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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 채진원 교수① “동일노동 동일임금 대원칙, 비정규직도 정규직 80%까지 임금을!”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 연구소 교수
'징벌적 과세주의로는 부동산 문제 해결 안 돼…20년 전 홍준표식 ‘성인 1인 1주택법’도 대안'

 

[폴리뉴스 대담 김능구 대표, 정리 김자경 기자] 4.7 재보선 이후 강성 지지자들에 의해 한바탕 소란을 치른 더불어민주당은 송영길 대표체제로 안정되고 있다. 당 대표 선거를 앞둔 국민의힘은 38세의 최연소 0선 이준석 후보가 선두를 달리는 등 재편 움직임이 활발하다. <폴리뉴스>는 지난 5월 17일 채진원 경희대 교수를 만나 다양한 정치현안에 대한 그의 생각과 대안을 들었다.  

채 교수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갈등과 대립,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해 먼저 일자리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정치권과 기성세대가 근복적인 대책을 못 주고 애매모호하게 달래는 것으로는 안된다”며 “적은 임금이라도 안정된 직장 생활을 하게 해주는게 좋은 국가”라고 말했다. 

그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는 대원칙 하에 비정규직 임금을 정규직의 80%까지 맞춰주면 세금을 낼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진다”면서 그 돈으로 더 어려운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은 선거용 포퓰리즘이라며 달콤하지만 실현 불가능한 얘기는 정치권이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일침했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4.7 재보선에서 여당 참패의 직접적인 요인으로 부동산 정책 실패와 LH 사태를 꼽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유재산이 걸린 부동산 문제, 역대 어느 정부도 해결하지 못했는데 과연 어떤 식으로 풀어야 될까. 

부동산 문제를 세금으로 해결할 경우 이번에 지방선거 민심에서 드러났지만 과세 저항이 대단하다. 지금까지 부동산 문제를 자꾸 징벌적인 의미로 세금을 매겼다. 징벌적 과세주의라고 하는데, 그 경우 다시 부메랑으로 오게 돼있다. 부메랑은 2가지다. 하나는 그 부메랑이 서민들한테 가는 것이고, 두 번째 부메랑은 서민들이 결과적으로 세금을 매기는 정책을 거부하게 되면서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참패하게 된 원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매커니즘을 보면, 부동산 소유주에게 세금을 매기면 순수하게 당하지 않고 다른 구매자한테 세금 낼 것을 플러스 시켜서 팔거나, 아니면 세입자한테 그걸 전가 시킨다. 그렇게 되면 전반적으로 부동산이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 그럼 결과적으로 집 한 칸 사려는 서민들, 청년들은 살 수가 없다. 겉으로 드러나는 건 투기를 차단한다는 이유로 대출 규제를 하니까 결국 의도하지 않은 결과로 있는 사람들은 집을 사고, 없는 사람들은 더 못 사게 되는 아주 역설적인 일이 벌어진다. 그래서 징벌적 과세주의로 풀어서는 안 되고, 근본적 소유 문제로 풀어야 되는데 이게 쉽지는 않다. 

20년 전 홍준표 의원이 낸 법안이 하나 있다. ‘성인 1인당 1주택을 갖자’ 모든 국민(성인)이 누구나 1주택을 갖게끔 하고 나머지 넘어서는 것에 대해서 규제하는 방법이다. 지금 민주당은 1가구당 1주택을 하려다 보니까 된서리를 맞은 건데, 홍준표 식 해법은 조금씩 연착륙을 시켜서 더 이상 과도하게 규제하거나, 또 투기 때문에 살려고 하지 않도록 욕망을 줄이자는 접근이었다. 

그 다음 문제가 되는 게 세금이다. 홍준표식 해법은 이게 삶의 주거형태이고 생활수단이기 때문에 집 한 채 있다고 해서 양도세, 재산세 과도하게 매기지 말라는 거다. 성인이면 누구나 집 한 채씩 갖고 더 이상 집 문제로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하자는 그런 법안이었는데, 저는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당 모 의원이 1가구 1주택 법안을 낸 적이 있다. 그런데 부동산 투기가 뭔지에 대해 합의가 되지 않았다. 집이 1채면 부동산 투기가 아니고, 2채면 부동산 투기인가. 집이 필요한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럼 다주택자들은 다 투기(꾼)인가. 부동산 투기와 투자에 대한 합의가 되어 있지 않다. 합의되지 않은 사항에 대해서 밀어붙이면 물론 법안 통과는 되지만 이게 전가가 되기 때문에 결국 손해보는 것은 세입자들과 청년들이고, 결과적으로 조세저항이 투표로 나타나기 때문에 그런 단순 공식으로는 부동산 문제를 풀기가 힘들다. 

