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떼론' 김종인 "윤, 냉정해야··지금 캠프로 끌고 갈 수 없어"
'하이에나론' 이준석 "선대위, 새 사람 들어오려면 자리 비워야"
윤석열 "진용 넓혀야···사람 내보낸다는 뜻 아니다"
'비서실장' 권성동, 김종인-윤석열 물밑협상 역할설 '솔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선출 직후, 8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에서 이준석 대표가 윤 후보에게 비단주머니를 선물하고 있다. 이 대표는 '비단주머니 20개쯤 준비했다'며 대여 승리 선거전략 20개를 풀어놓겠다고 밝혔다. (사진=공동취재사진)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선출 직후, 8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에서 이준석 대표가 윤 후보에게 비단주머니를 선물하고 있다. 이 대표는 "비단주머니 20개쯤 준비했다"며 대여 승리 선거전략 20개를 풀어놓겠다고 밝혔다. (사진=공동취재사진)

[폴리뉴스 이우호 기자] 국민의힘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조직 정비를 놓고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김종인 전 현직 대표 간의 힘겨루기와 밀당이 8일 수면 위로 떠 오르고 있다.

경선캠프 '+@'로 확대하려는 윤석열 후보와 '캠프해체'를 요구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계산이 서로 간 밀당 싸움으로 진행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김 전 위원장의 의중을 전하며 '선대위 전면 재구성'을 압박한 상황이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6일 JTBC 인터뷰에서 "제가 선거 과정에서 '하이에나'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파리떼'를 언급했었다"라면서 "(윤 후보는) 전·현직 당 대표가 어느 지점에 우려를 가졌는지 잘 전달받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선대위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기 위해서는 선대위 전면 재구성과 자리를 비우는 과정이 있어야 되는 게 아닌가 보인다"면서 김종인 위원장의 손을 들어줬다.

김종인 전 위원장도 8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특별 대담 형태로  유튜브에 출연해 "윤 후보가 지금 냉정하게 판단할 것은, 지금의 캠프가 자기를 후보 만드는 데 기여했다는 책무감에서 이 캠프를 갖고 대선 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 후보 스스로 뭘 해야 하는지 인식을 철저히 해야 한다"라며 "처음 선대위 인적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 다음엔 대통령 후보로서 비전을 어떻게 제시할 것이냐를 제대로 해야만 지금 일어나는 제반 문제를 흡수해 내년 본선에 임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킹메이커'라는 상징성을 가진 김종인 전 위원장이 원톱으로서 '물갈이' 등 선대위에 전권행사를 요구하며 사실상 선대위의 전면적 개편을 요구한 것이다.

그는 '자리 사냥꾼'이라는 표현을 쓰며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 우후죽순처럼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 캠프의 현재 인력 구성에 사실상 공개적인 반대를 표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김 위원장은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을지에 대해서는 "아직은 내가 제의받은 적이 없고, 윤 후보로부터도 아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경선 전인 지난 8월17일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정감윤 의원이 함께 회동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 후보 국민의힘 선대위원장 가능성이 타진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국민의힘 경선 전인 지난 8월17일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정감윤 의원이 함께 회동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 후보 국민의힘 선대위원장 가능성이 타진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윤석열 "文 광흥창팀 같은 소수 측근 캠프 안돼", 김병민·김재원 "하이에나·파리떼 발언 조심해야" 

8일 윤 후보는 자신의 복심이자 4선 중진 권성동 의원을 총괄선대본부장이나 사무총장보다 급 낮은 비서실장으로 선임했다. 이는 김종인 위원장을 배려한 '절충안'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자신과 '구원'이 있는 일부 윤 후보 측근을 비토하면서, 윤 후보도 임시방편으로 권성동 의원을 내세워 물밑교감을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다만 윤석열 후보는 지난 7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대위 구성에 대해 "진용을 넓히는 차원이지, 사람들 내보낸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기존 캠프 틀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19대 대선에서 소수 측근으로 팀을 꾸린 사례를 비판하며 자신의 '큰 캠프론'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윤 후보는 8일 국민의힘 현안 보고에 참석해 "광흥창팀이다, 금강팀이다 하는 소수 정예 체제의 대통령 선거운동은 집권 후 소수 측근 인사에 의한 유사 독재로 흐른다"라며 "이것이 갈등을 조정하기는커녕 대통령이 권력을 행사하는 자리가 된다"라고 지적했다.

'광흥창팀'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대 대선 당시 서울 마포구 광흥창역 인근에 꾸린 대선 준비 실무팀을 말한다. '금강팀'은 2002년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금강빌딩에 캠프를 마련해 붙여진 이름이다.

이는 '당 중심'의 캠프를 차리겠다는 뜻으로서, 김종인 위원장의 뜻과 배치되는 부분으로 읽힌다.

윤 후보는 "헌법에 충실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라도 선거운동부터 당이 나서야 하고 당의 운동이 돼야 한다"라며 "대선은 당이 중심이 되고 당 밖의 분들에 대한 외연 확장하고 우리의 지지기반과 생각을 넓힐 수 있는 선거 운동이 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병민 대변인도 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에서 '하이에나·파리떼'를 언급한 이준석 대표를 향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거나 비하 발언이 될 수 있는 용어 사용은 조금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다"라고 언급했다.

또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7일 한 인터뷰에서 "선대위를 구성하면서 이제 실무 위주로 가겠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잘 안 된다"면서 "많은 사람이 함께해야 하고 선거 대책위원회는 결국 커질 수밖에 없다"라며 윤 후보 측에 힘을 보탰다.

이어 "후보자가 기본적으로 정해야 되고 선거를 진행해야 될 사람"이라며 "저는 하이에나니, 뭐 파리떼니 이런 얘기가 꼭 맞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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