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내용 끼워 맞추기 판결 의구심, 조국과 함께하겠다"
이재명 "검찰개혁 필요성 절감, 검찰의 무리한 수사 분명해"
정세균 "가혹한 결정, 고초 속에 힘든 시간...조국 가족께 깊은 위로"
윤석열 "대통령, 아직도 조국에 마음에 빚이 있는가"
유승민 "법과 상식, 비민주적 행태의 출발점에는 조국"
하태경 "희대의 부부사기단, 온갖 궤변으로 국민 기만"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으로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변호인 김칠준 변호사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이 끝난 뒤 법정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으로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변호인 김칠준 변호사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이 끝난 뒤 법정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우호 기자] 지난 11일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2심판결이 1심과 같은 4년으로 유죄가 선고되면서 여야의 반응은 다시 극과 극으로 나뉘었다. 한쪽은 '조국 수호'를, 한쪽은 '부부사기단'을 외쳤다.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징역 4년을 유지한 항소심 결과는 형량을 먼저 정해놓고 내용을 끼워 맞췄다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라면서 "고교생 인턴 증명서 등 입시 관련 서류가 '유죄'로 인정된 점은 특히 이해하기 어렵고, 그러한 행위가 실제 있었다 가정할지라도 지나치게 가혹한 결정"이라며 사법부를 비판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오늘(12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도 "따님의 인턴증명서라든가 그런 것들이 모두 유죄라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또 설령 그랬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징역 4년 감인가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많은 논란이 있을 것 같다"고 재차 옹호했다.

이 전 대표는 "저희들의 감각으로는 '가혹하다, 과도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이날 SNS에 "1심 판결의 근거가 됐던 부분에 대한 새로운 정황과 증언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심 형량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너무 가혹한 결정"이라고 평가하면서 "2년 가까이 고초 속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정경심 교수와 조국 전 장관 가족께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생각할수록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판결"이라며 "끝까지 힘을 내어 가겠다는 조 전 장관께 작은 힘이라도 보태야겠다는 생각"이라는 입장문을 냈다. 

추 전 장관은 "먼지털이식 별건수사의 희생양이 된 것은 아닌지 답답하다"며 "윤석열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기소는 검찰개혁을 가로막는 수단이 됐고, 한 가족을 세상의 가장 어두운 곳으로 몰아넣는 잔인한 도구가 됐다"고 말했다.

◇ 이재명, 국민 역린 '입시비리' 언급 피하고 검찰 비판...김두관·박용진, 별도 입장 없어  

이재명 경기지사 측도 이날 정 교수 판결에 대해 "법원이 정경심 교수에 대해 2심에서도 징역 4년의 판결을 내렸다"며 "안타깝다"고 밝혔다.

다만 이재명 지사 측은 입시비리 판결에 대한 언급은 피하고 정경심 교수의 WFM 사모펀드가 2심에서 일부 무죄가 된 점을 거론하며 검찰을 비판했다. 1심에서는 WFM 사모펀드 장외매수 12만 주 중 10만 주가 유죄가 됐지만 2심에서는 이 부분이 일부 무죄로 선고됐다.

국민의 역린인 '입시비리' 옹호는 피하면서 검찰을 비판해, 윤석열 후보를 겨냥함과 동시에 조국 전 장관 가족도 두둔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고심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캠프의 박성준 선임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애초 검찰은 '조국 펀드' '권력형 비리' 운운하며 사모펀드 사건에 집중했다. 그러나 사모펀드 관련 혐의 중 일부에 대해 법원이 무죄 판단을 내렸다"며 "검찰이 유죄를 확정하고 죄가 나올 때까지 수사해 무리하게 기소한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12.12 군사 반란 사건에 투입된 검사보다 훨씬 많은 검사를 투입해, 약 70여 회 압수수색을 진행했다는 점에 비춰봐도 초라하기 그지없는 결과"라면서 "검찰의 마녀사냥과 무리한 수사에 대한 책임을 묻고, 검찰개혁을 중단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두관 의원과 박용진 의원은 선고 이후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김두관 의원은 선고 전 아침에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조국 사건의 본질은 저는 검찰권 남용이라고 생각한다"며 "동양대 표창장 하나를 가지고 70여 군데 이상 압수수색을 하고 있는데 이거는 명백하게 검찰권 남용이다"고 말했다.

