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S 지지율 높고, 전화면접 낮아…"잠행 장기화에 탄핵 리스크"

▲ 사진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달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신분 확인을 위해 마스크를 내리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사진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달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신분 확인을 위해 마스크를 내리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이른바 '샤이 윤석열'의 존재에 관심이 모아진다.

전화 면접 조사에서는 이 지사가, 자동응답(ARS) 조사에서는 윤 전 총장이 각각 우위를 보이는 등 조사 방식에 따라 1·2위가 엇갈리는 현상이 나타나면서다.

통상 ARS에서 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는 쪽이 '샤이' 지지층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같은 숨은 지지층을 감안하면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이 지사를 앞선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한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18일 통화에서 "윤 전 총장 지지층이 자신의 지지를 솔직히 얘기하기 꺼리는 경향을 보인다"며 "원래 있던 샤이 보수에, 샤이 윤석열이 겹친 모양새"라고 말했다.

두 기관의 조사 기간이 지난 11∼12일로 같았는데도 이처럼 상반된 결과가 도출된 데는 윤 전 총장 지지층의 성향과 이에 따른 조사 방식별 답변 차이가 결정적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샤이 윤석열'은 민주당 지지에서 이탈한 중도층과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 양쪽에서 서로 다른 이유로 모여들어 형성한 그룹으로 보인다.

우선 길어지는 윤 전 총장의 잠행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총장에서 사퇴한 후 70일이 넘도록 칩거를 이어가면서 강한 지지층 결집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인 셈이다.

정부·여당에 실망해 민주당 지지를 철회한 이들 중 상당수가 여전히 '정치인 윤석열'의 비전에 확신이 서지 않아 선뜻 지지 의사를 표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 사이에서 "이재명 당선도 사실상 정권교체"라는 인식이 확산하는 것도 일부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 이준호 대표는 통화에서 "정권 교체 희망층 일부가 이 지사를 지지하고 있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집권했던)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당선이 곧 정권교체'라 했던 것과 비슷한 정서가 엿보인다"고 풀이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탄핵의 강'과 연관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수 진영의 강성 지지층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윤 전 총장의 입장을 주시하며 적극적인 지지를 유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이 박 전 대통령 수사를 지휘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석은 자연스럽게, 윤 전 총장이 탄핵에 대해 입을 여는 순간 그의 지지율도 크게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으로 이어진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연구위원은 "탄핵에 대한 긍·부정은 정치인 윤석열과 검사 윤석열의 정체성이 충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윤 전 총장에게 예고된 위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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