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지난 8월 24일 '점점 더 뜨거워지는 여야 대선주자 경선'를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김능구 : 국민의힘을 보겠다. 투 스톤이라 불리는 갈등 과정을 거치고 나서, 선관위원장으로 정홍원 전 국무총리, 박근혜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선임하고 다음주 초 후보등록을 하는 모양이다. 이제 경선이 본격화되리라 보는데, 경선을 이야기하기 전에 이준석 당대표를 좀 보자. 이준석이 보수의 희망이고 정권교체의 디딤돌이라 생각했지만, 여러 가지 다른 부분들도 드러났다고 보인다.

황장수 : 이준석이 당선되는 과정을 보면 3월 말 쯤에 갑자기 이준석에 대한 것이 쏟아져 나온다. 언론이 전부 돌아가면서 MZ 세대니 어쩌니 했는데, 이준석이 과연 우리 사회의 고통과,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힘든 삶을 사는 청춘세대를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인가 봤을 때는 한참 거리가 있다. 그런데도 이준석이 개혁이고 변화고 세대교체라고 언론들이 띄웠다. 결국 당 대표 되고 난 이후 이준석을 보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대선이 있을 때 야당의 대표는 정권을 향한 견제와 비판에 집중해야 된다. 정권이 많은 실수를 하고 있고 잘못도 많이 하는데, 그 역할을 하기보다 시종일관 안철수와 싸우고, 윤석열과 투닥투닥 하다가 이제 또 당 내부에서 싸우고 있다. 공개적으로 ‘나는 정권을 비판하거나 싸울 의도가 없다. 그건 당의 후보들이 해야 된다’고 했는데, 내부에서 적극적인 비판이 없는 걸 보면 정상적인 정당의 모습이 아니다.

저는 이준석이 있는 한 보수가 대선에서 못 이긴다고 본다. 경선과정도 가다가 뒤집어질 거라고 보는데, 이미 경선에 대한 시비가 있으면서 그런 소지를 충분히 안고 있다. 한국의 보수 수준이 저열해서 이 중요한 정권교체 시기의 대선 관리를 이준석에게 맡겼다. 이준석이 누굴 지지하고 뒷 배경이 누구라는 건 세상이 다 알고 있는데, 당의 경선이 순조롭게 갈 것 같지 않다. 이번엔 워낙 사회적 비판이 몰리니까 사과하는 척 했지만, 저는 근본적으로 자세나 태도를 고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김능구 : 민영삼 국민통합 특보가 ‘당 대표직을 그만두고 유승민 캠프로 가라’고 했다가 자기가 사임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이준석이 처음에는 우리 정치의 변화와 시대전환의 아이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는데, 제가 국민의힘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많은 사람들이 황 소장이 이야기한대로 이준석 리스크를 이야기한다.

차재원 : 우리 사자성어에 ‘일석이조’라고 돌이 하나 있으면 새를 두 마리 잡는데 도움이 됐지만, 요즘은 ‘이석일돌’이다. 돌 두 개가 있으면 매일 충돌한다는 건데, 왜 이렇게 되는가. 저는 서로에 대한 불신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준석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윤석열 전 총장의 지지율이 높다고 하지만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다. 이준석 대표가 얼마 전에 대구에 가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양강구도로 선거를 할 경우 5% 정도를 질 수 있고, 이것을 이기려면 2030 표를 갖고 와야 되는데 누가 할 것인가. 결국 나 말고는 없다는 거다. 그런 식으로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강하게 피력해야만 성공을 주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반면 윤석열 전 총장의 입장에서 보면, ‘누가 봐도 부동의 1위인데 내가 아니고 누가 있는가’, ‘내가 지면 어떻게 된다는 말인가’라고 묻는 거다. 그렇게 경선 자체를 ‘자기를 야권 단일후보로 만들기 위한 통과의례’처럼 생각하는 측면이 있는 것이고, 반면 이준석에 대해서는 ‘저 친구가 당 대표가 돼서 나를 제끼고 다른 후보, 예를 들면 유승민 내지는 오세훈을 옹립하려고 하는 것 아닐까’라는 불신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불신의 배경이 되는 내용을 보자면, 이준석 대표가 생각했을 때 윤석열의 콘텐츠나 노선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사실 윤석열 전 총장이 정치에 뛰어들고 난 뒤 보여주고 있는 정치력이나 미래에 대한 비전 자체가 반문 콘텐츠 말고는 거의 없다. 최근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불구속하려 했다고 이야기하면서 탄핵의 안 좋은 추억을 다시 끌어냈다. 윤석열의 관점이 보수보다는 중도층까지 아우를 수 있는 중도외연의 확장성에 두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부분이 이준석 입장에선 마음에 안 드는 것이고, 반면에 윤석열 입장에서는 이준석이라는 사람이 대선국면의 당 대표 역할을 너무 크게 과대평가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불신, 이런 부분들 때문에 서로 충돌하고 있는 것 같다.

