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발전 유지여부·친환경차 전환·감축량 산정 등 고려
SK이노베이션 등 기업,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
EU, 7월 중순 ‘탄소국경세’ 도입 초안 발표 예정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오는 10월 말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기업들은 이 같은 '친환경·탄소중립' 기조에 맞게 사업 모델을 전환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4일 서울국유림관리소 관내 삼태기 도시숲에서 열린 '친환경·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념식수' 행사에서 박은식 산림청 국제산림협력관과 김광수 포스코 부사장 등이 식수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오는 10월 말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기업들은 이 같은 '친환경·탄소중립' 기조에 맞게 사업 모델을 전환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4일 서울국유림관리소 관내 삼태기 도시숲에서 열린 '친환경·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념식수' 행사에서 박은식 산림청 국제산림협력관과 김광수 포스코 부사장 등이 식수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탄소중립 실현 방향을 담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오는 10월 말 발표될 예정이어서 산업계가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EU 집행위원회도 7월 중순 탄소 국경세 초안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관련 국내기업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2050 탄소중립위원회 윤순진 공동위원장은 지난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대면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위원회는 현재 국책연구기관 중심의 전문가그룹인 '기술작업반'의 방안을 내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윤 위원장은 주요 쟁점으로 ▲ 석탄발전 유지 여부 ▲ 산업부문 에너지 수요 전망의 적정성 ▲ 감축량 산정의 적정성 ▲ 내연기관차의 친환경차 전환 문제 ▲ 흡수원 조성에 따른 생태계 영향 ▲ 탄소의 포집·저장·활용(CCUS) 실현 가능성 등을 꼽았다.

윤 위원장은 6월 목표였던 시나리오 수립이 늦어진 데 대해 "위원회 출범이 당초 계획보다 3개월가량 지연됐고,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우리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전문가와 이해관계자, 일반 국민과의 소통 절차가 중요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또 NDC 상향 일정이 '현 정부 임기 중'에서 '11월 초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로 앞당겨짐에 따라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연계해 NDC 상향을 검토,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8월 말께 상향된 NDC의 위원회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탄소중립’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날로 늘어나 심각한 상태에 이르고 있어서다.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이 발간한 ‘2020 지구대기감시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기후변화감시소의 한반도 이산화탄소 농도는 관측 이래 최고 농도를 기록했다. 충남 태안 안면도 감시소에서 관측한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난해 420.4ppm으로 역대 연평균 최고 농도를 경신했다. 고산(418.9ppm)과 울릉도·독도(417.6ppm) 역시 각각 관측을 시작한 2012년과 2014년 이래 가장 높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여론조사 전문회사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91명을 대상으로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한 인식'을 조사해 지난달 28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화석 연료(석탄·천연가스 등)를 사용하는 발전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응답은 73.6%,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은 53.5%로 나타났다.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비중 축소가 예상되는 원자력발전은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이 39.8%, 현행과 같이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26.6%로 조사됐다. 원전 비중을 유지·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이 66.4%에 이른다. 특히 만 18세 이상 20대 이하에서는 78.1%가 유지·확대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탄소중립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배출이 없는 원자력발전에 대한 국민 의식이 개선됐다”며 “화력발전 비중이 높고 재생에너지 발전 잠재량도 부족한 우리나라 현실을 고려해 원자력발전을 탄소감축 수단으로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탄소 중립’ 정부 기조에 발맞춰 기업들도 새 경영 방침을 내놓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회사 정체성을 '탄소'에서 '그린'으로 전환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2025년까지 30조원을 투자해 정유·화학 산업은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고 전기차 배터리를 중심으로 분리막, 폐배터리 재활용 등 그린산업에 '올인'한다는 것이다.

1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현재 배터리 수주 잔고는 1테라와트(ITWh) 이상"이라며 "2025년까지 30조원을 투자해 친환경 사업 비중을 현재 30%에서 70%까지 늘리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및 분리막 소재 부문에 2025년까지 20조원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해외에서는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한 ‘탄소 국경세’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탄소 국경세는 탄소 배출량이 많은 국가에서 배출량이 적은 국가로 상품 등을 수출할 때 부과되는 관세로, 탄소 배출을 줄이느라 부담이 커진 역내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EU에서 당초 세금 형태로 부과하는 방식이 검토됐지만 철강·시멘트·전기 등 일부 산업을 대상으로 기업들이 탄소배출권을 의무 구매하는 방식으로 논의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7월 중순 탄소 국경세 도입 초안을 발표할 예정인데, 유럽에 상품을 수출하는 한국 기업도 영향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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