-지금 대한민국은 진보와 보수의 갈등, 남녀 간의 젠더갈등, MZ세대와 기성세대의 세대갈등, 사회적으로 많은 계층과 집단들이 서로 대립하고, 쪼개져 있어서 한 단계 도약하기가 어렵다고들 한다. 유럽은 사회적 대타협을 했는데 우리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된다고 보나.

저도 이제 50대가 넘어가니까 요즘 2030세대와 대척점에 서있는 것 같다. 청년들이 살아야 좋은 사회가 되는데 갈수록 못사는 것 같다.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영끌을 뭐라고 하기도 그렇고, 정치권과 기성세대가 근본적인 대책을 못 주고 애매모호하게 달래는 것 갖고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왜 2030이 힘든지, 왜 N포세대가 된 건지에 대한 원인 진단을 해줘야 하지 않겠나. 

지금 보면 정치권이 선거 끝나고 나서 모병제, 군 가산점 이런 걸로 이대남 이대녀 싸움을 붙이고 있다. 제임스 클라크라가 멋있는 말을 했다. ‘정치인(statesman)은 다음 세대를 걱정하고, 정치꾼(politician)은 다음 선거를 고민한다.’ 다음 선거에서 혹하게 하는 거, 그런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하고 있지 않은가. 2030 세대들이 왜 힘들고, 왜 흙수저가 돼서 영끌에 몰입할 수밖에 없는지 사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은 하고 있지 않다. 

서강대 이철승 교수도 얘기했지만, 586 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586과 상위소득 10% 내외의 민주화운동 했던 분들, 정규직 조직 중심의 민주노총 같은 조직노동, 그리고 재벌들이 담합해서 비정규직을 약탈하고 있는 이 현실을 지적하지 않고, 이걸 개선하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는 것. 젊은 사람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주기 위해서 비정규직 차별, 임금 차별 문제를 어떻게 개선해줄 건지 얘기하지 않고, 입막음 용으로 현금 몇 푼 주겠다, 군대 모병제로 하겠다고 하는 것. 이런 포퓰리즘이 젊은 사람들을 더 화가 나게끔 만들고 지속 가능하지 않은 삶의 모델을 자꾸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이걸 바로 잡아야 된다. 

-그러면 기본소득도 포퓰리즘인가?

2030 청년 세대가 N포 세대가 된 건 취업이 안 되고, 취업 안 되니 결혼이 안 되고, 결혼이 안 되니까 자녀는 더더욱 안 된 거다. 남들은 다 부동산으로 돈 벌고 있는데 자기만 미래가 없으니 그럼 난 주식이라도 하겠다, 비트코인이라도 하겠다 그건데 이에 대해서도 기성세대들이 보장을 안 해주겠다거나 투기라고 한다. 그럼 어떻게 하라는 건가. 

가장 큰 문제는 일자리 문제다. 노동운동의 가장 기본이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다. 맑스도 얘기 했지만 동일 가치 실현이다. 비정규직 임금 격차가 그렇게 심한데 이건 고치지 않고 너는 취직이 안 되니까, 불쌍하니까 세금 걷어 기본소득 주겠다? 이거 선거용이 아니면 언제까지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증세 안 하면 50만원 정도 이야기 하더라.

그보다 적은 임금이라도 안정된 직장 생활을 하게끔 해서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도록 해주는 게 좋은 국가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취직을 하지 않는 이유는 일은 대기업처럼 하는데 월급은 소기업처럼 주니까 요즘 젊은 사람 누가 그런데 취직하려고 하나. 지금 서구 노동운동, 특히 많은 사람들이 롤모델로 생각하는 스웨덴, 스위스, 이런 국가들을 보면 굳이 억지로 정규직을 시킬 필요 없이,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는 대원칙, 비정규직이라 하더라도 임금을 정규직의 80%까지 맞춰주면 세금 낼 수 있는 기반도 만들어지는 거다. 얇고 넓게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고, 그 돈으로 더 어려운 사람, 소상공인들한테 줄 수도 있다. 