홍형식 : 현재 윤과 이의 갈등이 그렇게 본질적인 것인가에 대해서 저는 조금 다른 입장이다. 사실 윤이나 이가 아주 심각할 정도로 상대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거나 한 것은 별로 없다. 당권을 상실한 국민의힘 다선 의원들이 윤석열이나 최재형 쪽으로 많이 갔는데, 오히려 윤석열의 측근이라는 사람들이 계속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그래서 윤과 이의 갈등인지, 아니면 측근들이 윤석열을 내세워서 이후 당권을 장악하려고 하는 사안인지, 내가 볼 때는 양 측면이 복합적으로 있다는 거다. 두 번째 당 대표 입장에서 차기 대선에 대해 이런 저런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왜 못하는가? 지난 서울시장 선거, 부산시장 선거를 과거 국민의힘 방식으로 해서 이길 수 있었을까? 당 대표 선거도 과거 선거 방식대로 해서 이준석에게 패배한 거다. 이준석이 하는 이야기가 틀린 부분도 있지만, 다음 대선을 두고 예를 들어 과거와 같은 행태의 경선이나 정치는 그만하자는 이야기는 할 수 있다. 이준석 본인은 그런 식으로 해서 당 대표가 됐으니까, 그걸 고깝게 볼 필요도 없다. 그래서 과연 현재 벌어지고 있는 갈등이, 과거에 볼 수 없었을 정도로 심각하고 더 퇴행적인 갈등인가, 아니면 과거에도 있었던 수준의 갈등인가를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김능구 : 정홍원 선관위원장이 이번 경선 과정의 전권을 달라고 했다 하는데, 실제 그동안의 대선 경선을 보면 당 대표가 뉴스의 초점으로 나온 적이 거의 없다. 후보가 선출되면 더 말할 나위도 없지만, 경선 과정에서부터 당 대표가 있나 없나 할 정도였다. 이준석 당 대표도 자기는 당의 혁신, 변화 그리고 새로운 대한민국 발전 전략이랄까, 그런 부분에 집중하겠다고 이야기했는데, 다른 걸 떠나서 누구나 인정하듯이 이준석 당 대표가 관종병은 있는 것 같다. 계속 뉴스에 주목받고 싶어 하는 부분들이 있어서, 가까운 사람들도 말을 줄여라, 생각하고 몇 번 더 생각해라,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면 그런 부분은 좀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경선이 8강, 4강으로 가는 과정에 아마 경선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는 또 다시 제기될 수 있지 않나 싶은데, 이걸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상당히 중요할 것 같다. 앞에 이야기했던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대선주자 지지도도 조사했다. 홍 소장님.

