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캠프 안민석 의원 "이낙연 정치 생명 끊겠다? 핵폭탄 투하한 꼴, 사퇴해야"
원조 친노 유인태, 친문 핵심 김종민 "정치적 금도 넘는 발언, 경선 전체 부담"
황교익 "사퇴 안 해. 청문회까지 가겠다", 이재명 "얘기 안 하고 싶다" 침묵

(왼쪽) 황교익 씨와 (오른쪽)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유튜브 방송 모습 <사진=황교익 유튜브 캡처>
▲ (왼쪽) 황교익 씨와 (오른쪽)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유튜브 방송 모습 <사진=황교익 유튜브 캡처>

 

[폴리뉴스 이우호 기자] 황교익 씨의 "이낙연 정치생명 끊겠다" 등 거친 발언으로 인해 '사퇴 촉구'가 전방위로 퍼지고 있다.

'본선 원팀'을 강조하는 이재명 캠프의 부담, 경선 전체 네거티브 이미지, 경기관광공사 내정자로서 부적절한 정치용어 사용 등의 이유로 보인다.

이에 당내 대선 후보는 물론, 이재명 캠프 핵심 인사 안민석 의원부터 친노 원로 유인태 전 장관 그리고 여기에 진보 언론에서조차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재명 캠프 총괄 특보단장인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BBS 라디오에서 "본인은 억울하겠지만 본인과 임명권자를 위해서 용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진행자가 '용단이라고 하면 자진 사퇴를 의미하는 것이냐'고 묻자, 그는 "네 잘 정리해 주셨다"고 답해 자진 사퇴 요구임을 분명히 했다.

안 의원은 "황교익 리스크, 황교익 논란은 어제 '이낙연 정치 생명 끊겠다'는 발언으로 상황이 종료됐다고 본다"며 "이것은 수류탄이 아니라 핵폭탄을 경선 정국에 투하한 꼴"이라 강조했다.

그는 "왜냐하면 이낙연 후보는 민주당의 원로이고 특히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 총리로서 국민들이 존경했던 분이다"면서 "이런 이 후보를 죽이겠다는 표현은 이재명 후보가 경기지사로 있는 경기관광공사의 지명자로서는 아주 심하게 선을 넘은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황교익 리스크는 이재명 후보에게 굉장히 부담되는 것이고 더는 방치할 수가 없는 것"이라며 "제가 만약에 이재명 지사라고 그러면 임명 철회도 결심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안민석 의원의 이날 발언은 황교익 씨의 거친 언행이 '본선 원팀'을 강조하는 이재명 캠프에 부담되는 상황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지난 17일 TV 토론에서 "국민 여론의 악화는 이 지사뿐만 아니라 민주당 정체로 옮겨질 수 있다는 점을 잘 헤아려야 할 것"이라고 내정 철회를 요구했다. 

박용진 의원 역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 씨의 거친 언사를 문제 삼으며 "임명을 강행한다면 모든 논란과 갈등이 이 지사의 책임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라고 경고했다.

◇ 친노·친문·진보 언론까지 사퇴 촉구..."이낙연 정치생명 끊는다?" 도 넘어 

'원조 친노' 유인태 총장도 오늘(1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황 씨는 (이재명 지사) 못지않은 싸움닭"이라며 "'이낙연 정치 생명을 끊겠다'는 등 저렇게 나오면 이재명에 대해서도 상당히 정치적 부담이 간다. 득실이 없을 것. 빨리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총장은 이낙연 캠프 측의 대응도 지나쳤다고 비판했다. 그는 "(친일파 프레임 등) 왜 쓸데없는 소리를 냈는지 모르겠다"며 "보은성 인사를 한 것에 대해 비판할 수 있겠지만, 이상한 소리를 했다"고 지적했다.