또 김 의원은 지난 10일 이낙연 전 대표의 검찰개혁 성과 부진을 지적하며 "혹여 조국 사태의 본질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윤석열과 이낙연의 합작품'이 아닌가 의심까지 들 정도라며 비판 수위를 높인 적이 있다.

◇ 야당, "법과 상식에 합당하는 판결" 일제히 환영...여당과 정반대 반응

야권 관계자들은 "법과 상식에 합당하는 판결"이라고 환영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 김병민 대변인은 지난 11일 논평을 통해 "어떤 권력과 기득권도 '국민의 공정한 기회'를 무력화시킨 입시 비리 앞에 예외가 될 수 없음을 밝혀 준 재판부 판단을 존중한다"며 여권을 향해 "'조국의 시간'으로부터 이제 좀 벗어날 때도 되지 않았나"라고 날을 세웠다.

김 대변인은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조국에 마음의 빚이 있다'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아직도 마음의 빚이 남아있는지 묻는다"며 "그간 조국 사태에 말을 아껴왔던 이재명 지사도 정 교수의 2심 판결까지 난 상황에서 분명한 입장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문 대통령과 이재명 지사를 지목했다.

유승민 전 의원 측 이기인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공정가치를 훼손한 '정경심 단죄'는 법과 상식에 부합하는 합당한 판결"이라며 "조국 사태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이 정치의 외압과 영향에서 자유로웠음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이 대변인은 "검찰이 기소하면 사법 시스템을 공격하고, 언론이 보도하면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식의 비민주적인 행태의 출발점엔 조국이 있다. 그러나 수많은 후유증에도 조금씩 제 자리를 찾아간다"며 "부디 이번 판결로 권력을 잡은 기득권의 반칙과 특권이 용납되지 않는 사회, 성실히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합당한 보상이 주어지는 사회로 한 걸음 더 나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 전 장관의 딸 입시용 7대 경력은 모두 허위로 인정됐다. 이제 고려대, 부산대 의전원 입학 취소 등 모든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조국 일가 사건을 계기로 '어긋난 부모 찬스'는 대한민국에서 사라지게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하태경 의원도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희대의 부부 사기단 옹호한 이재명, 이낙연은 항소심 판결에 응답하라"며 "조국 부부의 표창장, 인턴확인서 위조 사실이 항소심 판결에서 유죄로 인정받았다. 너무나 명확한 증거에 의한 상식적인 판결"이라 직격했다.

그는 "이번 판결로 아빠는 인턴 확인서, 엄마는 표창장을 위조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희대의 부부사기단"이라고 직격했다.

하 의원은 또 조국 전 장관을 겨냥해 "온갖 궤변으로 국민을 계속 기만하는 SNS 활동 끊으시라"며 "조용히 자숙하면서 본인 재판에 성실히 임하길 바란다. 그것이 법무부 장관까지 지낸 사람으로서 갖춰야 하는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작심 비판했다.

그는 여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이낙연 후보를 향해선 "이재명 후보는 조국 사건이 검찰 수사권 남용으로 이뤄졌다며 조국 일가의 범죄를 옹호했다. 이낙연 후보는 한술 더 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조국 일가에 사죄해야 한다는 황당한 주장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경심 교수의 자녀 입시 ‘7대 스펙 조작 그랜드슬램 달성을 축하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입시 서류 조작의 '그랜드슬램'이라 일컬어져도 손색이 없는 성과다"고 비꼬았다.

허은아 의원은 "4년 전 조국 교수님께서 트위터에 '부모의 돈도 실력'이라는 정유라 씨를 거론할 때만 해도 이걸 비판하기 위함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돈 안드는 위조 기술이 진짜 실력'이라고 응수하기 위한 '고도의 빌드업'이었음에 감탄이 나옵니다"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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