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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 채진원 교수② “당정청 원팀? 대통령제는 견제와 균형 시스템, 당정분리해야”

인사청문회 이원화 되려면 청와대가 검증한 자료 국회에 넘겨야
여당이 정권 재창출하려면 재벌, 기득권화된 노동조직, 586 기득권 문제 깊이 파야
국민경선제 법제화가 정당 혁신의 출발점

 

[폴리뉴스 대담 김능구 대표, 정리 김자경 기자] 4.7 재보선 이후 친문강성 지지자들에 의해 한바탕 소란을 치른 더불어민주당은 송영길 대표체제로 안정되고 있다. 당 대표 선거를 앞둔 국민의힘은 38세의 최연소 0선 이준석 후보가 선두를 달리는 등 재편 움직임이 활발하다.

<폴리뉴스>는 지난 5월 17일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 연구소 교수를 만나 다양한 정치현안에 대한 그의 생각과 대안을 들었다.  

채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인사청문회 이원화’에 대해서 “청와대가 인사 검증했던 자료를 국회에 넘겨주면 (야당이) 굳이 도덕성 문제를 또 파헤칠 이유가 없다”며 “내놓지 못할 후보들은 아예 내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 교수는 또 문재인 정부의 당정청 일체 노선에 대해 “대통령제는 견제와 균형 시스템을 지켜나가야 되는데 당정청 원팀은 내각제 요소가 강하다. ‘원팀이 되자’ 그러면 대세를 따르란 이야기”라며 '당정 분리'를 주장했다. 

그는 “원팀 노선부터 부동산 정책기조, 2030 청년대책 등 여러 가지 문제에서 (여당이) 너무 안이하다”며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재벌과 기득권화된 노동조직, 586 기득권 문제에 대해 언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정당 혁신을 위해서는 “미국식 예비경선제에 기반한 국민경선제가 빨리 법제화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인사청문회가 진통을 겪었다. 박준영 후보의 자진사퇴로 일단락이 됐지만, 대통령께서 다음 정부부터는 인사청문회를 이원화해서 도덕성 부분은 비공개, 직무 능력이나 이런 부분들을 공개로 하는 게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어떻게 보시나.

정치문화의 문제인 건지, 아니면 인사청문회법 문제인지, 어쨌든 도덕성 검증과 능력 검증을 분리해서 하자는 말에 저는 일정 동의하는 편이다. 그런데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단서가 하나 필요하다. 청와대가 인사 검증했던 그 자료 있지 않나. 첫 번째 개인 신상 리스트. 병역이나 세금, 도덕성과 관련된 거. 두 번째 정책 능력과 관련된 자료, 주로 정치 성향에 대해서 보여주는 공직자로서의 자술서다. 세 번째 적격 여부를 판단한 자료가 있다. 이 자료를 국회에 넘겨주면 굳이 찾아서 도덕성 문제를 또 파헤칠 이유가 없다. 

미국식 인사청문회는 자수를 한다는 거다. 자수할 만큼 경쟁력이 있단 얘기고, 양심껏 야당에게도 보여준다. 그래서 비공개로 한다. 그것만 통과되면 자연스럽게 정책 검증이 되기 때문에 지나치게 도덕성 위주로 되어 있는 청문회가 균형 있게 갈 수 있다. 두 균형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1차적으로 청와대가 자기들이 검증한 3가지 자료에 대해서 국회에 신고할 만큼 경쟁력이 있어야 되고, 거기 내놓지 못할 후보들은 아예 내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정당 민주주의에 대해서 강조하고 계신다. 노무현 대통령은 당정 분리를 주장했는데 지금 문재인 대통령은 당정청 일체, 원팀을 이야기한다.

우리나라는 삼권분립의 대통령제다. 물론 내각제 요소가 있지만, 권력분립을 기본으로 움직인다. 내각제는 권력융합이다. 다수당의 당대표가 수상이 되어서 입법부, 행정부가 결합이 되는 거다. 두 제도가 각각 장단점이 있다. 제도적으로 봤을 때 친화성이라는 게 있다. 대통령제는 대통령의 방식으로 리더십을 발휘해야 되고, 내각제는 내각제 방식으로 리더십을 발휘해야 제도적 친화성이 생기는데, 공교롭게도 문재인 대통령은 당정청 원팀을 말해서 노무현 대통령이 했던 당정 분리론과 다른 노선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연구대상인 것 같다. 

