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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최연소 당 대표 한 달 만에 ‘이준석 리스크’ 직면

여야 구분 없이 비판 행렬…대선 경선 앞두고 리더십 의구심
원희룡 “여당의 의도대로 끌려간 것”
윤호중 “이준석, 100분 만에 귤 맛 잃고 ‘탱자 대표’ 된 것이냐”
‘0선 원외 대표’ 이준석 리스크 현실화 가능성

[폴리뉴스 조성우 인턴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합의 번복이 ‘이준석 리스크’로 폭발했다. 최연소 당대표 취임 한달만의 일이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 저녁 여의도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찬 회동을 하며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합의했지만, 이후 긴급회의를 통해 100분 만에 번복 발표를 하며 비판을 받고 있다. 이는 당내 반대 의견을 의식한 결정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로 양당 수석 대변인을 통해 여야 합의 발표가 나온 직후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과 조해진 의원은 이 대표의 합의 결정을 비판했다.

이에 이 대표는 13일 “방역수칙에 따라 배석자 없이 진행된 회동이라 합의 내용이 충분히 설명되지 못했다”며 수습을 시도했지만 이미 시작된 역풍을 멈출 수는 없었다.

◆국민의힘 당내 불만 폭주…“송영길 대표가 비웃고 있을 것”

그간 국민의힘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반대하며 선별지급을 해야 한다는 당론을 꾸준히 견지했다. 무분별한 지원금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은 나랏빚 증가와 함께 미래 세대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뜻을 고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월 김종인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은 “재난지원금은 선별적으로 차등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때문에 기존의 당론을 어긴 이 대표에 대한 반발은 그 어느 때보다 거셌다. 13일 당내 유력 대선 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도 비판적인 뜻을 드러냈다. 원 지사는 “코로나가 안정될 시기가 되면 대선에 더 가까워질 것이다. 송영길 대표가 국민의힘을 비웃고 있을 것이다”며 “당 대표는 당의 ‘대표’다. 뛰어난 개인의 활동을 넘어서 당을 대표해야 한다. 그러려면 당과 함께 해야 한다. 대표로 선출되었다는 것뿐 아니라, 매 상황, 매 이슈마다 당의 구성원들과 가능한 최선의 방법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집단적 의사를 형성해야 한다. 독단적 스타일로 인식되면 당과 함께 하기가 어렵고 리더십이 성립되기 어렵다”며 이 대표의 리더십 부재를 비판했다.

‘전 국민 지급’이라는 결정뿐만 아니라 이 대표의 의사 결정 방식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같은 날 조해진 의원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대선 후보와 달리 당 대표가 여성가족부나 통일부 폐지 같은 조직 개편을 이야기하면 공약이 아닌 당론으로 받아들인다. 때문에 사전에 당내에서 논의나 공론화 없이 이야기하는 건 굉장히 문제 있다”고 비판하며 “그간 (이 대표가) 아무 문제가 없어서 말하지 않은 게 아니었다는 걸 깨닫고 더 신중한 당내 소통을 통해 책임감 있게 당을 운영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윤희숙 의원 또한 이 대표의 결정을 지적했다. 윤 의원은 “민주적 당 운영을 약속해놓고, 당의 철학까지 맘대로 뒤집는 제왕이 되렵니까”라고 되물으며 “당내토론도 전혀 없이 그간의 원칙을 뒤집는 양당 합의를 불쑥하는 당 대표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 민주적 당 운영을 약속한 당 대표를 뽑았을 때 자기 맘대로 밀어붙이는 과거의 제왕적 당 대표를 뽑은 것이 아니다. (이 대표는) 젊은 당 대표의 새로운 정치를 기대한 수많은 이들의 신뢰를 배반했다”고 꼬집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 대표의 합의 결정이 ‘해프닝’이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13일 페이스북에서 “여당의 포퓰리즘 매표행위에 날개를 달아준 꼴”이라며 “이번 2차 추경 예산에서 소득 하위 80% 재난지원금과 신용카드 캐시백 등을 전형적인 선심성 매표예산이라고 비판했던 그동안의 제1야당 입장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여당과 제1야당의 합의는 한순간의 해프닝이었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맹공…윤호중 “100분 만에 말 뒤집는 ‘탱자 대표’”

민주당은 이 대표의 번복 선언에 맹공을 가하는 형국이다. 민주당 의원뿐만 아니라 대권 주자들도 연이어 이 대표의 행보를 비판하고 나섰다. 회동을 함께한 송영길 대표도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이 대표의 지지를 부탁하면서도 ‘전 국민 지원금 지급’이라는 약속을 이행하라는 압박의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송 대표는 13일 자신의 SNS를 통해 “대표가 결단했다면 일단 존중하고 내부적으로 자세히 검토하는 것이 보편적인 일 처리 방식이라 생각한다”며 “국민의힘 의원들께서는 이준석 대표의 결단을 존중하고 뒷받침했으면 한다”고 밝히며 ‘전 국민 지급’ 합의 이행 촉구를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이에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댓글에서 “약속을 하면 지켜야 하고,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말아야 한다. 약속을 어기는 정치인은 정치해선 안 된다”고 답하며 번복 결정을 비판했다. 이어 자신의 SNS에서 “아무리 약속이 헌신짝 취급받는 정치라지만 이건 아니다”라며 “국민의힘은 국민께 사죄하고 여야 대표의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라”고 말했다.

