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웅 “이승만‧박정희‧전두환‧박근혜 정권은 친일세력…총독부 법통”
광복절 기념사에 행안부 참여…‘정부와 사전 조율’ 의혹 제기
진중권, 김원웅 겨냥 “대한민국 유일의 친일파, 최후의 친일 잔재”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사전녹화 된 김원웅 광복회장의 기념사를 본 후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사전녹화 된 김원웅 광복회장의 기념사를 본 후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김원웅 광복회장이 광복절 기념식이라는 공식석상에서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박근혜 정권을 ‘친일 세력’으로 규정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측에서 김 회장의 발언이 정부와 사전 조율을 거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15일 김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경축식에서 영상 기념사를 통해 "친일 내각이었던 이승만 정권은 4·19로 무너뜨렸고 박정희 반민족 정권은 자체 붕괴됐으며, 전두환 정권은 6월 항쟁에 무릎 꿇었고, 박근혜 정권은 촛불 혁명으로 탄핵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은 친일을 뿌리에 둔 역대 정권을 무너뜨리고 또 무너뜨렸다"면서 "세력은 대한민국 법통이 임시 정부가 아니라 조선총독부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한 "우리 국민은 독립운동의 연장선상에서 친일정권과 맞서 싸워왔다"면서 "촛불혁명으로 친일에 뿌리를 둔 정권은 무너졌지만 이들을 집권하게 한 친일 반민족 기득권 구조는 아직도 카르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 김원웅 경축사, 청와대 묵인 있었나…‘사전 조율’ 논란

김 회장의 기념사는 경축식을 주관하는 행정안전부 관계자들이 참여해 사전 녹화됐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사전녹화된 김 회장 발언 내용을 알면서도 방조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지난해 광복절 기념사에서 김 회장은 이승만 정부를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폭력적으로 해체하고 친일파와 결탁"한 정권으로 묘사하며 "민족 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로 비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각종 언론을 통해 청와대 관계자는 “김 회장 기념사 내용을 미리 확인했다 해도 청와대가 이래라저래라 관여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김 회장은 광복회원의 뜻을 담아 여러 차례 독회를 통해 기념사를 작성했다며 정부와 조율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국민의힘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정면으로 부인하고 있다며 김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신인규 상근부대변인은 15일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저버린 막무가내 기념사"라며 "광복절 기념식을 자기 정치의 장으로 오염시켰다"라고 논평을 내놨다. 이어 "매년 반복되는 김 회장의 망언을 방치해 국민 분열을 방조한 대통령도 근본 책임이 있다. 국가보훈처를 통해 광복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들도 비판에 나섰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논평에서 "궤변과 증오로 가득 찬 김 회장의 기념사 내용이 정부 측과 사전에 조율된 것이라 하니, 이 정부가 광복절을 기념해 말하고 싶은 진심이 무엇인지 헷갈린다"라고 지적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페이스북에서 김 회장을 향해 "당신의 지긋지긋한 친일팔이"라며 "국민 삶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문재인 정권의 '이념 망상'이 뜻깊은 광복절을 더 욕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김원웅 당신 같은 사람이 저주하고 조롱할 대한민국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 공보특보단은 "이승만 초대 내각은 대부분 독립투사로 구성됐지만 북한 초대 내각은 상당수가 친일파였다"며 "이승만 내각은 억지로 폄훼하면서 북한의 친일 내각에는 입을 다무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논평했다.

유승민 전 의원 캠프 권성주 대변인은 논평에서 "문 대통령은 해당 표현을 걸러내지 않은 정부 담당자와 김 회장을 즉각 징계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은 김 회장의 발언이 문 대통령의 뜻이라고 받아들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 진중권, 김원웅 겨냥 “대한민국 유일 친일파” 직격탄

한편 15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페이스북에서 김원웅 광복회장을 향해 “대한민국 유일의 친일파, 최후의 친일 잔재”라고 글을 올렸다. 진 전 교수는 “내가 알기로 지금 공화당과 민정당을 두루 거쳐 공적인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은 에모토 시마지(江本島次) 여사의 아드님 김원웅씨밖에 없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김 회장 기념사에 대해 “시대착오적인 NL 민족주의”라며 “역사 인식이 70~80년대 해방전후사 수준에 딱 멈춰 있는 것”이라고 썼다. 이어 “문제는 이 한심한 발언이 정부의 조율을 거쳐 국가의 공식 행사장에서 튀어나왔다는 것”이라며 “언제까지 저러고 살려는지 한심하다. 이 정권 특유의 문화 지체 현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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