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지도, 약 10%p차로 민주당 열세...40대도 등 돌려
1980년대생 당 전면에 세우자 VS 연령 상관없는 개혁인사로
종부세 완화해 부동산 민심 달래야 VS 불로소득엔 무조건 과세
‘진보는 분열해서 망한다’...이제는 지루한 토론 끝낼 때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이 위기다. 구시대 정치에 강력한 쇄신을 촉구하는 ‘이준석 쓰나미’에 휩싸여 좀처럼 묘안을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 지진해일을 막기 위해 대선기획단의 젊은 피 수혈, 집권당의 강점인 정책·입법 분야로 정면 승부를 걸어보려 하지만 국민의힘 이준석 체제의 변화 속도에 밀린다는 지적이다.

與, 이준석 쇄신 바람 차단법 ‘안간힘’

‘따릉이 첫 출근' '대전현충원 방문' ’천안함 희생 눈물‘ 등 이 대표의 초반 행보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면서 정국 중심이 국민의힘에 쏠리자 여당이 ’여야정 상설협의체 가동‘ 카드를 빼들며 국면 전환을 노리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소상공인 손실보상이나 부동산 안정 등 초당적 협력이 필요한 사안이 많다"며 "여야정 상설협의체의 조속한 가동에 적극 협력해 줄 것을 이 대표에게 공식 요청한다"고 밝혔다. 여야 협치를 강조하면서 제1야당 쇄신 바람에 합류하면서도 주요 현안 등 국정책임도 나눠지겠다는 다중 포석으로 읽힌다. 이에 이 대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른 시일 내에 합의해 정례화할 수 있도록 말씀드리겠다"고 화답했다.

이런 민주당의 움직임은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취임 후 벌어지는 당 지지도 격차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7∼11일 조사한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9.1%, 민주당 29.2%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전주 보다 1.1%포인트 오른 반면 민주당은 0.5% 떨여졌다. 민주당 지지층인 40대가 여당에 등을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전주 대비 4.4% 포인트 오른 30.7%를 기록했고 민주당은 11.1%포인트 떨어진 36.7%로 나타났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이준석 새 당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 이준석 새 당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여권이 대외적으로 야당을 협의체에 묶어둔다고 해도 내부적으로 주요현안이나 이준석 체제의 쇄신 움직임에 대응할 방안이 있느냐다. 당 세대교체, 부동산세재 등 곳곳에서 여권 내부는 갈등을 빚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진보는 분열해서 망한다?

우선 ‘청년’을 당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는 ‘세대교체’ 움직임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에는 1980년대생 이동학 최고위원(지명직)이 있다. 또 세계은행 출신 최지은(1980년생) 국제대변인 등도 있다. 이들을 대선기획단장으로 세우자는 의견이 있다. 연령대를 낮춰 청년정치인의 활동무대를 대선정국에서 더 키우자는 것이다.

반론도 만만찮다. 연령에 구애받지 않고 민주당의 쇄신을 보여주거나 불러올 인물을 외부에서 영입하자는 의견이다. “이동학 최고위원은 청년미래연석회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데 이는 대선기획단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라며 당 전략기획위원장인 송갑석 의원이 15일 라디오인터뷰에서 잘라 말한 것도 이런 주장에 힘을 싣는다.

진성준 의원도 최근 <폴리뉴스> 대선전망토론회에서 “민주당이 당장 하루아침에 어떻게 이준석을 대체할 만한 인물을 내놓을 수 있겠느냐”며 “이준석 돌풍이 공정과 생활정치를 외면한 정치권에 대한 폭발적 저항이기 때문에 이를 쇄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민심이반을 가속화 하고 있는 부동산 세재안에 대해선 당내 갈등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민주당 부동산 특위는 당초 종합부동산세 기준을 ‘9억원 초과’에서 ‘상위2%'(공시가 11억원 추정)로 완화하는 세재개편안을 마련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현정부가 목표로 잡은 부동산 안정화는 사실상 실패했고 이제는 부동산시장 정상화가 필요한 시기”라며 “현 정부의 실책으로 올라간 부동산 값에 대해 세금을 매기는 것을 어떻게 국민이 용인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친문계 의원 모임인 '민주주의4.0'과 개혁성향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를 중심으로 반대했다. 이들 모임에 소속된 의원 63명은 최근 윤호중 원내대표에게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실제 윤 원내대표는 상위3% 과세를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부동산 세재 완화는 명백한 부자 감세로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 추진해온 정책의 일관성을 뒤집는 것이란 지적이다.

이에 민주당은 종합부동산세를 공시가격 상위 2% 부동산에만 부과하는 방안과 1주택자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기존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이번주 정책 의원총회에 올려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부동산특위는 종부세를 ‘상위 2%’에 부과하되, 9억원 초과분에 대해 과세하는 ‘절충안’도 마련해 의원들을 설득키로 했다.

여당 관계자는 “불로소득에 대한 과세를 말하면서 기준을 9억원으로 못박는 의원들을 이해할 수가 없다”며 “현정부 들어 부동산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만큼 종부세 과세기준도 상향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실제 김진표 부동산특위 위원장도 최근 9억원 기준이 종부세를 만들 당시엔 상위 1%를 기준으로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이 민주당은 분열 양상이다. 이준석 쓰나미에 제대로 된 대응책조차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다. 물론 최적의 대안을 찾기 위해선 치열한 토론을 거쳐야 하지만 정치권 쇄신 바라는 국민적 열망이 여당의 결론 없는 토론을 언제까지 기다려줄지 의문이다. 정가에 회자되는 ‘보수는 부패해서 망하고 진보는 분열해서 망한다’는 말을 민주당이 귀담아들어야 할 시점이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