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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능구의 정국진단]⑯ 위기의 윤석열, 기회의 홍준표, 국민의힘 경선 흐름 바뀌나?

지난 주말 민주당의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로 주목받았던 충남권 순회 경선이, 과반을 훌쩍 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압승으로 결론나면서 ‘이재명 대세론’에 큰 힘이 실리게 되었습니다. 이번 주말로 예정된 대구경북과 강원 경선, 그리고 12일 발표될 64만명 1차 국민선거인단 투표결과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이제 민주당 대권후보 경선은, 9월 마지막 주 추석밥상 민심이 반영될 호남 경선에서 누군가가 반전의 기회를 만들 수 있는가를 주목해야 할 상황입니다.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은 예상보다 빠르게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오늘 이낙연 후보는 전격적으로 의원직을 사퇴했습니다. 역대 대선을 보면 당의 후보로 결정된 이후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이낙연 후보의 경우 예상치 못한 충청권 경선결과에 따라 사실상 배수진을 치고 호남 경선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각오를 천명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반면에 국민의힘 경선은 혼돈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경선준비위원회 서병수 위원장이 사실상 불명예 퇴진을 하고 정홍원 전 총리가 이끄는 선거관리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경선룰에 역선택 방지 조항을 추가하는 문제를 두고 갈등이 격화되면서, 전권을 위임받았다는 신임 선관위원장이 사퇴 직전까지 가는 극단의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정권교체를 향해 출발해야 하는 버스가 탑승자들을 다 태우지도 못한 채 서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지지층들의 우려와 국민들의 냉담한 시선 속에, 지난 5일에야 해결의 실마리가 마련되고 갈등은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선관위는 7시간이 넘는 회의 끝에, 경선 여론조사에 역선택 방지 조항을 빼는 대신 최종 경선에서 ‘본선 경쟁력’을 묻는 안을 제시했고, 주요 대선주자들 모두 이를 수용한 것입니다. 하태경 후보의 제안이라고 하는데, 본선 경쟁력을 묻게 되면 민주당의 최종후보를 선호하지 않는 민주당지지층까지 수용할 수 있는 효과가 있고, 무엇보다도 ‘본선 경쟁력’이란 자체가 어느 후보도 거부할 수 없는 명분을 갖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4인이 경합하는 국민의힘 최종 경선은, 당원 의사가 50%, 민주당 최종후보와의 비교우위가 50% 반영되는 모양으로 치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본선 경쟁력’ 조사에 대해 국민의힘 선관위는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경선과정의 토론 횟수나 방식도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앞서 갈등의 봉합이라고 말씀드린 이유입니다. 특히 여론조사에서 질문의 구성은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실제 여론조사의 방식을 정할 때 후보 간 갈등 재연은 불가피하다고 보입니다. 

우리 정치 역사상 ‘본선 경쟁력’ 여론조사는 후보 단일화를 위한 수단으로 채택되었습니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는 많은 논란 끝에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경쟁할 후보로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십니까?’란 문항의 여론조사를 합의했고, 그 결과 노무현 후보가 승리해 야권 단일 후보로 확정됐습니다. 사실 당시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대부분 정몽준 후보가 앞서 있었고, 이회창 후보와의 가상대결도 노무현 후보보다 격차가 적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위의 문항처럼 상대적 경쟁력을 물어봄으로써, 정당의 결집된 파워를 가진 후보에게 유리한 결과가 연출된 것입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여론조사 협상의 승리다’라는 말이 돌기도 했습니다.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협상은, 여론조사 문항에 대한 이견으로 파행을 겪고 결과적으로 안 후보의 대선불출마 선언으로 이어졌습니다. 문 후보측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경쟁할 야권 단일후보로 누가 적합하다고 보십니까’를 제시한 반면, 안 후보 측은 ‘누가 경쟁력이 있다고 보십니까’를 주장했습니다. 일반인의 시각으로 보면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내용이지만, 백척간두에 선 후보들에게는 결정적인 변수로 보이는 것입니다. 가깝게는 지난 4월 서울시장 보선 당시 오세훈과 안철수의 단일화 여론조사가 있었습니다. 이 때는 적합도와 경쟁력을 두고 갈등을 벌이다, 결국 두 가지를 각각 물어본 뒤 합산하는 절충 방식을 채택한 바 있습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최종경선은 양자도 아닌 4자대결입니다. 본선 경쟁력을 수치화할 수 있는 합의된 방식이 가능할 지, 넘어야 할 산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이처럼 ‘역선택 방지’라는 경선룰 문제가 전면에 등장하고 갈등으로 비화된 배경에는, 윤석열 후보를 쫓는 야권의 2, 3위 후보 특히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 급상승이 있습니다. 최근 야권후보 적합도를 묻는 각 기관의 여론조사에서 홍준표 의원은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고, 이번 주 들어서는 부동의 1위를 유지해 온 윤석열 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하는, 실질적인 야권 내 양강구도를 형성했습니다. 

지난 4~5일 조사한 KSOI-TBS의 차기대선후보 적합도에서, 홍준표 후보는 전주보다 4.2%p 상승한 13.6% 지지율로 11.7%의 이낙연 후보를 앞서며 3위를 기록했는데, 28.0%의 이재명, 26.4%의 윤석열과 함께 전체적으로 2강 2중의 구도가 만들어졌습니다. 범 보수권 조사에서는 윤석열 28.2%, 홍준표 26.3%로 불과 1.9%p 격차를 보였습니다. 홍준표 후보가 추석전 골든크로스를 언급하기도 했는데, 실제 역전이 된 결과도 나왔습니다. 9월 3~4일에 경기신문 의뢰로 알엔서치가 조사한 결과, 야권 주자 적합도에서 홍준표 후보는 32.5%를 기록해 29.1%에 그친 윤석열 후보를 앞섰습니다.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를 시작하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경선에 역동성을 부여할 수 있는 홍준표의 부상은 반길 일이라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 내부에는 홍 후보의 지지율에 대한 양 극단의 해석이 존재합니다. 