당정청 원팀이란 것은 내각제 요소가 강하다. 대통령이지만 마치 수상처럼 역활하는 거다. 수상은 한 정파의 대표이고, 대통령은 한 정파가 정권을 잡았지만 국가와 국민의 대표이기 때문에 탈 정파적 요소가 있다. 그러면 왜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고 하신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과 다른 당정청 원팀을 내각제 방법으로 운영하는가. 저는 노무현 정부에 대해 실패했다고 평가하는 그 지점에 오해가 있다고 생각한다. 진단에 대한 오해와 약간의 트라우마가 있으신 것 같다. 어쨌든 대통령제는 견제와 균형 시스템을 지켜나가야 되지 않나. 대통령으로서는 한 목소리를 내는게 견제 안 받고 좋다. 그렇게 하려면 내각제가 편하다. 

야당이 정부를 공격하는 걸 피하기 위해 미국은 의원의 자율성이 높다. 무리를 짓지 않도록 하는 거다. 여당, 야당 이렇게 편을 안 만들면 압력이 적어질 수가 있다. 의원 자율성에 의해서 강제 당론을 줄이고, 내편 네편이 약하기 때문에 여야 간 교차 토론도 가능하고 투표도 가능하다. 거기서 대통령제의 기술이 나온다. 대통령이 야당이든 자기당이든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을 헌법기관으로 존중해주면서 설득하는 리더십이다. 

노무현 대통령 당시 여소야대 국면이었다. 그 딜레마에서 벗어나기 위해 찾아낸 게 대연정이다. 물론 내각제로 개헌할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 헌법에서도 내각제 요소가 뭔가 들여다 보니까 충분히 대연정 같은 것이 가능한 것이다. 선거에 이긴 다수당에게 총리를 주겠다고까지 했다. 그러면 교착이 약화될 것이고, 당연히 합의적인 요소가 강해지기 때문에 국민들 입장에서 볼 때는 덜 싸우고, 법안에 아웃풋이 있는 거다. 그래서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굳이 어려운 개헌을 하지 않아도 현행법에서 운용을 잘 하면 대연정도 가능하다.

-당시에는 지지세력마저 등을 돌리게 되는 결과가 나왔다. 

초창기 때는 지지자들한테 욕도 먹고 바닥을 쳤는데 그걸 길게 보고 다른 평가를 했더라면. 결정적으로 약점이 하나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총재 공천권을 포기했는데 자기만 공천권을 안 한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었다. 대통령이 청와대 공천, 계파공천 내지는 총재 공천을 아예 하지 못하도록 국민경선제를 법제화 시켜놨더라면. 

나중에 국민경선제 법제화 하자고 얘기가 나왔는데 그걸 또 문재인 대통령이 반대했다. 당시 새누리당 김무성 원내대표 때 한쪽에서 하자고 하고, 한쪽에선 반대를 했다. 오픈 프라이머리를 특권 때문에 젊은 사람들 차별한다고 해서 안 받으셨는데 저는 그걸 제도화 시켜놨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고, 그런 트라우마로부터 벗어나 다르게 생각했을 것 같다. 의원들도 자율성이 생기면 당정청 원팀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무리를 짓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에 청와대 부담을 줄일 수가 있었는데 그렇게 못했다. 

-그땐 국민경선 합법화 일보 직전까지 갔던 것 같다.

거기서 저는 문재인 대통령이 오해를 하지 않았나. 결국 당정청 원팀으로 성공했는가? 초창기엔 그런 것 같았는데 이번 선거에서 지고 자승자박이 되었단 생각이 든다. 물론 송영길 당 대표가 당 주도 정책을 펴겠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청와대 입장에서 정말 쿨하게 OK 할 수 있겠는가. 

원팀이란 말이 좋은 말 같지만 사실 뜯어보면 기존의 권력을 정당화하는 측면도 있다. 다양성, 이견, 이런 차이를 막고 기존 주류, 청와대 목소리를 가볍게 여기지 말아라, 입단속용으로 사용되는 언어일 수도 있다. ‘원팀이 되자’ 그러면 대세를 따르란 이야기다.

