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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대선판 흔드는 '큰손' 온라인 정치 커뮤니티···커지는 영향력, 세력화된 정치참여 '대선 캠프도 예의주시'

윤석열 싫은 '준스톤' 펨코, 이낙연 싫은 '친여' 클리앙, 이재명 싫은 '친문' 루리웹
커뮤니티 영향력 커지면서 정치권도 예의주시···구설 오르거나, 지지세 받기도

 

[폴리뉴스 이우호 기자] 온라인 정치 커뮤니티가 대선판을 흔들 수 있는 주요 변수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주요 정당들이 일반인 대상 여론조사를 후보 선출과정에 포함하면서 정치 커뮤니티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커뮤니티가 특정 정당과 진영 전체를 지지했지만, 요즘은 특정 정치인에 대한 호불호로 뚜렷하게 갈리는 추세다. 커뮤니티마다 소위 '미는' 후보가 있는 것이다.

밀어야 할 후보가 정해지면 커뮤니티는 세력화된 투표로 현실 정치에 참여해 여론을 형성한다. 이렇게 정치 커뮤니티의 입김은 점점 더 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당원 가입 운동과 투표 독려 운동 그리고 투표 인증 캠페인까지 벌이면서 커뮤니티는 하나의 '의례'를 만든다. 즉 세분화된 지지에 세력화가 더해진 것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 대회가 대표적 사례다. 이준석 대표의 당선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형성된 여론이 큰 힘을 발휘했다. 전당 대회 당시 이준석 후보가 중진들의 집중 견제를 받자, 2030 남성들이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국민의힘 당원 가입 인증 운동'이 벌어졌다.

당시 이 대표의 지지자들은 커뮤니티에 당원 인증 글을 남기며 적극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했다. 이는 이 대표의 당선에 의미 있는 영향을 끼쳤다. 한 언론사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전당대회(6월 11일) 전후 한 달 간 가입한 당원은 약 2만3000명인데, 이 중 40%가량인 8958명이 30대 이하였다.

윤석열 캠프 측은 2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도 각 커뮤니티 여론을 체크하고 신경 쓰며 예의주시하고 있다"라면서 "일반적인 관점에서 볼 때 정치 커뮤니티 영향력이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 윤석열 싫은 '준스톤' 펨코, 이낙연 싫은 '친여' 클리앙, 이재명 싫은 '친문' 루리웹

 

같은 이념과 정당을 지지하는 커뮤니티라도 지지하는 정치인은 커뮤니티마다 확연히 다르다.

2030세대 보수 성향 남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이하 펨코)에는 2일 "윤석열VS안철수 누가 더 싫음? 펨코는 이준석이 접수한 곳이라 안철수 안티가 더 많으려나?"라는 질문의 글이 조회수 상위권에 올랐다. 이곳에는 '무조건 야권 대선 후보는 홍준표'라는 의미의 신조어 "무야홍"이라는 게시글도 잇따라 올라왔다.

이는 이른바 '투스톤(윤석열-이준석)' 갈등으로 이준석 대표를 전폭적으로 지지해온 2030 남성중심 커뮤니티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반감이 커지자, 이 대표를 옹호하고 측면 지원한 홍준표 의원이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의미다.

과거 '범진보, 민주당 지지'로 결집했던 친여 성향 커뮤니티들도 최근 '친문'과 '친이'로 갈라지고 있다.

2일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서는 "이낙연이 항상 책임 회피성 대답을 하니깐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온 사람인데 대답 똑바로 안한다고 객관식으로 질문 준비해서 답을 무조건 고르게 했어요. 제가 볼땐 정말 X굴욕입니다"이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 내용과 댓글은 이낙연 후보를 비웃는 분위기가 주를 이뤘다.

친여 사이트에서 바라는 것은 '정권 재창출'인데 이낙연 후보는 경쟁력이 없어 이재명 후보를 밀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읽힌다.

대표적인 친문 커뮤니티 '루리웹'의 경우 '이재명) 무료변론 상황별 정리 ㅋㅋㅋㅋㅋ'라는 글이 2일 게시판 베스트가 됐다. 최근 이재명 경기지사의 무료변론에 대해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글쓴이는 "어디로 가도 다 망했네"라며 김영란법,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위반이라는 도식화된 그림을 올렸다.

'친문' 커뮤니티는 이재명 후보를 믿지 않는 성향이 강하다. 과거 이재명 후보가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는 점과 '혜경궁 김씨' 논란마저 있었기 때문이다. 

'혜경궁 김씨' 사건은 이재명 후보의 아내 김혜경 씨가 문재인 대통령을 익명의 댓글로 비방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건으로 김혜경 씨는 경찰 조사까지 받았다. 따라서 '친문' 네티즌들은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됐을 때, 문재인 대통령을 지켜주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다.

◇ 커뮤니티 영향력 커지면서 정치권도 예의주시···구설 오르거나, 지지세 받기도

 

커뮤니티 영향력이 늘어나면서 정치권에서도 커뮤니티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가장 최근으로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월, 2030 남자들이 주를 이룬 보수 성향 '펨코'에 "나도 스타하고 롤하는 30대다. 소통하고 싶다"라는 게시물을 올린 사례다. 

김남국 의원은 "에펨코리아 유저 분들을 찾아뵈려 한다. 저에 대해 가장 많은 비판을 하는 사이트인 것도 잘 알고 있다"면서 "용기를 내서 이야기를 듣고 싶다. 더 가깝게 소통하고 민주당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듣고 싶다"며 글을 올렸다. 

그는 "에펨코리아 유저분들이 고민하시는 것처럼 여러 어려움이 있다"면서 "그럼에도 듣고 싶다. 바꿀 수 있는 작은 것들이 있으면 바꿔나가고, 민주당 내에 의원님들 생각을 조금씩 바꿔 나갈 수 있도록 생각을 전달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문제는 김 의원이 강성 친여 방송인 김어준이 만든 커뮤니티 '딴지일보'에 "펨코에 회원가입을 해달라"며 지원사격을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이는 '좌표찍기'로 펨코를 점령하겠다는 의도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펨코 측은 김남국 의원에 '가입금지'를 통보했고, 김 의원은 사과했다. 

반대로 커뮤니티 '화력'에 힘 입어 박수받은 사례도 있다. 2016년 최순실 사태 당시 국정조사 청문회장에서의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 사례다.

당시 박영선 의원은 국내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중 하나인 디시인사이드 '주식갤러리' 유저들의 실시간 제보를 토대로 김기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의 위증을 입증해 화제가 됐다. 이후 박영선 의원은 해당 갤러리에 "여러분들의 용기가 세상을 바꾼다"며 감사 인사를 남겼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에도 2012년 18대 대선 후보, 2017년 19대 대선에 당선된 직후에도 여러 친여 성향 커뮤니티에 감사 편지를 남기며 활발한 소통을 이어왔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는 정치 커뮤니티의 시초로 꼽힌다. 2000년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온라인 팬덤으로 출발했던 노사모는 당시 민주당 국민참여경선에 조직적으로 참여했다. 이는 노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되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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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호 기자

국회를 출입하면서 민주당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집권당에 대한 합리적 비판과 대안까지 생각하겠습니다. 언제나 진실·균형·정의를 추구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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