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숱한 구설로 대못박던 송영길, 국민에 사과하라"…과거 발언도 소환
송영길 "버스정류장 앞에 위험한 현장 방치…동구청장 질책한 것"…해명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광주 건설 현장 붕괴사고 대책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광주 건설 현장 붕괴사고 대책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

[폴리뉴스 김서정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광주 건물 붕괴사고와 관련해 "버스정류장만 아니었다면 운전자가 엑셀러레이터만 밟았어도 살아날 수 있던 상황"이라고 말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이 발언이 버스기사를 탓하는 뜻으로 해석되며 논란이 확산되자 정치권까지 합세하며 비판 공세에 나섰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은 "피해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망언"이라며 지적했다.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집권여당 대표가 제대로 된 원인진단과 개선책을 내놓기는커녕 황당한 인식을 갖고 있으니 이러한 인재가 반복된다"며 "가슴아픈 참사의 책임을 애꿎은 피해자에게 전가하지 말라"고 했다.

송 대표의 과거 발언들 또한 거론됐다. 황보 대변인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는 '대포로 폭파를 안 한 게 어디냐'라고 하고, 뉴질랜드 외교관 성추행 사건에는 '문화적 차이'를 운운했으며 '기러기 가족'을 비하하기도 했다"며 "셀 수도 없을 만큼 숱한 구설로 국민 가슴에 못을 박았던 송 대표"라고 수위를 높였다. 그러면서 "자기성찰부터 제대로 하고 민심을 돌보길 바란다. 즉시 피해자들과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사회적 참사의 구조적 문제를 파악하고, 문제해결과 사고 방지에 대한 고민을 하기보다 '하필 공사장이 있었고, 시간대가 맞았다'며 운이 없었다는 식의 망언은 희생자를 두 번 죽이는 막말"이라며 "참사까지 남탓하는 여당 대표는 즉각 사과하라"고 말했다.

이어 "승객을 살리지 못한 죄책감에 힘들어하는 운전사와 그 가족들에게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을 전가하는 폭력"이라며 "'남탓 전문당'의 대표답지만, 최소한 인간의 도리를 넘어서는 발언은 자중해야 하지 않나. 당장 사과부터 하라"고 거듭 강조했다.

허은아 의원도 이날 자신의 SNS계정을 통해 "민주당에는 '망언 총량의 법칙'이 있는 것인가"라며 "2010년 연평도 포격전 현장 불타버린 가게에서 소주병을 들어올리며 '이게 진짜 폭탄주네'라고 말하던 송 대표답다"라고 직격했다.

이어 "버스 운전자의 본능적 감각을 찾기 전에 정치인으로서의 본질적 공감능력을 먼저 생각하기를 바란다"고 질책했다.

국민의당도 비판 공세에 나섰다. 홍경희 수석부대변인은 "당대표가 되면 좀 나아질 줄 알았지만 그의 언어는 변하지 않은 채 그대로였다"며 "송 대표는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무책임한 발언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발언에 신중에 또 신중을 기하기 바란다"고 했다.

앞서 송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광주 학동 건축물 붕괴사고 대책' 당정협의에서 "바로 그 버스정류장만 아니었다고 할지라도, 운전자의 본능적인 감각으로 뭐가 무너지면 엑셀러레이터만 조금 밟았어도 살아날 수 있던 상황"이라며 "하필 버스정류장 앞에 이런 공사현장이 되어있으니 그게 정확히 시간대가 맞아서 이런 불행한 일이 발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 발언이 버스기사를 탓하는 뜻으로 해석되며 '실언' 지적이 일자 기자들과 만나 "제 말의 취지는 버스정류장 앞에 그 위험한 5층짜리 건물 해체장 방치가 있을 수 있는 일이냐. 이는 광주 동구청장을 질책하는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건물 해체 작업을 대로변에 방치해서는 절대 안 되겠지만 백번 양보해서 동구청이 버스정류장을 10~20m 공사장에서부터 (떨어지도록) 옮겼다면, 버스가 가는 과정에서 건물이 붕괴됐을 때 버스기사가 조금이라도 엑셀을 본능적으로 밟았으면 붕괴 시점을 피해 뒷부분이라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란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버스기사 비난이 아니라 왜 이런 위험한 건물을, 일반 상황에서도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인데 더군다나 버스정류장 바로 앞에 방치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며 억울함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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