홍형식 : 이번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재미있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재명처럼 윤석열의 지지율도 현상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은 다른 후보가 올라간 것도 없는데, 국민의힘은 지지율이 올라오는 후보가 있다. 윤석열이 29%인데, 홍준표가 20.8%까지 올라오고 유승민이 11.1%다. 윤석열과 그 외 후보들의 지지율 격차가 2배 이상 벌어지다가 처음으로 홍준표가 같은 20%대를 유지했는데, 이 현상만 놓고 보면 양강구도의 모습을 보여주는 형국이다. 다른 조사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그런데 홍준표 지지율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한쪽에서는 역선택이라고 하고, 홍준표 측에서는 ‘아니다, 오히려 그것이 확장 가능성이다’라고 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좀 해석해볼 필요가 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누구를 지지하는가를 보면 윤석열 후보가 56.7%로 압도적인데, 홍준표 후보도 19.0%다. 결국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이 전부 다 역선택으로만 올라갔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건데, 반면 의문을 제기하게 만드는 것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28%, 열린민주당 지지층은 38.7%니까, 결국 두 가지 성격이 다 섞여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이번에 또 하나 특징적인 게, 등장하자마자 2위 3위를 유지했던 최재형 후보가 5.5%로 4위로 내려갔다. 제가 볼 때 홍준표 후보에 대한 당 지지층의 지지율이 19%까지 나온 것은, 유승민이나 윤석열을 지지할 수 없어 최재형을 지지했던 강경보수 세력들이 홍준표에게 가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래서 최재형 후보가 입당하면서 지금까지 분위기를 주도했다면, 이제 최재형 후보의 지지율이 답보, 하락하면서 홍준표 지지율이 올라가는 형국을 보이고 있다.

김능구 : 앞서 차 교수가 민주당에서 이재명 후보 대세론의 근거를 이야기했는데, 윤석열에 대한 제가 접해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자면 윤석열 대세론의 근거는 네 가지 정도다. 첫 번째가 정권교체의 민심이 윤으로 투영되어 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얼핏 언론에 나오기도 했는데 현재 당협위원장들의 과반수가 윤을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거다. 세 번째가 며칠 전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만났을 때 나왔다는 ‘대안부재론’인데, 이것도 민심이 투영되어 있다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이다. 플랜 B로 들어간 최재형 후보가 계속 정체 내지는 빠지고 있는데, 20% 대로 올라갔다고 하는 홍준표 의원을 과연 대안으로 볼 것인가의 문제는 또 다른 차원인 것 같다. 네 번째가 어쨌든 윤은 무언가 스타플레이어다운 예를 들면 드라마의 주연 역할을 맡길만한 캐릭터를 갖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자신있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포스가 다르다는 것인데, 여러 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점들 때문에 윤이 계속 지지율을 담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이야기를 한다.

차재원 : 저도 공감하는데 조금 더 보탠다면, 정치적인 조건 자체가 윤석열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지금 많은 현역 의원들이나 당협위원장들이 윤 쪽에 줄을 섰는데, 여당은 그래도 대통령이라는 정치적 구심점이 있지만, 야당 같은 경우 그런 구심점이 없는 상황에서 외부에서 1등하는 사람이 들어오니까 거기에 확 쏠릴 수밖에 없는 거다. 또 한 가지 윤석열 이미지 자체가 사실 윤석열이 만들었다기 보다는 기존의 정치권이 만든 거다. 2013년도 국정감사장에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이야기, 그리고 지난 한 해 내도록 뜨겁게 언론을 달궜던 추·윤 갈등 속에서의 이미지, 이러한 것들이 하루 아침에 무너질 수 있는 정도의 사항이 아니라는 거다. 윤석열이 여러 가지 비판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이미지 자체가 사람들의 머릿속에 상당히 오랫동안 각인되어 있다는 거다.

또 하나는 윤석열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거라고 봤던 장모, 아내 문제 자체가 의외로 빨리 터졌다는 점이다. 장모 문제는 입당도 하기 전에 터져 나왔고, 아내 의혹이라는 것도 쥴리 벽화라는 것이 나오면서 어떻게 보면 윤석열한테 망외의 소득을 안겨준 측면도 있다. 여성의 인격 침해, 이런 쪽의 이야기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예방주사 효과를 얻고 윤석열의 약점이었던 걸 조금 카모플라주해 주었다는 것도 대세론 유지에 힘이 되었다고 생각된다.

