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탄 홍준표, 윤석열에 역전... 추석 전 '골든크로스' 성공
국민의힘 경선흥행 조짐, 윤석열 독주에서 '고발사주' 등 악재로 野 양강체제로
2030의 홍준표 지지 상승, 야권 전체 파이 커진 '본선원팀'
'돌아온 저격수' 홍준표, 이재명 '아킬레스건' 치명타 예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부터)·이재명 경기도지사·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부터)·이재명 경기도지사·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우호 기자]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의 바람이 더는 민주당을 웃지 못하게 하고 있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은 '홍나땡'(홍준표가 나오면 땡큐)이라는 조소를 보내며 홍준표는 띄우고 윤석열은 깎아내렸다.

하지만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이 무섭게 상승하면서 민주당이 더이상 웃을 수 없는 세 가지 이유가 생겼다.

먼저 국민의힘 경선이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윤석열 독주에서 홍준표와의 양강체제로 전환되면서 관전 포인트가 생긴 것이다.

그다음으로는 2030 세대가 홍준표 후보를 지지하면서, 야권 전체 지지층의 파이가 커졌다. '본선 원팀' 시너지 효과가 더 커진 셈이다. 

마지막으로 '저격수' 홍준표의 공격력이 더욱 살아난다는 점이다. 주목도 높아진 홍준표 지사가 '성적 욕설' 등 이 지사의 아킬레스건을 본격적으로 거론할 때는 더욱 치명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민주당의 바람대로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은 올랐다. 문제는 윤석열 후보와 양강을 구축할 정도로 올라 야권 전체의 역동성이 강해져 주목도가 야권에 쏠리고 있다는 점이다.

매일경제·MBN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가 지난 7~8일 실시한 조사 결과, 국민의힘 대선주자 적합도에서 홍준표 후보는 직전 조사(8월 23~25일) 대비 15.6%포인트 오른 36.5%, 윤석열 후보는 2.1%포인트 하락한 26.5%를 기록, 홍 후보가 윤 후보를 무려 10%포인트 오차범위 밖의 격차로 앞섰다.

SBS가 여론조사전문기관 <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7일 실시한 조사결과 보도에도 국민의힘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홍준표 후보 27.1%, 윤석열 후보 22.8%로 홍 후보가 윤 후보에게 4.3%포인트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며 1위를 기록했다.

지난 9일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지난 6~7일 전국 성인 남녀 2019명을 대상으로 벌인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보수 야권 대선후보 적합도 32.6%를 기록하며 윤석열 후보(25.8%)를 6.8%p 차로 오차범위 밖으로 너끈히 따돌렸다.

윤석열 후보가 '고발사주'의 최대 위기에 빠진 사이 홍준표의 지지율은 추석 전 '역전'의 골든크로스에 성공했다. 이렇게 예측 가능성이 작아지고 변수들이 많아지면서 민주당 또한 예의주시하게 됐다.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 상승이 결국 야권 전체 정권교체의 동력 상승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관련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관위 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 홍준표의 높아지는 인기, 주목도 높아지는 국민의힘 경선···'흥행 예감'

 9일 서울 금천구 즐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국민 시그널 면접'에 참가한 홍준표 후보(왼쪽)와 면접관으로 참가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모습이 한 화면에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9일 서울 금천구 즐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국민 시그널 면접'에 참가한 홍준표 후보(왼쪽)와 면접관으로 참가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모습이 한 화면에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렇게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면서 국민의힘 경선은 흥행 조짐이다. 그동안 윤석열 독주에 국민의힘 경선에 맥이 빠져 있었지만, 홍준표 후보의 양강 체제의 맞대결이 관전 포인트가 된 셈이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지난 6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그동안 윤석열 후보 원사이드(일방적으로 승부가 결정된 게임)라 표현하자면 '노잼'이었는데 홍 의원의 골든크로스가 잠깐 가능할 것 같다"라고 말한 부분도 이와 같은 분석이다.

각 당의 대선 경선에 관심도는 유튜브 접속자 수에도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7월 4일 대선 후보 9명이 총출동한 '국민 면접'은 흥행이 비교적 저조했다. 4일 청주 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예비 경선 '국민면접 2탄'의 최대 시청자 수는 2만 명이었다.

당 공식 유튜브 채널인 델리민주와 친여 성향 매체 시사타파TV, 서울의소리 등 중계를 맡은 3개 채널의 실시간 시청자 수를 합산한 숫자다.

국민의힘이 지난 9일 실시한 '국민면접' 접속자 수는 공식 유튜브 생중계한 곳에서만 거의 6만 명에 육박했다. 이때 단연 화제의 주인공은 홍준표 후보와 진중권 면접관의 설전이었다.

홍 후보는 "면접관들이 골수 좌파들이고 베베 꼬인 질문만 한다"며 설전을 일으켜 시청자의 재미를 북돋웠다.