-노무현 대통령은 연구소도 만들고 우리나라 정치에 대해서 늘 문제의식을 가지고 해법을 찾아내려고 끊임없이 공부했다. 퇴임하고 민주주의에 대해서 책을 쓰시다가 돌아가시지 않았나.

저도 기억 나는데 그 당시 ‘민주주의 2.0’이라는 요즘 말로 하면 시민들이 참여해서 토론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셨고, 그걸 구체화하기 위한 자기 정치일정, 정치과정, 정치경험을 정리하는 책을 쓰시다 돌아가셨다. 

우리가 노무현 정신을 얘기하는데 노무현 정신이 뭔가에 대해선 중구난방이다. 중요한 연구과제라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반칙과 특권 없는 상식이 통하는 사람 사는 세상’이 꿈이었고, 기본적으로 권력 분립이다. 가로축으로 입법·사법·행정 권력, 세로축으로는 지방·중앙, 서로 견제와 균형 속에서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세상, 시민 참여 정부, 제 식으로 해석하면 민주공화주의의 등불과 같은 기치를 내세운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저도 논문을 한편 썼다. ‘공화주의자 노무현의 정신’. 칼럼도 많이 쓴다. 초기 노무현과 중기 노무현, 후기 노무현이 있는데, 아시겠지만 초기는 변호사 때, 혹은 시민운동가로서 독재와 싸웠던 그런 경험이다. 그런데 국회의원이 되고, 대통령이 되면서 약간 포지션이 달라졌다. 성숙한 민주주의 얘기를 많이 한다. 대화와 타협을 해야 되고, 국가 운영자로서 갈등을 해소해야 된다. 앞서 말한 대연정이라든가. 

또 노무현 대통령이 잘한 게 새마을운동이라든가 박정희 대통령 업적에 대해서 굉장히 칭찬을 많이 한다. 새마을운동이 글로벌한 시민운동으로서 아프리카라든가 빈곤국에 소개되는데 애를 많이 썼다. 화해도 많이 얘기하셨다. 그런 걸 보면 정치라는 게 결국은 여러 사람이 함께 한다는 거다. 다양한 가치를 존중하면서 물론 논쟁도 있고, 토론도 있는데 그걸 두려워하지 않았다. 정치인으로서 할 말은 한다. 

-지금 보면 보수정당, 야당 사람들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박하지만은 않다. 지역 균형발전, 돈 안 쓰는 선거, 이 부분은 누구라도 다 인정한다. 뿐만 아니라 국정운영 요소 요소에 많은 것이 있는데 문 대통령은 그에 대해서는 트라우마가 있는 것 같다. 만약 정권 재창출로 3기 민주정부가 들어선다면 또 다른 변화가 필요하겠다.

그렇다. 당정청 원팀 갖고는 야당과의 관계가 계속 적대적인 공생관계로 갈 수밖에 없다. 이게 원내정당화가 되거나, 원내 의원들 자율성이 생기면 굳이 패거리를 안 짓는다. 그러면 당정 관계가 이렇게 원 세트로 갈 필요가 없다. 왜냐면 야당에서도 친 정부파가 생기기 때문이다. 물론 여당 내에도 친 야당파 의원이 생길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상쇄효과가 있기 때문에 굳이 패거리를 짓지 않고, 여당 청와대 대 야당 구조를 가져가지 않아도 새로운 구분이 생긴다.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당정청 원팀이 갖고 오는 사실상 협치가 실종된 이런 적대적인 대외관계가 안 생긴다. 

-여당이 정권 재창출을 안이하게 보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든다. 다음 대선 어떻게 보나.

공감한다. 일단 당정청 원팀 노선부터 시작해서 부동산 정책기조, 2030 청년들에 대한 진단과 처방, 여러 가지 문제에서 너무 안이하다. 586 기득권 문제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는다. 노동개혁이나 여러 가지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깊이 파야 된다. 진단을 잘 해보면 결국 나오는 게 재벌과 기득권화된 노동조직, 이것과 연관된 586들 이게 지금 드러나야 되는데 계속해서 박근혜 실정, 박근혜 농단 후속 세력에게만 계속 딱지를 붙여서 반사 이득을 얻으려고 한다. 조국 사태 이후 내로남불 똑같지 않나? 