그런데 대기업과 이른바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대기업 정규직 조직노동, 이 사람들은 고통분담을 하지 않는다. 세금도 안 낸다. 다른 쪽에서 거둔 세금으로 재난지원금, 기본소득 자꾸 주려고 한다. 취직도 안 된 사람들한테 자꾸 세금을 내라고 할 수 있나. 이렇게 하지 말고 직장을 다니게끔 해주자. 일자리를 주는 게 가장 급한 일인데 그건 얘기하지 않고 취직 안 됐으니까 이거 먹고 떨어져라? 물론 안 주는 것보단 주는 게 낫다. 하지만 밑 빠진 독이라는 거다. 결국 또 다른 쪽에서 세금이 나와야 된다. 언제 거둘지도 모르는 애매한 국토보유세, 우주 무슨 로봇세 같은 거 걷어서 그거 주면 되지 않냐? 그건 먼 미래의 얘기다. 그런 얘기는 달콤하지만 실현 불가능한 포퓰리즘 인기 융합적인 얘기다. 정치권이 그만했으면 좋겠다.

-교수님은 586 기득권이 죽어야 청년이 산다고 하셨는데 어떤 식으로 죽어야 할까?

586이 젊은 386이었을 당시만 해도 386(지금의 586) 청년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고 했는데, 586들이 국회의원 오래 하셨지 않나. 과연 본인들이 그 기득권 타파로 인해서 바꾼 게 뭔가. 물론 많은 일을 하셨겠지만, 청년 일자리 문제, 임금 차별을 해결하기 위해서 무엇을 했나. 사실상 뭔가 개선하기보다 기존의 기득권을 대변해주거나 암묵적 방임, 묵인, 이런 거 직무유기다. 

IMF 이후로 재벌과 담합한 대기업 정규직 조직노동 같은 경우는 IMF가 낸 통계서를 보면 그 와중에도 임금이 올라갔고 성장했다. IMF 결과, 소득이 양극화 돼서 비정규직이 엄청 많이 나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별로 실효성 있는 대처를 하지 않았고, 그냥 계속 주장하는 게 비정규직 철폐, 정규직 쟁취, 이런 구호 밖에 없다. 그 구호 속에서 일부는 정규직화 된 사람도 있지만, 다수는 그렇게 되지 못했다. 그 희망고문을 언제까지 당해야 되나. 

이미 서구가 일찌감치 모두 다 정규직화 되는 건 비현실적이니까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란 방식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는데 그것도 안 한다. 노사정 대타협, 그걸 정치권이 해야 되는데 재벌과 일부 대기업 정규직 조직노동을 귀족노조라고 비난만 하고 그걸 타협시키기 위한 그런 정치적 노력은 하지 않는다. 표 때문에 싫은 소리도 못한다. 이건 민주당 뿐만 아니라 정의당도 비난을 받아야 된다. 정규직 노조 눈치 보면서 아무 소리 못 하고 한 쪽에서는 비정규직 대변하겠다고 하는게 모순이다. 이번 대선에서 전면적으로 얘기해야 한다.

-검찰개혁 상징인 공수처가 우여곡절 끝에 출범했는데 1호 수사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특혜 취업 비리를 수사한다고 한다. 소 잡는데 쓰는 칼을 닭 잡는데 쓴다는 비판도 있는데.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공수처가 만들어진 과정도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1호 수사대상으로 서울시 교육감을 다룬다고 하니 저는 음모론이 있는 것 같다. 1호 사건이 굉장히 중요한 거다. 공수처가 중립적인 기관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 결론이 뻔한 게임, 이미 무죄인데 유죄인 것처럼 다루다가 결론은 무죄다, 이런 시나리오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 사건이 1호 사건으로 다뤄야 될 만한 상징적인 사건인가. 부적절하지 않은가 생각은 든다.

 

* 채진원 교수는 경희대학교 정치학과 졸업 후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로 재직중이며, 한국정치평론학회 연구이사를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공화주의와 경쟁하는 적들>(2019), <무엇이 우리정치를 위협하는가>(2016) 등이 있다.
 

김자경 기자

스페셜 인터뷰와 자치단체장 인터뷰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 입장에서 질문하고, 인터뷰이의 숨결까지 전하는 생생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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