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위기, 시대가 원하는 ‘공정’ 상징성 가졌으나 비전‧정치력 못 보여줬기 때문
윤석열 반등 기회, 文정부 사법이슈로 ‘저항 포지션’ 이어갈 수도
최재형 경쟁력 ‘강직‧애국 이미지’에 국민의힘 ‘자금력‧조직력’ 시너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반기문재단에서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예방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반기문재단에서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예방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부인‧장모 비리 의혹 등으로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졌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입당하면서 소위 ‘윤석열 위기론’이 커지고 있다. 반면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자신의 경쟁력이 어느 정도인지 이제부터 증명해야 할 때다. 

이에 <폴리뉴스>는 정치평론가들은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 16일 김성수 한양대 교수, 이종훈 명지대 교수,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과 전화인터뷰를 했다.

윤석열 위기, 시대가 원하는 ‘공정’ 상징자본 가졌으나 비전‧정치력 못 보여줬기 때문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윤 전 총장이 내세우는 '공정성'에 있어 경쟁력이 있지만 비전이나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김성수 교수는 윤 전 총장에 대해 “우리 시대 20~30대가 약 44%인데 이들이 원하는 게 공정, 능력이고 그 부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시대정신으로 지지하고 있다”며 “현 정부가 공정한 세상을 만든다고 했지만 내로남불 행태로 그에 저항하는 윤석열이 반사체적 상징자본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이종훈 교수는 “최근 윤 전 총장의 일련의 행보들을 통해 1차 검증이 이뤄진 상태”로 “정치력이나 국정 비전이 확실히 있는 것 같지 않고 악재, 즉 부인‧처가문제가 불거졌을 때 문제 자체보다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한데 그런 부분에서 기대에 못 미쳤다”고 보았다. 이어 "검증대에 오르면서 악재도 터지고 어차피 한번은 그 과정을 거쳐야 한다. 누구라도 1차 검증을 거치며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며 "최 전 원장이 선입당을 하면서 겹악재를 맞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국민의힘 자체 후보자들이 별로 없었고 관심을 못 끌었는데, 최 전 원장 입당을 계기로 국민의힘 내 있는 대권주자들이 전체적으로 관심을 끌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제3지대와 국민의힘 중에 어디가 범야권 메이저리그가 되느냐 기로에서 최 전 원장 입당으로 국민의힘이 메이저리그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보수 지지층도 국민의힘 메이저리그에 관심 갖게 될 가능성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차재원 교수는 윤 전 총장에 대해 “진로에 대한 모호함이 가장 문제로, 윤 전 총장이 대선주자로서의 자기의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정권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만 낸다고 해서 박수칠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은 빨리 자기 진로에 대해 명확하게 보여줘야 한다”며 “국민의힘에 들어갈지 제3지대에 머물지 어떤 선택이든 득과 실이 있다”면서 “국힘에 가면 중도층‧무당층‧호남 쪽에서 표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반대로 제3지대에서는 조직도 없고 사람도 없고 혼자 외로운 행보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제1야당 경선이 시작될 때 많은 시선이 거기로 돌아갈 텐데, 세간의 관심을 자신 쪽으로 붙잡아둘 수 있는 비전과 콘텐츠를 갖고 있어야 한다”며 “어떤 결정을 하든지 득을 최대로, 실은 최소화시키는 방안이 준비돼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황장수 소장은 “정권이 전방위로 압박을 하면 자기도 압박을 해야 하는데 윤 전 총장은 정권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런 부분에서 이판사판 죽자살자 안 하면 검증이나 엑스파일에서 살아나기 쉽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본인 스스로가 다수 국민들이 저 사람을 갖다가 말을 하고 가치 부분이 옳다고 보며 방어벽이 돼야 하는데, 보수 언론이나 기득권 얘기를 듣고 있는 듯하다”며 “그게 과연 자기한테 방어벽이 되겠는가. 답답한 부분이 있고 저런 식으로 일관한다면 8월달 못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8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 조문을 위해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8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 조문을 위해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반등 기회, 文정부 사법이슈로 ‘저항 포지션’ 이어갈 수도

전문가들은 '윤석열 위기론'이 문재인 정부에 걸려 있는 한명숙 사건 등 사법 이슈가 이어지며 떨어진 지지율이 반등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도 보았다.

김 교수는 “윤 전 총장은 검사로 오래 생활하면서 적폐 수사의 큰 그림을 알고 있다”며 “현 정부가 걸려 있는 이슈들, 예를 들어 조국 사건, 월성 원전 재판, 울산시장, 김학의 등이 다 사법부와 직결돼있는데 최근 한명숙 건으로 메시지를 낸 것처럼 이러한 부분들을 크게 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속적으로 윤 전 총장의 말이 불공정하게 자기편을 감싸는 쪽에 저항의 메시지를 명확하게 던질 수 있는 포지션”이라고 보았다. 