'친문 핵심' 이낙연 캠프 김종민 의원도 오늘(19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황교익 씨가 경선 전체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김종민 의원은 "친일파 비슷하게 공격한 건 잘못됐다고 본다"면서도 "누구의 정치 생명을 끊겠다는 식으로 발언한 건 황 씨가 개인적으로 페북 등에 올리면 모르겠지만 이젠 공적 뉴스메이커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거기서 그런 얘기를 하면 경선판 전체를 완전히 왜곡시키는 것"이라며 "(황교익 씨가) 이 지사의 인사 추천을 받은 분이다. 이 지사 측에서 잘 정리해줘야 한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이러한 황교익 씨 논란에 대해 한겨레는 오늘(19일) "'이낙연 정치생명 끊겠다'는 황교익, 공직 자격 있나"라는 제목의 사설을 올렸다.

한겨레는 "황 씨가 '오늘부터 청문회 바로 전까지 오로지 이낙연의 정치적 생명을 끊는 데에 집중하겠다'고 한 것은 도를 한참 넘어선 것이다"라면서 "특정 정치인을 지목해 '정치생명을 끊겠다'는 섬뜩한 발언은 여야의 극한 충돌 국면에서도 보기 힘든 장면이다"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극렬 문파들은 저와 관련된 모든 곳에 일 주지 말라고 하루에 몇십 통씩 전화해서 일을 방해했다. 사람을 죽이려고 덤비는 악마들이라고 본다'고 했다"며 "이 또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직 후보자라면 절대 하지 말았어야 할 발언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논란이 된 '전문성 유무'를 떠나 공직 후보자로서 기본 자질을 의심케 한다"고 지적한 뒤 "결국 인사권자인 이 지사가 결자해지하는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당부했다.

◇ 황교익 "사퇴 안 해. 청문회까지 간다" 강행, 이재명 "(사퇴) 얘기 안 하고 싶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이재명 경기지사는 오늘 (19일)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방문 후 기자들이 황 씨 논란에 대해 질문하자 "해야 되나요? 안 하고 싶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기자들이 '기다렸는데 한마디만 해달라'는 요청에도 "다른 거 여러 가지 물어보려고 하냐. 그런데 오늘은 중소기업 이야기에 우리가 중심을 둬야 해서"라고 말하면서 다급히 자리를 떠났다.

함께 현장에 있던 이재명 캠프 박성준 대변인은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며 "이 지사가 캠프 안팎으로 여러 의견을 청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캠프 총괄특보단장인 안민석 의원이 이날 황 씨의 자진사퇴를 촉구한 건 캠프 내 조율된 의견인지에 대해서는 "지금은 상황을 설명할 게 없다"고만 했다.

인사권자인 이재명 지사의 침묵 속에 황교익 씨는 오늘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사퇴 논란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지금 왜 정치권과 언론의 분위기가 정치 권력이 일개 시민한테 한 막말은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말하면서 제가 미러링으로 한 막말은 금도를 넘고, 아주 못된 것처럼 이야기하는지"라며 억울함을 나타냈다.

황교익 씨는 "저는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로 됐지만, 신분은 그냥 일개 시민이다. 아무 권력도 없다"면서 "(이낙연 전 대표 측이) 저한테 친일 프레임을 씌우면서 공격을 했다. 전문가란 대중의 평판이 중요한데 그 대중의 평판을 오염시키는 일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낙연, 정치적 생명을 끊겠다'는 발언에 송영길 대표가 "금도를 벗어난 과한 발언"이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 황 씨는 "먼저 자기 당의 정치인이 시민한테 금도 넘는 발언을 했다. 그러면 그 당내 정치인을 불러다 놓고 사과하라고 이야기하는 게 당 대표로서의 일"이라 질타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 "(막말 한 부분) 그런데 시민한테 와서 먼저 야단을 친다. 정치권력이 항상 위에 있어야 하나? 시민은 항상 정치권력한테 치이고 얻어맞고 이런 식으로 살아야 하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끝으로 황 씨는 "경기관광공사는 경기도민이 주인인 공기업이다. 그 경기도민을 대표하는 경기도의회 청문회에서 제가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가린다"면서 "국회의원 여러분, 정치인 여러분, 이 일에 대해 이제 그만 입을 닫아주면 좋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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