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 아내 김건희 씨, 접대부 '쥴리'설 직접 해명
여야 반응 극명하게 갈려... 여 "치명적 실수" 야 "자충수"
일각에서는 긍정 평가도 나와 "적절한 타이밍에 해명한 것"
여론조사 향방은... 지지율 1위 가도에 제약 걸려, 이재명 지사와 경합
[폴리뉴스 홍수현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초도에 대형 변수가 등장하며 먹구름이 끼었다.
이른바 '쥴리' 논란. 내용인즉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가 과거 '쥴리'라는 예명으로 접대부 활동을 했다는 의혹으로, 가장 충격을 안겨주는 부분은 이 논란에 공식적인 불을 당긴 것이 바로 김 씨 자신이라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2일 윤 전 총장 장모가 법정구속되는 사태까지 몰아치면서 처가집 악재가 '윤석열 대선행보'를 덮치고 있다.
김건희 씨는 윤 전 총장이 대권 선언을 한 하던 날(29일) 오후 인터넷 신생 매체 뉴스버스와 인터뷰에서 최근 온라인상에 떠도는 일부 내용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격앙된 목소리로 "억울하다" "속상하다" "기가 막히다"라는 말을 여러 번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제가 쥴리니, 어디 호텔에 호스티스니 별 얘기 다 나오는데 기가 막힌 얘기"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의 유흥주점에서 '쥴리'라는 예명으로 접대부로 일하며 검사들을 알게 됐고, 윤 전 총장도 만났다는 일부 유튜브 채널이나 인터넷 게시판의 소문을 일축한 것이다.
김 씨는 "저는 원래 좀 남자 같고 털털한 스타일이고, 오히려 일 중독인 사람"이라며 그래서 석사학위 두 개나 받고 박사학위까지 받고, 대학 강의 나가고 사업하느라 정말 쥴리를 하고 싶어도 제가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쥴리였으면 거기서 일했던 쥴리를 기억하는 분이나 보셨다고 하는 분이 나올 거다. 제가 그런 적이 없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게 가려지게 돼 있다. 이건 그냥 누가 소설을 쓴 거다. 죄송하지만 나중에 쥴리를 한번 취재해 봐달라"며 "저랑 거기서 만났다고 하는 분들도 있던데, 진실을 취재해달라. 제가 쥴리를 해야 될 아무런 이유가 없는 사람이다. 차라리 쥴리의 진실을 찾아서 그런 거 한번 써보라"고 덧붙였다.
김 씨는 자신이 윤 전 총장을 만나기에 앞서 과거 유부남 검사와 동거를 했다는 소문에 대해서도 "제집에는 제 친구들도 모여 살았다"며 "누구랑 동거할 시간이 없는데, 어떻게 누구랑 동거를 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자꾸 마타도어로 기득권을 지키려고 하는데, 이래선 우리 국민들이 피해를 본다"며 "제가 공무원 부인으로 한 9년 살아봤는데, 이런 거짓에 너무 놀아나니까"라고 지적하며 거짓과 진실은 반드시 있는데, 목소리 큰 사람이 자꾸만 이긴다. 그래도 결국 사실은 사실이고, 진실은 드러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다음날 국회 소통관을 방문한 뒤 가진 기자 인터뷰에서 김 씨 인터뷰에 관한 질문을 받고 "아침에 일찍 행사를 나오느라 (못 봤다). 한 번 챙겨보겠다"고만 답했다.
"'쥴리' 거론 치명적 실수... 극복 어려워" "김건희 해명은 자충수"
김건희 씨의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극명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야당에서는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고 여당에서는 내심 반가운 눈치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구을)은 1일 TBS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씨가 쥴리 풍문에 정면 반박한 것을 두고 "치명적 실수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거, 하는 거 아니다. 상대방이 누구라도 그런 이야기는 정치판에서 하기가 어렵다"며 "그런데 본인 입으로 물꼬를 터 버렸으니까, 이제 그 진위에 대해 국민들이 집요하게 검증하려고 들 것 아니냐"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대응할 만한 성질의 것이 아닌데, 너무 일찍 그걸 객관화시키고 일반화시켜서 과연 윤 전 총장한테 무슨 득이 되겠냐"며 "SNS나 옐로페이퍼나 이런 데서나 거론될 문제가 정식으로 지면에 활자화되고 거론돼 버렸으니 상당히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같은 방송에서 "김건희 씨 해명은 굉장히 불리한 판단"이라며 "오히려 직접 인터뷰하면서 전 국민이 (소문을) 알게 한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서울 마포구을)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충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제가 갑철숩니까, 제가 MB아바타입니까"라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과거 발언을 언급하며 "이런 바보 같은 토론 방식은 프레임 전쟁에서 대패를 자초했다. TV토론의 하책 중 하책"이라고 깎아내렸다.
정의당의 경우 정파적 입장과 관계없이 "여성의 과거에 대한 성적인 의혹을 제기하는 행태는 너무 낡은 방식"이라고 지적하며 쥴리 사태는 '여성 인권' 문제로도 번지고 있는 형국이다.
"해명 타이밍 괜찮았다... 적절한 대응"
일각에서는 발 빠른 공개 대응이 긍정적 영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이미 김 씨와 관련된 소문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었기 때문에 적절한 타이밍에 해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여권 성향의 온라인 정치 커뮤니티 또는 유튜브 등에는 김 씨와 관련된 소문이 빠르게 퍼지는 상황이었다. 윤 전 총장 관련 기사 댓글에서도 "쥴리가 누구냐"는 내용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일 데일리안에 "윤 전 총장 기사 댓글에 온통 '쥴리'뿐인데 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게 더 이상하다"며 "대선은 인물 선거라서 확실한 해명은 해명으로 받아들여진다. 흑색선전에 대한 사전예방과 김빼기를 예상할 수 있는 적절한 대응이었다"고 평가했다.
쥴리로 시끌... 정치인 윤석열 첫 성적은? 잘나가던 대선 가도 제약
그동안 윤 전 총장은 여야를 막론하고 모든 대권 주자를 통틀어 지지율 1위를 유지해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21일~22일까지 이틀간 실시한 6월 4주 차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 윤 전 검찰총장은 32.2%의 지지율을 얻으며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오차범위 밖의 격차로 앞섰다. 지난 3월 조사 이후 5회 연속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은 대권 도전을 공식화하며 지지율 상승을 노리는 컨벤션 효과를 예상했던 것과 달리 대선 출마를 선언하던 날 이동훈 전 대변인의 금품수수혐의 보도가 쏟아지고 김 씨가 직접 쥴리 루머 해명에 나서는 등 연이은 악재로 지지율이 출렁였다.
실제 출마 선언 이후 조사된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한 지지율은 변화가 없거나 아주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업체가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29일) 선언 전후인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여론을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은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지난주보다 1%포인트 오른 21%를 기록했다.
27%로 지난주와 수치 변동이 없었던 이재명 경기지사에 이은 2위다. 표본오차가 95% 신뢰수준에서 ± 3.1%포인트인 만큼 윤 전 총장이나 이 지사 모두 지지율이 큰 변화가 없었던 셈이다.
또 입소스가 SBS 의뢰로 28일~29일 이틀 동안 실시간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 지사와 윤 전 총장간의 여야 가상 양자대결에서 ‘이재명 42.2% 대 윤석열 39.2%’로 3.0%p 오차범위 내 격차로 경합했다(없다 15.5%, 모르겠다 2.3%).
한국갤럽의 7월 1주차(6/29~7/1)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결과도 비슷했다. 윤 전 총장이 25% 이 지사가 24%를 얻으며 박빙의 격차로 1위를 두고 경합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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