류호정 의원도 '앵그리 홍'이라는 홍 의원의 별명도 거론하며 "앵그리홍 후보는 좀 재밌으신 분이다. 사람들의 흥미를 계속 자아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2030 세대의 홍준표 지지, 4·7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데자뷔···'본선 원팀 시너지' 극대화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3~4일 실시한 여론조사 <사진=연합뉴스>
▲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3~4일 실시한 여론조사 <사진=연합뉴스>

 

또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 상승은 2030 세대의 지지가 적어도 더불어민주당 쪽으로는 가지 않는다는 반증을 나타낸다. 이는 지난 서울시장 4·7 선거 데자뷔를 느끼게 한다.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3~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홍 후보는 46.4%를 얻으며 37.7%를 획득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오차범위(±3.1% 포인트) 밖으로 앞섰다. 특히 2030에서 각각 52.4%와 51.2%를 휩쓸며 과반이 넘는 지지를 얻었다. 

이는 공교롭게도 지난 4·7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득표율과 비슷하다. 오세훈 후보는 20대에서 55.3%, 30대에서는 56.5%를 얻었다. 그에 비해 박영선 후보는 각각 34.1%(20대), 38.7%(30대)를 득표했다.

특히 당시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20대 남성 중 72.5%가 국민의힘 후보이던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표를 던졌다. 반면 민주당 박영선 후보에게 표를 던진 남성의 비율은 22.2%로 오세훈 후보 득표율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즉 홍준표 후보가 2030 세대의 지지를 대선 경선 기간 가지고 간다면, 국민의힘 본선 후보가 홍준표 본인이든 윤석열 후보든 누가 되더라도 그 시너지는 크다는 의미다.

8일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4~6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12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지율'을 조사해 발표한 결과, 윤 전 총장은 28.6%, 홍 의원은 28.4%를 기록해 두 사람 간 격차는 0.2%포인트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10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뜻밖에 2030 세대가 지금 홍준표를 지지하고 있다. 이건 민주당으로서는 매우 당혹스러울 것이다"라면서 "원래는 민주당 입장에선 '홍나땡'이었는데, 2030이 홍준표를 통해 분노를 표출하고 있어 당황스러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같은 날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홍준표 후보의 2030세대 지지율이 오르면 야권 전체의 본선 시너지가 커지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지금은 좀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라며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고, 젊은 세대의 표는 언제든 옮겨 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돌아온 저격수' 홍준표, 이재명 '아킬레스건' 정조준···"성적 욕설 틀면 끝나" "차베스" 치명타 예고

홍준표 의원 <사진=연합뉴스>
▲ 홍준표 의원 <사진=연합뉴스>

 

홍준표의 존재감이 커질수록 이재명 지사에 대한 공격은 아프게 들어오고 있다. 홍준표 후보가 2030 세대의 지지를 받는 이유는 솔직함과 선명성이었다. 그동안 여권이 '위선' '내로남불' 비판을 받은 것과 대비되는 효과가 일어난 것이다.

실제로 홍준표 의원은 10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명 지사를 향해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제가 정치하면서 가장 벗어나기 어려웠던 프레임이 막말 프레임"이라며 "근데 이 지사는 입에 담지 못할 쌍욕을 했다. 대선이 시작되면 전국 유세장에 쌍욕 사흘만 틀면 대통령 선거는 끝난다. 국민들이 그걸 듣고 어떻게 (이 지사를) 찍겠는가"라고 반문했다.

30대 직장인 여성 A 씨는 "이재명 지사는 김부선 배우와의 스캔들 의혹, 성적 욕설 논란이 있어 위선 같고 거부감이 든 것이 사실이다"라면서 "홍준표 씨는 그동안 가부장적인 것 같아 별로였는데, 막상 여성과의 스캔들 없이 애처가의 모습도 있고 솔직해 호감이 올라간 느낌이 있다"라고 말했다.

홍준표 후보는 본인이 '애처가'인 점을 강조하며 "이재명은 무상연애까지 하는 사람"이라며 '무상연애'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자 '윤석열만 팬다'라는 여권의 화력이 분산되고 있다. 이재명 캠프 측은 그동안 애써 무시해왔지만 최근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자 조금씩 반응을 하고 있다. 

홍준표 후보는 지난 7일 최근 이재명 지사를 역전한 여론 조사를 거론하며 "경기도의 차베스를 잡을 사람은 저밖에 없다. 나라를 차베스에게 넘기면 되겠습니까"라며 "토론, 강단, 추진력, 정직성, 정책 능력, 도덕성에서 경기도의 차베스를 압도하겠다"고 글을 적었다.

이재명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우원식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예의 좀 지켜라"라며 바로 반박 글을 올렸다.

우원식 의원은 "홍준표 당시 경남도지사가 경남도 채무제로를 만든다고 한 일은 경남도 교육청에 법으로 정한 지방교육세와 아이들 밥값인 학교 급식비를 주지 않는 것"이라며 "홍준표식 대한민국은 경남처럼 국민을 버리는 나라"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홍준표 의원 관계자는 10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특정 세대를 겨냥해 선심성 공약을 하지 않을 것이다"라면서 "앞으로의 대선은 청년들이 선진국의 미래를 선택할 지, 이재명 후보처럼 포퓰리즘을 선택할 지를 보게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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