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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빈의 정책논단] 이준석의 손을 들어준 민심의 정치경제학

 

헌정사상 첫 30대 당대표에 올라선 이준석 돌풍이 예사롭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당이 졸지에 수구 꼰대정당이 됐고, 내년 정권 재창출에 상당한 부담을 안을 정도가 됐다. 이 대표 당선의 파장은 ‘젊음(youth)’과 ‘지진(earthquake)’의 합성어인 ‘유스퀘이크(youthquake)’에 비견될 정도이다.

하지만 이 대표가 앞으로 정치권에서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먼저 2030세대의 열망을 담아 과거 구 여권의 40대기수론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기대’가 존재한다. 이런 일이 현실화하면 한국의 정치판은 세대교체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그런가 하면 이 대표 현상은 결국 꺼지고 마는 ‘거품’이 되고 현재의 정치구도는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여기서는 이 대표 특유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과 그동안 쇄신과는 거리가 있었던 보수정당의 한계 등을 그 근거로 꼽는다.

그럼에도 일말의 가능성조차 없었던 30대를 당대표로 선출한 민심에 반드시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난 경선에서 당심은 나경원 후보가 앞섰지만 이 대표는 일반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그것도 당원 투표가 70%, 일반여론조사는 30%에 불과했다.

민심이 나경원이 아닌 이준석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참으로 변덕이 심한 것이 민심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촛불정신을 주도했던 민심은 지난 재보선에서는 얄궂게도 그 반대편에 섰다. 이제는 30대 대표를 만들기까지 했다.

 

우리 국민은 왜 몇 년 만에 손바닥 뒤집듯 마음을 바꾸었을까. 민중은 같은 덫에 두 번 걸리는 우매한 존재라던 나폴레옹 3세의 말처럼 아둔하기 때문인가. 그렇지 않다면 어린아이처럼 조변석개하는 매우 불안전한 존재인가.

사실 이 모두가 정치인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민중에 대한 인식에 불과하다. 민중은 어쩌면 가장 현명한 존재일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백성들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유구한 역사 속에서 우리나라 민중은 최선의 선택을 해왔다. 몽골과 일본의 침략에 대응해 끝없는 저항에 앞장섰고, 고부 군수 조병갑의 학정에 맞서 녹두장군 아래 혁명 전사가 됐다. 조선시대 사림들이 치열한 당파싸움에 몰두하는 동안, 민중은 탈춤으로 이들의 타락을 비웃을 정도로 높은 정치의식을 갖고 있었다.

우리나라 역사를 정치 엘리트들이 전적으로 만들어냈다고 하기에는 우리 민중의 기여도가 너무 컸던 것이 사실이다. 다만 기록은 승정원과 사대부들이 하는 것이기에 역사는 정치엘리트 중심으로 기술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 높은 정치의식을 가진 국민이 이제 마음을 크게 바꿔먹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30대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X86세대에 대한 강한 부정이다. 그것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지금은 우리나라가 국가적 차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기. 급격한 변화가 막 시작되는, 이른바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를 맞고 있다. 모두 다 어렴풋하기는 하지만 그렇게 느끼고 있다.

엄청난 첨단기술이 현실로 구현되고, 세계 각국이 이를 향해 질주하고 있는 초연결사회 경쟁에 돌입한 것이다. 한국은 곧바로 최고국가가 되든지 아니면 추락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정치인들이 이런 문제를 과연 절박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일까.

코로나 와중에 G10까지 진입한 한국. 앞으로 잘만 한다면 G7, G5 안으로도 들어갈 수 있는 시점으로 보이는데, 반대로 G20권 밖으로 뒤처질 수도 있다. 이런 엄청난 변화는 앞으로 20~30년간에 걸쳐 이뤄지게 된다.

이 시점에 필요한 리더가 과연 누구일까. 60대 이상의 정치인들에게 있어서 30년 뒤의 세상은 사실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이다. 그러나 30대 정치인들에게 30년 뒤의 세상은 곧 다가올 현실이다.

민중은 이런 점을 정치인들보다 훨씬 더 민감하고도 정확하게 판단한 것이 아닐까.. 과거 야권의 재벌 등 대기업에 기댄 정치농단과 적폐는 물론이고, 여권 일각의 내로남불식 정치와 징벌적 정책이 국가발전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겠나.

 

 

그런 만큼 여권도 네거티브 전략보다는 미래의 정치경제를 겨냥한 대선 전략을 세우고 대응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 더 중요한 해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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