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의료보험 손실 2조5000억원
위험손해율 120%...지급여력비율 대폭 하락
"실적 좋다고 보험료 내리는 건 아냐"

 

보험업계가 올 1분기 역대급 이익을 거뒀음에도 연말 보험료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픽사베이>
▲ 보험업계가 올 1분기 역대급 이익을 거뒀음에도 연말 보험료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픽사베이>

 

[폴리뉴스 신미정 기자]  보험업계가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거뒀지만 연말에 보험료를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실손보험료를 대폭 인상할 예정이다.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의 적자가 클 뿐 아니라 지급여력도 악화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올 1분기 역대급 실적 달성…주식시장 활성화, 자동차사고와 병원 이용률 등 감소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주요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이  두 자릿수(%) 이상 급증했다. 삼성생명은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1조원을 넘겼다. 전년 동기 대비 373.3% 폭증한 수치다. 한화생명도 지난해 대비 순이익이 306% 증가해 194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도 각각 81.0%, 83.6% 순이익이 증가했다.

손보사 가운데는 삼성화재가 올 1분기 순이익 431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163.0% 늘었다. 이는 삼성화재 역대 분기 최고 실적이다.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도 각각 48.7%와 41.0% 증가했다.

보험사들의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원인으로는 △주식시장 활황에 따른 변액보증금 환입과 투자 이익  △‘1200% 룰’ 등 판매수수료 규제에 따른 사업비율 하락 △자동차사고와 병의원 이용량 감소 등이 꼽힌다. 특히 삼성 계열 보험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특별배당으로 각각 8020억원, 1400억원을 받아 1분기 실적 기록에 큰 영향을 받았다.

순이익 증가에도 보험료 인상…실손보험 적자 증가, 건전성 하락

보험업계 실적 잔치에도 보험료는 올라갈 예정이다. 특히 실손보험료가 연말에 크게 오를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실손보험 사업실적 및 향후 대응계획’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보험 손실은 2조5000억원 수준이다.

실손보험의 위험손해율도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120% 안팎을 기록했다. 위험손해율 120%가 갖는 의미는 고객이 낸 보험료에서 사업운영비 등을 제외하고 보험료 지출액에 쓸 수 있는 보험료가 100이라면 실제 보험금 지출액이 120이라는 뜻이다. 높은 손해율로 미래에셋생명, 신한생명 등이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이에 주요 보험사들은 지난 13-14일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올 연말에도 금융당국과 협의해 지속적으로 보험료를 인상할 계획이라 밝혔다. 다만 자동차 보험은 당분간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지 않다면서도 하반기 정비수가 인상 여부가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많은 보험사들의 지급여력(RBC) 비율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도 보험료 인상 이유 중 하나다. RBC는 보험금 지급 역량을 보여주는 건전성 지표로, 한화생명은 지난해 1분기 245.6%에서 올해 1분기 205%로 추락했고, 한화손해보험도 1년만에 235.5%에서 187.5%로 낮아졌다. 삼성화재는 299.2%에서 285.2%로, KB손해보험은 189.1%에서 163.8%로, 현대해상은 214.8%에서 177.6%로 하락했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보험료는 그해 손해율을 보고 조정할 뿐아니라 보험사들의 투자나 부동산을 통해 들어오는 수익도 많기 때문에 보험사의 손익과 보험료가 같이가는건 아니다”며 “자동차 보험이나 실손보험은 보험 건당으로 보험료 인상여부를 따져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보험사의 1분기 실적이 좋다고 보험료가 인하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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