김 교수는 “윤과 최, 둘이 서로 결이 다른 접근을 하는데 윤 전 총장의 경우 나름대로 중도층까지 포함할 수 있는 세력을 구성하고, 그것에 비해 최 원장은 대중적 인지도가 윤에 비해 낮은 편이어서 자기 조직화, 자금력에서 부족한 부분을 국민의힘에 입당해서 채우고 있다”고 했다. 이어 “둘은 시작 포인트가 분명히 다른데 최 전 원장의 국힘 입당은 최선의 선택이고, 윤 전 총장 입장에서는 인지도를 갖고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국민의힘에 입당하게 된다면 내부의 대권후보자들과 경쟁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외부와 내공의 협공에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 현재는 국힘이 윤석열의 대선버스 동참을 원하기 때문에 당내 유력 대권 후보자들이 자제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제 같은 팀에 들어오게 되면 안에서 경선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 안에서도 비판적인 의견이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교수는 “지금 여론조사야 민주당 경선 효과와 방역에 대한 정부의 역할론으로 민주당 쪽 지지율이 올라가는 선택적 지지율을 갖고 전체를 재단할 수 없다"며 “윤 전 총장이 자유민주주의, 시장, 법치를 얘기했지만 어떠한 정치철학을 갖고 있는지 그 토대가 보강되면서 저항의 반사체가 아니라 발광체를 보여주면서 사법부 이슈하고 묶어지게 되며 강직한 모습을 보이는 순간 반등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8월 이후 국힘에서 경선이 시작되면 안철수 김동연 오세훈 등의 주자가 참여한다고 할 때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지지율이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윤 전 총장이 인물들을 바깥에서 모으는 것을 보니 흔히 선수들이 별로 없고 아마추어들로 배가 산으로 간다”며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손을 잡거나 아니면 국민의힘 입당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며 “지금부터는 구체적인 공약들이 나와줘야 하는 시점으로 개괄적인 원칙론이 아닌 이명박의 747, 박근혜의 줄푸세, 이재명의 기본소득처럼 대표상품이라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이준석 대표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이준석 대표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재형 경쟁력 ‘강직‧애국 이미지’에 국민의힘 ‘자금력‧조직력’ 시너지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대해서는 강직하고 애국적 이미지가 있지만 국민의힘 입당으로 자금력과 조직력을 확보하면서 시너지를 내며 경쟁력이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김 교수는 최 전 원장에 대해 “청렴하고 도덕적인 부분에서 강직한 모습을 갖고 있고, 살아온 환경이나 (고교시절 몸이 불편한 친구를 업고 다녔던) 미담, (독립운동가 할아버지, 6.25 전쟁영웅 아버지) 애국심이라는 상징성 등 모든 세대가 공감하는 이미지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국민들이 공정 욕구가 강해 법치주의를 내건 윤 전 총장이 떴듯이, 최 전 원장 역시 정치권에 진입해 검증대에 올랐는데 국정비전과 정치력, 여러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며 “최 전 원장이 진입 과정에서 정치권 문법으로 얘기해줄 수 있는 김영우 의원을 대변인으로 영입한 것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했다.

차 교수는 “최 전 원장 입당 후 윤 전 총장 입장에선 국민의힘에 들어갈 명분이 많이 약해졌다”며 “최 전 원장의 입장이 ‘윤석열의 대체재‧플랜비가 아니다’라고 했지만, 보수 유권자들에게 최 전 원장은 일종의 윤석열 대체재로서 강하게 어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최 전 원장의 장점으로 “감사원장으로 재임한 4년 가까운 기간 동안 국정 전반을 다 살펴봤다. 예를 들면 정부 결산 같은 경우 우리나라 정부 살림살이, 국회가 정해준 예산을 다 들여다보는데, 최재형 자신도 감사위원 중 한 명이기 때문에 보고서를 꼼꼼히 읽어봤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여러 국정 현안들에 대해 상당히 잘 알고 있고 그 대안도 나름대로 갖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차 교수는 “다만 자신이 강조했던 원칙 중 하나가 감사원의 중립성‧독립성인데 그것을 허물었다는 점에서 그것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숙제”라며 “불과 퇴임 18일만에 국힘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그동안의 자신이 원칙을 지켜왔던 감사 자체가 정치적 잣대에 의해 정치적 노림수를 갖고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차 교수는 또 “최 원장 입당으로 국힘한테는 큰 힘이 보태졌고, 최 원장 입장에서도 본인이 선택함으로써 제1야당의 조직적 힘을 받을 수 있고 컨벤션 효과로 지지율도 올라갈 것”이라며 “국힘 안에서 뛰고 있는 주자들, 대표적으로 유승민으로 대표되는 당내 정책통들, 홍준표로 지칭되는 검증 공세에 버틸 만한 맷집이 있는 이런 후보들과의 경쟁에서 상대적 우위를 보여줄 수 있느냐를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했다.

황 소장은 “최재형 자체가 윤석열만큼의 파괴력이 없다. 고시, 모범생 스타일로 정치인으로서 매력이 없다고 본다”면서 “물론 장점도 있지만 고위 공무원 중에 미담 있고 착실하게 살아온 사람 많은데, 그건 필요조건 중 하나이지 충분조건이 되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최 전 원장이 벌써 5% 정도 되는데, 최와 윤이 완전 대체재여서 하나가 올라가면 하나가 내려가는 제로섬 관계다. 윤 전 총장 입장에서는 20%가 무너져 10% 중후반대가 되면 대선행보를 할 수 있을까. 자기가 승부를 걸지 못하면 굉장히 위기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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