같은 날 윤호중 원내대표도 ‘번복 선언’을 작심하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들의 삶에 직결되는 문제에 대해 여야 대표 간의 정치적 합의가 이렇게 가벼워서야 되겠나”고 반문하며 “이준석 대표는 100분 만에 말 뒤집는 ‘100분 대표’, ‘탱자 대표’가 되려는 것인가. 송 대표를 만나 귤 맛을 뽐내던 이 대표가 국민의힘에 가더니 100분 만에 귤 맛을 잃고 탱자가 된 것이냐”고 이준석 대표와 국민의힘에게 합의를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당 본경선에 진출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이날 SNS에서 “국정과 민생을 손바닥 뒤집듯 농락하는 야당을 개탄한다. 합의를 100분 만에 뒤집다니 국정이 장난인가?”라고 비판했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SNS에 “정당 간 약속이 언제든 깨질 수 있다면 정치 행위의 의미가 사라진다”고 대표 간에 이뤄진 약속을 지킬 것을 강조했다.

같은 날 이낙연 의원도 이 대표의 번복이 국민을 혼란에 빠뜨린다고 지적하며 “국민의힘은 국민을 세 차례나 혼란에 빠뜨렸다. 낮에는 재난지원금을 두고 선거용 매표행위라고 비난하더니, 저녁에는 당 대표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우리 당 대표와 합의했고, 100분 후에는 그것을 뒤집었다”고 지적했다. 

정청래 의원 또한 여야 대표가 직접 만나 합의한 사항을 번복한 행태를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날 “이준석 리스크는 뜻밖의 사고가 아니다. 어쩌면 예견된 사고일 수 있다. 송영길 대표와 전국민지원금을 합의했다가 2시간 만에 번복했다”며 “이준석은 더이상 국민의힘 리더(Leader)가 아니다. 따르는 이 없는 따릉이 타는 라이더(Rider)일 뿐이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민주당에서는 양당 대표가 만나 합의한 사항이 파기된 것에 대해 이준석 대표의 리더십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많았다. 13일 신동근 최고위원과 김용민 수석 최고위원은 각각 “이준석 열풍이 싸늘한 냉풍 되는 건 한순간”, “국민의힘 신의 없다. 이준석 리더십도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같은 날 김영배 최고위원은 “따릉이 타고 나타난 ‘이준석식 혁신’이 이런 것이었나”며 “국민의힘과 일부 언론이 칭송해 마지않던 ‘이준석 효과’가 ‘이준석 리스크’로 변하는 순간”이라며 ‘이준석 리스크’의 현실화를 주장했다.

◆“문제 없어 참은 거 아냐”…이준석 리스크 현실화?

이준석 대표는 지난 6월 11일 헌정 사상 ‘첫 30대 원내교섭단체 정당 대표’라는 타이틀을 획득하면서 취임했지만 한 달간의 성적표는 들쑥날쑥하다. 이번 이 대표의 합의 번복에 비판이 쏟아지자 ‘이준석 리스크’가 현실화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당론과 어긋난 정책을 합의한 것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이 대표는 이번 재난지원금 합의 번복으로 논란이 불붙었지만, 앞서 통일부·여가부 폐지론을 주장하고 중국 대사와의 접견에서 홍콩 문제를 거론하는 등 야당 대표로서 신중치 못한 발언을 하며 여러 문제가 쌓여왔다. 때문에 이번 ‘이준석 리스크’ 문제가 폭발한 것은 그동안 당 대표로서 부족했던 문제점들이 누적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12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한국의 젊은 세대는 홍콩과 같은 문제에 있어서 평화적인 해결을 기대한다”고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이날 오전 이 대표는 앞서 공개된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도 홍콩 문제와 관련해 중국에 대해 ‘잔인함’(cruelty)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또 ‘우리는 민주주의의 적에 맞서 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중국의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13일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에 이성적으로 접근한 것과 달리 한국 최대 야당의 이 대표가 홍콩 문제에 강경한 입장으로 영향력 확대를 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지용 푸단대 교수는 이 신문에 “이 대표는 중국이나 다른 나라 문제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정치신인”이라며 “당에 대한 국민의 시각을 바꾸려는 인터넷 유명인”이라고 깎아내렸다. 이처럼 이 대표의 발언은 외교적 문제로 번질 수도 있어 ‘이준석 리스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거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이준석 리스크’ 논란과는 달리 이 대표의 취임은 국민의힘에 새바람을 불어넣으며 시작됐다. 전당대회 기간에는 ‘이준석 돌풍’을 일으키며 흥행을 일으켰고 당무를 시작한 후에는 닷새간 총 1만 2043명의 당원이 새로 입당했다. 신규 당원은 2030세대가 36%, 5060세대가 41%를 차지하며 전 세대에 이준석 바람을 일으켰다.

이 대표는 ‘따릉이’를 타고 출근하고 ‘토론배틀’을 통해 대변인단을 선출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계속해서 정치판의 화두를 끌어오기도 했다. 실제로 토론배틀 ‘나는 국대다’는 총 564명의 지원자가 몰렸고 결승전에만 문자 투표 12만 건을 넘어서는 인기를 보였다. 

하지만 ‘파격’과 ‘흥행’ 이외에는 다소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선 버스론’을 주장하며 당 외 대선 주자들의 입당을 촉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홍준표 의원의 복당 외에는 뚜렷한 성과가 없다. 

이처럼 ‘이준석 리스크’ 논란은 쉽게 사그라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우선 중요 과업으로 꼽히는 국민의당과의 합당,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입당 문제 등을 성공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이준석 리스크’를 잠재울 방법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번 논란으로 ‘정치적 시험대’에 오르게 된 것이다.

한편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3일 원내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전 국민 지원 합의 자체가 팩트가 아니다”라며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당 입장은 달라진 게 전혀 없고 종전 입장과 똑같다”고 말하며 ‘합의 번복’을 부인했다. 이어 ‘이준석 리스크’가 터진 게 아니냐는 질문에 “호사가들이 하는 말이다”며 “각자가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건데 다만 그것이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부분이 있어서 설명드린 것”이라고 답하며 기존 당론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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