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국내 조선업계 전반적으로 수주량 개선
빠른 업황 개선으로 기업공개 당겨질 것으로 전망
2003년 이후 조선업 ‘슈퍼 사이클’ 재현 기대

지난 2003년 이후 조선업 장기호황이 다시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긍정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지난 2003년 이후 조선업 장기호황이 다시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긍정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홍석희 기자] 국내 조선 3사가 모처럼만의 호황과 함께 기지개를 펴고 있다. 고부가가치선박을 중심으로 지난 1분기 전 세계 수주량의 절반 이상을 국내 업체가 차지했다. 업황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조선업계의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03년 이후 조선업 장기호황이 다시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긍정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 올 1분기 전세계 발주량 절반 이상 차지

26일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조선업계는 전 세계 발주량 1025만CGT 중 532만CGT를 수주해 절반 이상인 52%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923% 증가했으며 2006~2008년 ‘슈퍼 사이클’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서의 선전이 국내 조선업계의 약진을 이끌었다. 고부가가치 선박 560만CGT 중 국내 수주가 426만CGT로 76%를 차지했다. 컨테이너선은 전세계 445만CGT 중 70%인 311CGT를, 초대형 유조선인 VLCC와 LNG 운반선은 각각 98척과 17척 모두 국내 조선사가 수주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1~4월까지 수주 실적은 올해 조선 3사의 수주 목표인 304억 달러의 47.7%에 달하는 145억1000만달러다.

국내 조선업체 중 한국조선해양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진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에 발주된 LPG 선 59척 중 61%인 36척을 한국조선해양이 수주했다. 한국조선해양은 라이베리아,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소재 선사와 각각 9만1000m³(입방미터)급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1척, 8만6000m³급 LPG선 1척, 5만톤급 석유화학제품(PC)선 2척, 2800TEU급 컨테이너선 2척 등 총 6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24일 밝히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도 한국조선해양과 함께 브라질 해양 설비 공사 수주에 참여해 계약을 앞두고 있다.이번 해양설비 수주는 초대형 규모의 계약으로 지난 2010년 2조9000억원 규모의 골리앗 프로젝트 이후 가장 높은 2조5000억원 규모다. 삼성중공업 또한 올해 목표인 77억 달러 수주의 3분의 2에 달하는 51억 달러 수주에 성공했다. 지난 3월에는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 20척을 수주했다.

하반기로 예상됐던 현대重 IPO, 9월 이전으로 당겨질 듯

조선업계가 위기를 벗어나 호황에 접어들 조짐이 보이자, 비상장 조선업체의 기업공개(IPO)도 예정보다 앞당겨질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이르면 8월 중순 상장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IPO 시장의 가장 최대 대어로 손꼽힌다. 원래 올해 하반기에나 IPO가 가능할 것으로 보였지만 업황 개선 속도가 가속화함에 따라 오는 9월 내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친환경 산업 투자를 위해 상장 선언 이후 한 달여 만에 주관사를 선정하며 발빠르게 상장 준비를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예상 기업가치 역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당초 5조원 규모로 예상됐지만 상장 시점 기준으로 6조원을 웃돌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작년 현대중공업 순자산인 5조3600억원에 삼성중공업 등 유사 업종 회사들의 PBR 평균인 1.02배를 적용하면 현재 기업가치는 약 5조4000억원 수준이다. 삼성중공업이나 현대미포조선 PBR인 1.18배를 적용하면 약 6조3000억여원까지 오르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예상보다 업황 개선이 빨라지면서 상장 시기도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국 업체 수주실적 수년간 양호할 것”

나아가 조선업이 위기에서 탈출해 ‘슈퍼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올해 늘어난 수주량은 1~3년 뒤 업계 실적에 반영된다. 지난 1분기부터 이어지는 수주 릴레이가 곧바로 올해 실적에 반영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대부분의 조선업체가 2~3년치 수주 물량을 확보했기 때문에, 2년 뒤부터 장기호황이 올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이 덩달아 오르면서 선박 건조 비용도 증가하고 있다. 내수가 받쳐주지 못하는 국내 조선업계 여건상 대형 컨테이너선, LNG선 같이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에서의 기술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021년은 국내 조선사들이 필요한 일감을 확보할 수 있는 정상화로 진입하는 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조선업계의 대형 컨테이너선 위주 수주가 하반기까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카타르 LNG선 대량 발주 등 수요가 남아있어 올해 내내 양호한 수주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품질 선박을 건조하는 한국의 수주실적은 수년간 양호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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