우선 ‘홍나땡’, 홍준표가 나오면 땡큐라는 시각입니다. 홍준표가 후보가 되면 여당이 쉽게 이긴다는 주장인데, 현재 지지율의 상승은 여권지지층의 전략적 선택, 즉 역선택의 결과라는 것입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지지율이 윤석열 후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데, 민주당 지지층이나 호남에서의 지지율은 월등하다는 것이 근거입니다. 앞서 언급한 KSOI 조사를 보면 범야권후보적합도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의 분포는 윤석열 52.7%, 홍준표 23.9%지만, 민주당 지지층의 32.3%, 호남에서 29.8%가 홍준표 후보를 지지하여 윤 후보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지지율 추이가 사실상 역선택 논란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반면에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무야홍’이란 말도 심심치 않게 들립니다. ‘무조건 야당후보는 홍준표’라는 것인데, 윤석열 전 총장에게 실망한 유권자층을 흡수한 결과라는 해석입니다. 특히 윤석열과 비교하여 연령대별 지지세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홍준표 후보는 60대 이상에서 취약한 반면, 2030 이른바 MZ세대에서는 상대적으로 압도적인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같은 조사 결과를 보면 60대 이상에서 윤석열 41.2%, 홍준표 14.2%인데, 2030에서는 홍준표가 31%대로 17%대에 그치는 윤석열을 2배 가까이 앞서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이준석-윤석열 갈등 시기에 노골적으로 이준석 당대표 지지를 표하며 꼰대 이미지를 벗은 효과라는 해석과 함께, 홍준표 특유의 사이다 화법이 젊은 세대와의 소통에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여야의 모든 후보를 통틀어 홍준표 후보가 2030세대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데 대해, 사실 본인과 캠프 스스로도 놀라는 상황입니다. 어제 제가 하태경 후보를 인터뷰했는데, 본인도 정권교체를 위한 핵심요소로 2030세대에 열과 성을 다 쏟아왔는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홍준표 후보에게 2030의 지지가 몰리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내용도 포함되겠지만 그 본질적인 이유는, 현재 2030세대는 공정이라는 가치를 가장 중요시하는데, 그 마음을 능력주의를 이야기하는 홍준표 후보가 받아안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2030의 시대적 요구에 홍준표 후보가 호응하고 있고, 반대로 윤석열 후보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 상승 배경에는, 역선택 요인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2030세대 더 나아가 중도 보수층까지 홍준표를 대안으로 생각하는 만만치 않은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양 갈래의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홍준표의 상승은 윤석열 대세론이 흔들리는데 따른 반작용이라는 것입니다. 윤석열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 이후 기득권 보수 또는 반문 정서에 의존하는 행보로 일관해왔고 그 결과는 외연 확장의 한계와 지지율 정체 및 하락으로 다가왔습니다. 여기에 각종 설화와 처가와 부인에 대한 논란이 겹쳤고, 이번에는 총장 재직 시절, 당시 미래통합당에 여권인사들의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습니다.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인 손준성 검사가 사법고시 동기인 김웅 당시 의원후보를 통해서 했다는 것인데, 사실이라면 검찰총장이라는 공권력을 사유화하고 한편으로 선거 국면에 개입하려고 한, 헌법 유린 행위입니다. 여권은 물론 홍준표, 유승민 후보까지 나서서 직접 해명하라고 공세를 펼치고 있는데, 흔들리는 지지율과 함께 이제는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윤석열 회의론이 번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절대 강자 윤석열의 최대 위기, 홍준표의 부상 기회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검찰과 관계가 없었다고 결론이 나면 윤석열 후보에게는 다른 논란도 묻어버릴 수 있는 반전의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검찰이 개입된 것이 확인되면 관리책임 측면에서라도 벗어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인터넷 상으로는 제보한 사람이 이미 보호해야 하는 공익제보자가 되었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이 사건이 미궁에 빠질 여지는 없다고 봅니다. 검찰은 물론 여야 모두 전모에 대해서는 이미 파악하고 있고, 조만간 실상이 드러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홍준표는 지난 19대 대선 당시, 완전히 몰락했다는 자유한국당의 깃발을 들고 785만표 24%의 지지율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그런 홍준표 후보가 이제 ‘이재명을 대적할 사람은 나 뿐’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오랜 정치이력을 통해 국민들은 그의 강점과 약점 모두를 잘 알고 있습니다. 보수의 적자를 강조하는 홍준표 후보가 한 차원을 뛰어넘어 보다 합리적인 보수의 큰 길로 성큼 나아가길 기대해 봅니다. ‘막말’ 이미지를 벗은 야권의 사이다로서, 강성의 사이다 이미지로 무장한 이재명 지사와 한 판 승부를 벌이는 모습, 섣불리 예상할 수는 없지만, 그 어느 때보다 답답하고 지친 국민들이 한번 쯤 그려볼 수 있는 20대 대선의 결정적 장면일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 경선은 9월 15일 8명, 10월 8일 4강으로 압축되고, 최종 대선후보는 11월 5일에 결정됩니다. 경선 시작 시점부터 야권 주요 후보들의 부침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결국은 ‘본선 경쟁력’이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경선 과정에서 나타나는 야권 주자의 부침은 현재 결과가 명확해 보이는 민주당 경선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부동의 야권 1위 윤석열의 지지율 변화는 무엇보다 중요한데, 양당 후보의 가상대결 추이에 따라 여권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양당의 대선후보 경선, 보다 정확한 분석과 예측으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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