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친문 "연기 해야" vs 송영길 등 당 지도부 "훈련 해야" 갈등
설훈·진성준·우상호 등 "훈련 연기는 한반도 평화" 74명 의원 집단 성명
송영길 "한미연합훈련 예정대로 진행 불가피" 거듭 재확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우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한미연합훈련 연기를 놓고 내분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송영길 대표는  민주당 등 범여권 의원 74명의 집단 '연기'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한미연합훈련 연기를 거듭 반대하며 지도부 입장을 6일 밝혔다.

송영길 대표는 오늘(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저희 민주당 지도부는 일관되게 '지금 준비되고 있는 한미 합동훈련은 시행되어야 하고, 이것은 방어적 훈련이고 북을 설득해야 할 문제이다. 그리고 이것은 한미 간의 신뢰 또한 전시작전권 회수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라면서 지도부 입장을 천명했다.

송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이번 한미합동훈련은 야외의 대규모 기동 병력이 동원되지 않는 연합 지휘소 훈련이자 전작권 회수를 위해 불가피한 절차다. 한미 간 신뢰를 위해서도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출신 김병주 민주당 원내부대표도 지난 5일 정책조정 회의에서 "연기나 취소를 주장하긴 너무 늦은 시점이다. 올림픽으로 따지면 예선 경기가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라고 거들었다.

김 의원은 "한참 훈련이 진행되는 중에 정치권에서 연기하라는 건 적절치 않다"며 "이번 훈련은 긴장 조성이 아닌 방어적 성격이다. 연합훈련이 정치적 협상의 도구로 쓰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라고도 강한 어조로 말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미연합훈련 취소를 요구한 것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가 반대 의사를 밝히자, 설훈 의원 등 범여권 74명 의원이 '연기 찬성' 성명서를 내면서 당 지도부와의 갈등이 격화된 모양새다.

특히 성명서에 참여한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친문'이어서 친문-비문 간 갈등 양상도 보인다.

송영길 대표가 지난 2일 최고위에서 "한미연합훈련은 예정대로 진행돼야 한다"고 밝히자, 설훈 의원은 이에 반대하며 다음 날 바로 '연기' 연판장을 돌렸다. 이에 송 대표는 지난 5일 오전에 연기 불가를 재확인했지만, 결국 설훈 의원은 이날 오후에 74인 공동성명을 올려 기자회견을 한 상황이다.

설훈 의원은 지난 5일 국회 소통관에서 "한미 양국이 북한으로 하여금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협상에 나올 것을 조건으로, 8월에 실시할 예정인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줄 것을 제안한다"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설훈·진성준·심상정 등 범 여권 의원 74명이 서명에 동참해 이름을 올렸다.

설훈 의원은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연기를, 북한의 상응 조치를 끌어내는 협상카드로 사용하여 모처럼 찾아온 대화의 기회를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협상으로까지 발전시켜 나가자는 것"이라며 "더욱이 다시 급증하고 있는 코로나19 비상사태를 고려해서라도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낭독했다.

<다음은 지난 5일 설훈 의원이 발표한 성명서 전문과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의원 명단이다.>

-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의 돌파구를 열기 위하여 8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조건부 연기를 제안한다! -
지난 7월 27일 남북은 1년 4개월만에 통신선을 전격 복원하고 대화채널을 재가동시켰다. 이후 통일부는 민간단체의 북한에 대한 인도적 협력 물품 2건 반출을 승인하는 등 교류협력 재개에도 시동을 걸었다.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다시 진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 
그런데,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구된 후 닷새만인 8월 1일 북한 노동당 김여정 부부장이 8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북한은 그들에 대한 적대시정책 폐기의 상징적인 조치로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중단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으므로, 이번 김부부장의 요구는 새삼스러울 게 전혀 없다. 
다만, 북한이 통신선 복원 이후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거론한 것은 그들 역시 대화 재개를 바라고 있으며, 이를 위한 대내외적 명분이 필요함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요구에 대한 우리 측의 대응 방안을 놓고 여러 가지 정치적 주장들이 난무하고 있으나,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의 결정적 전환을 가져오기 위한 적극적이고도 능동적인 조치로서 한미군사훈련의 연기를 결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그동안 한국과 미국은 코로나19 위기와 한반도 정세 등을 감안해 대규모 실기동 군사훈련 대신, 제한적인 연합지휘소 훈련을 실시해 왔다. 
한미의 이런 절제된 대응은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데 이바지했으며, 어쩌면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도 크게 보아 그 결과의 일환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미연합훈련의 그 규모와 관계없이 북한을 대화와 협상의 장으로 나오게 하는 데에는 난관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한미 양국이 북한으로 하여금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협상에 나올 것을 조건으로 8월에 실시할 예정인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여 결단해 줄 것을 제안한다.
이는 저들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는 것이 아니고, 저들의 위협에 굴복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연기를, 북한의 상응 조치를 끌어내는 협상카드로 사용하여 모처럼 찾아온 대화의 기회를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협상으로까지 발전시켜 나가자는 것이다.
더욱이 다시 급증하고 있는 코로나19 비상사태를 고려해서라도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은 하루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어서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한국도 하루 확진자가 1천명을 넘어 4단계 방역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코로나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데 무리하게 연합훈련을 강행할 필요가 없다. 
지금이야말로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다시 진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 현 국면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만들어야 한다.
북한 역시 통신선 복원이 단절의 국면에서 대화의 국면으로 넘어가는 매우 중요한 전환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정하고 있다. 
정부는 남북 통신연락선 복구를 통해 열리고 있는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모든 옵션과 가능성을 놓고 마지막 순간까지 미국과 소통해 줄 것을 요청한다. 
무엇보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조건부 연기는 비핵화 협상의 신호탄을 다시 쏘아 올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라는 사실을 유념하여 일대 용단을 내려 줄 것을 촉구한다.
2021년 8월 5일 

대한민국 국회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김교흥, 김상희, 김성주, 김승남, 김영주, 김원이, 김용민, 김정호, 김철민, 김태년, 김한정, 남인순, 도종환, 박광온, 박상혁, 박영순, 서영석, 설훈, 소병훈, 신동근, 신영대, 신정훈, 안민석, 양기대, 어기구, 오영환, 오영훈, 우상호, 우원식, 위성곤, 유기홍, 유정주, 윤영덕, 윤영찬, 이개호, 이규민, 이동주, 이병훈, 이수진(비례), 이용선, 이원택, 이장섭, 이학영, 이해식, 인재근, 정청래, 정춘숙, 정태호, 정필모, 조오섭, 주철현, 진성준, 전혜숙, 최인호, 최종윤, 최혜영, 한준호, 허영, 허종식, 홍익표, [정의당] 강은미, 류호정, 배진교, 심상정, 이은주, 장혜영, [열린민주당] 강민정, 김의겸, 최강욱, [기본소득당] 용혜인, [무소속] 김홍걸, 양이원영, 윤미향 의원 총 74인 일동.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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