황장수 : 외생 변수가 없으면 대세론으로 볼 측면도 있다. 유일한 경쟁자가 홍준표인데 홍의 외연 확장성은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또 다른 계기가 없으면 대세론으로 갈 수 있다고 본다. 문제는 여권이 지금까지 윤석열에 대한 집중적인 공격을 해왔는데, 그런 것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조용히 윤의 대세론으로 갈 것인가라는 점이다. 저는 여권에서 멀지 않은 시기에 모종의 뭔가를 구체적으로 내밀거라고 본다. 이로 인해 대선에 영향을 미친다는 시비도 있겠지만 그런 걸 고려하지 않고 밀고 갈 거다.

다른 한편으로는 윤 스스로가 개혁적인 이미지를 보여야 하는데, 지금 윤이 하고 있는 것은 기존의 기득권 보수 후보들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윤은 기존 보수의 가치나 비전, 정책과 명확하게 거리를 두고 과감한 개혁을 주장해야 되는데, 얼마 전 부동산 정책 발표한다고 했다가 취소했듯이 스스로 개혁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고, 그 주변의 사람들을 봐도 그런 안이 나올 것 같지 않다. 그래서 윤 또한 외연확장성에 한계가 올 수 있다는 것이고, 대세론으로 야당후보가 되어도 대선에서 패배할 가능성도 매우 크다.

차재원 : 저도 조금 보태자면, 윤석열 전 총장이 대세라고 할 측면이 있다해도 본선을 가정하면 취약점이 보인다. 황 소장이 개혁적 측면을 말씀했는데 100% 공감하는 것이, 윤석열 총장이 내세우는 콘텐츠를 보면 철학의 빈곤이 아니라 철학의 부재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당히 극단적인 생각들에 가까워져 있다. 그래서 윤석열 총장에게 보수층, 특히 합리적인 보수층들이 기대했던 중도외연 확장이란 것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건데,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주 120시간 노동, 부정식품 이야기라든지,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갖고 와서 탈원전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실용과 효용의 가치만 담보된다면 안전이나 다른 가치는 무시해도 된다는 식으로 읽힌다. 이런 부분들이 2030세대, 그리고 개인의 인권과 자유를 보장하고 노동의 가치, 양성평등의 가치가 핵심적인 정치 요소로 떠오르고 있는 현 시대에 과연 어떻게 돌파구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까 하는 문제다.

부동산정책도 발표하지 못했다고 했는데, 경쟁후보인 홍준표, 유승민 두 사람은 나름대로 준비된 후보들이다. 대선 경선과정의 토론 등에서 이런 후보들과의 차별성을 확실하게 보여주지 못하면, 본선에 가기 전에 위험이 닥칠 수도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윤석열 총장 측에서 보여주고 있는 일종의 패권과 같은 모습이다. 줄세우기로 대변되는 보수정파의 가장 큰 문제 중하나였던 계파의 문제, 다시 꿈틀거리고 있는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퇴행이 아닌가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는가도 하나의 과제일 것 같다.

김능구 : 윤석열 캠프의 움직임을 보면 오래 전 대선 경선캠프의 모습이 연상된다. 코로나 시대, 4차산업 혁명시대에 걸맞는 캠프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문제제기 등 여러 가지 방식이 이미 그전에 봤던 모습을 연상케한다. 윤석열 본인도 새로운 이미지 보다는 약간 빛이 바랜 이미지가 있고, 이런 것들이 전체적으로 확장성을 제약한다는 지적이 있다.

홍형식 : 말씀드렸듯이 윤석열과 홍준표의 지지율을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56.7% 대 19%다. 56.7%가 높기는 한데, 윤석열 후보가 가장 높게 나올 때는 65.5%까지 나왔고, 실제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한 10%p 떨어진 거다. 하나 재미있는 것은 보수층을 놓고 보면 윤석열 지지자가 40.6%인데 홍준표는 22.9%다. 그러니까 홍준표 지지율에 대해 얘기했었지만 실제 보수표가 몰리고 있는 측면도 보이는 거다.

