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수급 불균형 속에 국내 5월 철강 가격 급등
산업부, 대책회의 열고 ‘2분기 철근∙후판 증산’ 등 총력 지원
철강 업계 특성상 갑작스런 원자재 증산 어렵다는 지적

산업통상자원부는 대책회의를 열고 ‘2분기 철강 생산량 확대’ 방안 등을 발표했으나, 철강 업계 특성상 급작스런 생산량 증대는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 산업통상자원부는 대책회의를 열고 ‘2분기 철강 생산량 확대’ 방안 등을 발표했으나, 철강 업계 특성상 급작스런 생산량 증대는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홍석희 기자] 철강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국내 철강 수요가 예상보다 크게 증가하고 중국의 생산량 감축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대책회의를 열고 ‘올 2분기 철강 생산량 확대’ 방안 등을 발표했으나, 철강 업계 특성상 급작스런 생산량 증대는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급 불균형으로 철강 원자재 가격 급등세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가전 등의 소재로 쓰이는 기초 철강재인 열연강판 유통 가격이 4월 말 110만원에서 이달 21일에는 130만원을 기록했다. 열연 외 기초 제품인 후판과 냉연, 철근 가격도 지속적으로 오르는 추세다.

선박을 만들 때 필요한 후판의 경우 유통 가격이 4월 말 110만원에서 이달 21일 130만원으로 올랐다. 이에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제품 값 인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 알려진 바로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6월 열연강판 가격을 t당 10만∼12만원 올렸다.

이처럼 열연강판가격이 오른 것은 수급 불균형이 주원인으로 파악된다. 코로나19에 따른 급격한 생산위축으로 재고물량이 줄어든데다 주요국이 인프라 투자에 눈을 돌리면서 수요 증가세가 유지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계 1위 철강 생산국인 중국이 친환경정책이 일환으로 생산량을 감축한 것도 가격 강세를 부추겼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철강 수요는 작년대비 4.1%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미국도 총 2조4000억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산업부 수급 안정화 방안 발표…”급격한 증산 어려울 것” 지적

철강 원자재 가격 인상이 지속하자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7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공정거래위원회, 조달청과 함께 ‘철강•원자재 수급 안정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를 개최하고 철강•원자재 시장안정과 현장점검에 나섰다.

이날 TF에선 철강 공급 물량 확대 방안, 철강 유통 현장 점검 계획, 건설업 및 중소기업 원자재 구매 지원 방안, 비축물자 지원방안이 논의됐다. 국내 철강사들 생산을 긴급확대해 올 2분기 철근 약 50만t(전분기 대비 22% 증가), 후판 약 16만6000t(7.8% 증가)를 추가생산한다.

또한 철강사 하절기 보수를 연기하고, 수출 물량을 내수로 전환하는 등 총력 생산체제를 구축한다. 정부합동점검반을 통해 사재기 등 시장교란행위를 점검하고 위법행위 시 강력조치해 가격 상승을 기대한 물량 잠김을 해소하기로 했다.

철강가격 안정을 위해 산업부, 국토부, 공정위 중심으로 정부합동점검반이 구성돼 이날 대전•충남권을 시작으로 유통 현장 점검에 착수했다. 아울러 '소재부품 수급 대응 지원센터'를 수급 애로 신고 창구로 해 기업들 철강•원자재 수급 동향을 모니터링한다. 원자재 구매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선 정부 비축물자의 할인•외상 방출, 원자재 구매대금 융자 확대, 공동구매 활성화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그러나 지난 1분기부터 생산량을 최대치로 잡고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철강업계 사정상, 갑작스런 생산량 확대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지속적으로 풀 케파(생산량 최대치 유지)를 잡아두고 있는 상황에서 2분기부터 생산량을 늘리긴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결국 급하게 생산량을 확대하기 위해선 철강업체가 생산 설비를 들여야 하는데, 업계 사이클이 언제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서 업체는 비용 투자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 관계자는 “예전 조선업 수퍼 사이클 때도 후판 생산 설비를 늘렸다가 갑자기 조선업이 가라 앉는 바람에 애물단지가 된 적이 있었다”라며 “이번에도 생산 설비를 늘리는 것은 업계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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