'를 하고 있다며 연일 비판을 쏟아냈던 바 있다.

박 의원은 민주당 내부에서 온건하고 합리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강성의 정 의원과는 달리 야당과의 관계도 나쁘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한편 민주당 지도부가 박 의원을 법사위원장으로 추천함에 따라 애초 이날 오후 열릴 국회 본회의에서 법사위원장직 선출 표결에 나설 방침이었다. 하지만 국회 내 코로나 확진 환자가 발생하면서 본회의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또 국민의힘은 다음 날인 30일 원내대표를 새로 선출하면서 법사위원장직은 새 원내대표가 논의할 수 있도록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174석을 갖고 있다고 일방적으로 법사위원장을 야당과 협의 없이 함부로 뽑는다면 국민들의 매는 점점 더 쌓여 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 재보선에서 민심이 민주당을 떠난 이유를 아직도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어제(28일) 국회의장께 합의되지 않은 의사일정을 강행하는 건 결코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하게 항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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