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북핵, 미국의 안보와 세계 안보에 심각한 위협, 동맹국과 협력해 위협에 대응"
바이든 "외교와 단호한 억지로 이란·북한 핵 위협에 대처할 것"
북, 바이든 의회연설에 "큰 실수...미국 심각한 상황 직면할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북핵 문제가 세계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며 외교와 억지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하자,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조속한 북미 대화 재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28일(현지시간)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북한과 이란의 핵 위협에 대해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위협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인도태평양에서 강한 군사력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며 대중, 대북 압박 기조를 재확인했다. 다음 달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에 쿼드(미국, 일본, 인도, 호주 안보협의체) 참여 등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에 대해 대화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던 대북 적대정책 철회가 반영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반감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5월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양국을 계속 압박하면서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아직 미국이 대북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점을 봤을 때 북한이 당장 도발하기보다는 미국의 향후 움직임을 주시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바이든 첫 의회연설 "외교와 억지로 위협에 대처할 것"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첫 의회연설에서 "미국의 안보와 세계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이란과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우리는 외교와 엄중한 억지(stern deterrence)를 통해 양국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처할 것"이라고 했다. 대화의 문을 열어두면서도 핵과 미사일 등 북한의 도발이 있을 경우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 대응의 한 방안으로 억지를 강조한 것은 유사시 미국의 '핵우산'을 언급한 가능성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역내 군사력 강화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전체 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언급은 이 부분이 전부였지만, 북한은 해당 발언이 바이든 대통령의 입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검토한 대북정책 기조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중국에 상당부분을 할애한 미국의 위기감과 강력한 견제 의지도 드러냈다. 또 인도태평양 지역 내 '강력한 군사력 주둔 유지'를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힘의 경쟁'과 관련해 "미국이 유럽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함께 하는 것처럼 인도 태평양에 강력한 군사력 주둔을 유지할 것이라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 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분쟁의 시작이 아닌 방지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인도태평양은 미국이 한국, 일본 등 동맹 및 파트너와의 협력 속에 지속해서 안보 자산을 배치해온 핵심 지역이다. 그러나 중국은 영향력을 키우면서 남중국해 군사기지 건설, 동중국해 진출 강화 등 해양 패권 확대를 시도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세력 균형과 질서를 깨뜨리려는 중국에 맞서 미국 주도의 질서를 지키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북한, "바이든 '큰 실수 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 비서. <사진=연합뉴스>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 비서. <사진=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의 의회연설에 대해 북한은 2일 "큰 실수를 했다"며 "미국은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미국이 북한의 인권 상황을 비판한 것에 대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모독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번 북한의 발표들은 미국이 대북정책 검토를 완료했다고 밝힌 다음 날 나온 것으로 그간 북한이 요구해온 적대정책 철회 등의 내용이 공개하지 않자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 집권자가 취임 후 처음으로 국회에서 연설하면서 또다시 실언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의 새로운 대조선 정책의 근간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 선명해진 이상 우리는 부득불 그에 상응한 조치들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며,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은 매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권 국장은 "미국이 반세기 이상 추구해온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구태의연하게 추구하겠다는 의미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면서 "미국이 주장하는 '외교'란 저들의 적대 행위를 가리우기 위한 허울 좋은 간판에 불과하며 '억제'는 우리를 핵으로 위협하기 위한 수단일 따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새 정권이 집권하자마자 우리를 겨냥하여 벌려놓은 핵전쟁 연습은 조선반도에서 과연 누가 누구를 위협하고있는가를 현실로 보여주었으며 미국과 맞서자면 강력한 억제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명백히 확증해주었다"라고 말했다. 

권 국장은 "미국이 아직도 냉전시대의 시각과 관점에서 시대적으로 낡고 뒤떨어진 정책을 만지작거리며 조미관계(북미관계)를 다루려 한다면 가까운 장래에 점점 더 감당하기 어려운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북한은 권 국장에 이어 바로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지난 28일 대북인권단체와 탈북자 단체 등이 주관한 '북한자유주간'을 맞아 낸 성명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앞서 프라이스 대변인은 북한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이고 전체주의적 국가 중 하나"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북중 국경을 무단 침입하는 이들을 사살하라고 명령한 것을 두고는 "점점 더 가혹한 조치들에 경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에 대해 "우리 국가의 영상에 먹칠을 하려는 대조선적대시정책의 집중적인 표현으로 우리의 국가주권에 대한 공공연한 침해"라고 했다. 이어 "대유행전염병으로부터 인민의 생명안전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국가적인 방역조치를 '인권유린'으로 매도하다 못해 최고존엄까지 건드리는 엄중한 정치적 도발을 했다"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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