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녹취록 사실 그대로 밝히는 것이 도리"
하태경 "분탕질로 당 흔들지 말고 사퇴하라"
홍준표 "패거리 정치... 당 대표 많이 도와줘야"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에 녹취록 원본 공개를 요구한 원희룡 전 제주도 지사(왼쪽)과 이 대표 <사진=연합뉴스>
▲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에 녹취록 원본 공개를 요구한 원희룡 전 제주도 지사(왼쪽)과 이 대표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홍수현 기자] '윤석열 정리' 논란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각각 이준석 대표와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녹취록 파문은 벌써 이번이 두 번째다. 불과 일주일 전에는 이 대표와 윤 전 총장과의 통화 내용이 문건 형식으로 외부에 유출돼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번에는 이 대표와 원 전 지사 간 통화 내용을 두고 승강이를 벌이고 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18일 이 대표를 향해 원 전 지사와 통화 녹취록을 그대로 밝히라고 요구했다. 당내 단합을 위해 해당 내용을 제대로 공개하는 것이 옳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논란이 됐다면 그 내용에 대해서 국민이 우려하지 않도록 사실 그대로 밝히는 것이 공인으로서 도리"라며 "그 내용에 대해 서로 자기 유불리를 떠나서 사실대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 지도부가 우리 당의 단합과 결속, 그리고 경선 과정의 공정한 관리를 위해서 과연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줬는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질 수 있는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당내 단합과 공정한 경선 관리를 위해서 신뢰가 가장 우선되는 것"이라 덧붙였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원 전 지사를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원 전 지사를 향해 "균형 감각과 이성적 판단 능력을 상실했다. 더 이상 분탕질로 당을 흔들지 말고 즉각 대선 예비후보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하 의원은 "당 중진에 대선주자라는 사람이 사적 대화내용까지 과장왜곡해 뒷북공개하면서 당내 분란을 부추기는 저의가 무엇이냐"라며 "어느 나라 대통령이 사적 통화내용을 왜곡해서 뒤통수를 치느냐"고 성토했다.

이어 "앞으로 누가 원 전 지사와 통화하려고 하겠나. 통화내용을 왜곡해서 뒤통수치는 대통령이 등장하면 대한민국 신인도는 땅바닥에 처박힐 것"이라며 "원 전 지사는 더 이상 분탕질로 당을 흔들지 말고 즉각 대선 예비후보 사퇴하고 자숙하길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같은 날 홍준표 의원은 인천시 남동구 국민의힘 인천시당을 방문한 자리에서 최근 이 대표와 대권주자들이 겪는 논란에 대해 "젊은 당 대표를 뽑고, 모든 걸 잘 운영해달라고 요구하는 건 무리다. 부족한 점이 보이면 중진·원로들이 합심해서 도와줘야지, 깔보고 뭉개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에게 꼭 할 말이 있으면 비공개로 할 수 있다. 일각에선 빨리 대선후보 뽑아서 당 대표 힘을 빼자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건 패거리 정치"라며 "당 대표를 많이 도와줘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 진중권 "'한쪽은 치명상, 다른 쪽은 중상... 말릴 사람이 없다는 게 문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번 논란을 두고 "명백한 워딩이 없는 한 지루한 해석 싸움이 될 뿐"이라며 "불필요한 논란"이라 진단했다. 

진 전 교수는 두 사람의 갈등이 격화되는 것을 두고 ""한쪽은 치명상, 다른 쪽은 중상"이라며 "문제는 그 당(국민의힘)에 이를 말릴 사람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원 전 지사는 이날 오전 국회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를 겨냥해 "제 기억과 양심을 걸고 '곧 정리된다'는 이 대표의 발언 대상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라며 "저와 통화한 녹음파일 전체를 오늘 오후 6시까지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이보다 앞선 17일 발언의 지칭 대상이 윤 전 총장이 아닌 '윤 전 총장과의 갈등'이라고 해명했다. 또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 판단에 맡길 것"이라며 통화녹취록을 일부 공개했다.

이 대표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저쪽(윤 전 총장 쪽)에서 입당 과정에서도 그렇게 해가지고 이제 세게 세게 얘기하는 거지 예 저거 지금 저희하고 여의도연구원 내부 (여론)조사하고 안 하겠습니까. 저거 곧 정리됩니다. 지금"이라고 쓰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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