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쿠팡 물류센터 6월 17일 오전 화재...이재명, 당일 저녁에 떡볶이 먹방
이재명 "박근혜, 세월호 현장에 가서 배 타고 지휘했어야 했나"고 반문
여야 가릴 것 없이 비판 쇄도...野 "대선·지사직 모두 사퇴하라"

(왼쪽) 황교익 씨와 (오른쪽)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유튜브 먹방을 방송하고 있다. <사진=황교익tv 캡처>
▲ (왼쪽) 황교익 씨와 (오른쪽)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유튜브 먹방을 방송하고 있다. <사진=황교익tv 캡처>

 

[폴리뉴스 이우호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천 화재 당시 소방관이 고립돼있음에도 황교익 씨와 '먹방'을 찍은 것이 오늘(20일) 알려지면서 큰 파문이 일고 있다. 전 도민 재난지원금, 황교익 측근 인사 등 대선에 경기도지사직을 이용하고 '마음은 콩밭에 가 있다'라는 비판을 받아온 이 지사에 대한 사퇴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6월 17일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사고로 고(故) 김동식 구조대장이 현장에 고립돼 연락 두절된 상황에서 황교익 씨와 '떡볶이 먹방'을 찍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에 따르면 화재는 6월 17일 오전 5시36분 발생했다. 이 지사는 17일 저녁 마산 부림시장의 한 떡볶이집에서 진행된 황교익 씨와 '떡볶이 먹방' 촬영을 예정대로 진행했다. 김동식 구조대장이 연락 두절됐다는 게 알려진 뒤의 일이다.

결국 이재명 지사는 20시간이 지나서야 18일 오전 1시32분 현장에 도착했다. 119구조대 김동식 구조대장은 쿠팡 물류센터 지하 2층에 진입한 후 실종 48시간여 만인 19일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그런데 이 지사가 세월호 사건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에 대해서는 업무상 과실치사라고 주장하며 고발했던 것이 재조명되면서 이 지사에 대한 '내로남불' 비판이 연이어 일고 있다. 

이 지사는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300여 국민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을 때, 전 국민이 그 아수라장 참혹한 장면을 지켜보며 애태우고 있을 때, 구조책임자 대통령은 대체 어디서 무얼 했습니까"라고 한 말이 다시 부메랑으로 온 것이다. 

앞서 이 지사는 경기관광공사에 측근 황교익 씨를 내정하면서, 2017년 당시 "측근 인사를 종용하면 최순실이 된다"고 말한 부분으로 '내로남불' 비판을 받았다.

이재명 지사는 오늘 한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현장에 가서 배를 타고 지휘했어야 한다는 얘기와 비슷하다"며 논란에 선을 그었다.

경기도 또한 이날 입장문을 내고 "화재 발생 즉시 현장에 반드시 도지사가 있어야 한다고 비판하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고 억측"이라며 "이 지사는 다음날 일정 일체를 취소하고 17일 당일 저녁 급거 화재 현장으로 출발했다"고 강조했다.

◇ 여야 가릴 것 없이 "사퇴하라", "싸이코패스 공포 영화처럼 소름 끼친다" 등 맹폭

이재명 지사 측과 경기도가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이 지사에 대한 사퇴 촉구와 비난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캠프 김기흥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당일 녹화된 먹방 유튜브를 보면 참담하기 그지없다"며 "'떡볶이 먹방'을 통해 자신의 친근한 이미지를 알리고 싶었던지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고 말했다.

이어 "1380만 명의 도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킨다는 책임감이나 화마에서 고립된 채 사투를 벌이고 있을 실종 소방관에 대한 걱정을 이 지사의 얼굴에선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물론 재난 현장에 지사가 항상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재난 상황보다 먹방 유튜브가 '먼저'였는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측 이기인 대변인도 이날 "이 지사는 화재가 발생한 당일 김경수 전 지사를 만나기 위해 창원에 있었다고 한다"며 "도지사의 책임을 버린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하태경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지사는 '기본인격'이 문제라는 지적을 제가 여러 번 했지만 진짜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이름 없는 소방관들이 그렇게 목숨을 걸고 구조활동을 벌일 때, 경기도 최고 책임자인 이재명 지사는 무얼 하고 있었나"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런 정크푸드 같은 분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온 나라를 헤집어 놓고 다니다니, 실제 그런 일이 벌어질까 등골이 오싹해진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희숙 의원은 오늘 페이스북에서 "그날 김동식 대장이 (화재 현장에서) 못 나오고 있다는 속보가 하루 종일 나왔다"며 "그가 불타는 창고에 고립돼 스러지지 말고 살아 돌아오길 온 국민이 맘 졸이며 빌었다"라고 했다.

윤 의원은 "먹방에서 이 지사는 정치인이 겸손하고 진실해 보이기 위한 처세법이 무엇인지 통달했다는 듯 과시한다"며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도민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을 때 도지사가 멀리 마산에서 떡볶이 먹으며 키들거리는 장면은 싸이코패스 공포영화처럼 소름 끼친다"고 맹비난했다. 윤 의원은 이 지사를 향해 경기지사와 대선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페이스북을 통해 "물류센터 대형 화재, 소방관의 고립, 그 무엇보다 이재명 후보에게는 황교익 TV가 중요하다"며 "이재명 후보는 하고 싶은 대로 한다. 국민의 안전 문제가 생겨도, 소방관이 위험해도 유튜브가 하고 싶으면 한다"고 비꼬았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캠프 배재정 대변인도 오늘 논평을 통해 "경기도 재난재해 총책임자인 이 지사가 화재 사건 당일 황 씨와 유튜브 촬영을 강행했다는 언론 보도에 국민이 경악하고 있다"며 "사실이라면 경기도 재난재해 총책임자로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보"라고 해명을 촉구했다.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그 당시 소방관 실종에 대해 온 국민이 가슴을 졸이고 걱정을 하던 시기가 아니었느냐"며 "그런 큰 화재가 났으면 도지사는 당연히 즉시 업무에 복귀하고 현장을 살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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