뭔가 더 생산적이고 더 비전 있다, 더 유능하다, 민생문제를 해결하는데 더 효과가 있다, 우릴 지지해달라, 그런 얘기는 잘 안하고 여전히 숨기고 있다. 한쪽은 지금 여러 가지 역동적인 모습이 나타나서 야권 대통합, 재편해가지 않나. 마찬가지로 여권 재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586 기반을 조금 약화시키고 다른 기반을 수혈하든지, 재편을 하든지, 뭔가 조치를 취하지 않고서는 힘들지 않겠는가. 현재 180석 중에 586이 너무 많은데 목소리가 단일하지도 않다. 이렇게 가다가는 아무것도 못할 수 있다. 

민주당이 노무현 정부, 문재인 정부 이렇게 10년동안 집권할 수 있던 이유는 DJ정부가 특대위를 통해서 노무현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이 있었다. 국민경선제를 통해서 그런 과정이 한 번 있었고, 두 번째는 열린우리당이 대분열을 통해서 다시 대통합되는 그런 과정이 있었다. 이 두 가지 동력을 통해 민주당이 두 번 (정권을) 잡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과정을 지금 야당이 똑같이 가져간다. 뭔가 내부를 폭파시킬 정도의 이런 산고의 진통. 생산적 파괴, 자기 파괴적 창조, 그런 행위를 해야만이 경쟁력이 생기지 않을까. 과연 윤석열 후보를 민주당 후보가 막을 수 있겠는가. 이재명 지사가 우월하다고 얘기하지만 본선 경쟁력은 의문이다. 윤석열을 이길 수 있는 대안적 지지층이든 후보든 근본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야 된다.

-박용진 의원이 민주당 대선후보 예비경선부터 국민경선제를 도입해야 된다고 주장했는데, 그 목소리의 여파가 전혀 없다. 

예전에 선관위가 국민경선제 위탁을 제안한 적이 있다. 미국식 예비경선제, 예비선거제와 유사한 국민경선제다. 당이 특정한 강성 지지자들에 포획되어서 민심과 당심이 분리 되면서 결과적으로 민심을 왜곡하는 훼손된 정당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미국식 예비경선제에 기반한 국민경선제가 빨리 법제화 되어야 한다. 이 문제가 정당 혁신의 출발점이 아닐까 한다. 

분위기 쇄신을 위한 동력이 딱 틀어막혀서 없다. 열려있어야 새로운 에너지가 들어와서 뭔가 창조적 파괴가 일어나는데 강성 지지층만 똘똘 뭉쳐서 자기들끼리 으쌰으쌰 하고 있다. 당이라는 게 여러 측면이 있다. 당 조직도 있지만 국민들이 생각하는 마음 속의 정당도 있다. 그런데 선거라는 것은 지지층도 중요하지만 중도층도 있어야 되고 여러 층이 있어야 되는데 자기가 생각하는 마음 속의 정당에만 빠져 있는 거다. 

결국 계속해서 강성·극렬 지지층만 목소리를 크게 내면 낼 수록 당심과 민심이 왜곡된다. 예비 선거제 같은 걸 통해서 일반인들도 경선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끔 하면 강성 지지자들 목소리가 조금 약화가 될 거다. 그리고 더 엄격하게 후보를 거를 수 있는 것도 만들어진다. 박근혜 대통령도 경선을 통해서 됐다. 제대로 검증을 못 해낸 거다. 언론도 검증을 못 했고, 당원들도 제대로 검증을 못 했다. 예비경선제를 통해 조금 더 엄격하게 걸러냈더라면 아마 좀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 채진원 교수는 경희대학교 정치학과 졸업 후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로 재직중이며, 한국정치평론학회 연구이사를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공화주의와 경쟁하는 적들>(2019), <무엇이 우리정치를 위협하는가>(2016) 등이 있다.
 

김자경 기자

스페셜 인터뷰와 자치단체장 인터뷰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 입장에서 질문하고, 인터뷰이의 숨결까지 전하는 생생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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