윤석열의 고민을 짚어보자면 당내 경선 자체가 예상보다 굉장히 어렵게 전개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달리 5:5, 당원 50% 여론조사 50%다. 여론조사도 국민의힘 지지자와 무당층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민 여론조사기 때문에 앞서 말씀드린 내용들이 충분히 변수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후보별로 경선 방식에 대한 이견이 있는데 당내에서 이것을 극복하는 과정도 과제가 될 것 같다.

김능구 : 홍준표 의원을 인터뷰해보니까, 처음에는 확장성이 없다고 비판하다가 지금은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지지층에서 본인 지지율이 높다고 역선택으로 공격한다면서, ‘할 말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또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들었는데, 윤석열 후보가 왜 조기입당을 했는가에 대해 이유가 분분했었다. 그런데 윤석열 본인이 설명하기를, 자기가 입당하지 않으면 당대표 경선에서 홍준표 후보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그 다음에 11월부터 시작해서 단일화 과정을 거쳐야 되는데, 홍준표 후보가 당의 후보가 됐을 경우에는 이게 만만치 않다는 거다. 본인도 홍준표 후보도 검사출신이니까 홍준표 후보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갖고 있고, 홍준표 후보를 아는 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을텐데, 홍준표가 보통 사람이 아니고, 그래서 당의 후보가 되면 쉽사리 단일화를 통해 후보자리를 넘겨주지 않을 것이다. 그러느니 당에 들어가서 경선과정을 통해 제압하는 것이 오히려 낫겠다는 판단 속에 입당을 했다는 거다.

차재원 : 저도 지난 당 대표 경선 때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게 있다. 당시 나경원, 주호영 두 사람이 윤석열 총장 영입을 위해 열심히 뛰었는데, 가장 근본적 이유 중 하나가 윤석열이 안 들어오면 홍준표 의원이 후보가 돼서 단일화를 망칠 수가 있기 때문에, 이걸 막기 위해서 뛴다는 이야기였다. 제가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국민의힘 주변에서 상당히 오랫동안 이야기된 것이기 때문에, 아마 윤석열 전 총장 입장에서도 상당히 심각하게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황장수 : 저는 윤석열 주변의 보수언론이 더 큰 문제라고 본다. 전경련이나 이런 쪽의 입장을 관철시키고자 하는 것처럼, 지나치게 일정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다. 사실 윤석열이 살아오면서 부딪친 건 개인적인 캐릭터로 인한 경향이 크고, 스스로는 좌냐 우냐 정치의식이 별로 없었던 사람이라고 본다. 개인적인 캐릭터가 맞는 때와 안 맞는 때가 있고 부딪칠 때는 자신의 돌파력이나 카리스마로 대응하는데, 거기에 대해 밖에 있는 사람들이 일정한 정치의식으로 만들어낸 거다.

그런데 정치에 뛰어든 때부터 시작해서 중앙일보,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들이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고, 지금은 기득권 보수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 저는 저렇게 가서는 대선이 쉽지 않다고 보는 거다. 순탄하게 간다면 이쪽에서는 윤석열, 저쪽에서는 이재명이 후보가 되는데, 포퓰리즘의 대명사라고 할 이재명이 던지는 것을 윤석열이 기득권 보수로 방어해내고 간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오히려 중도뿐만 아니라 온건좌파까지도 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과감한 개혁을 보수 쪽의 후보가 던져야 승리할 수 있다고 보는데, 현재 가는 방향으로 보면 좀 멀리 있다. 당 내부에서의 윤석열은, 검찰 고위간부 출신에 기득권 지향적인 부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어떻게 보면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에 딱 걸맞는 수준의 후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거기에 딱 맞게 체화돼 버리면, 윤석열이 홍준표가 돼버릴 수도 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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