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 100일 내 50조 풀어 자영업자 손실 보상”
김기현 “재집권하면 편성권 있으니 지출 구조조정할 것”
보수언론 “재정 여력 고려 안해…이재명과 다를 바 없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에 선출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에 선출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당선 100일 안에 50조원을 풀어 자영업자의 손실을 전액 보상하겠다”고 말한 것을 두고 당과 협의된 사안인지 관심이 모아졌다. 이에 김기현 원내대표는 “당과 충분히 논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김 원내대표는 “올해 반영할 수 있는 것은 최우선 반영하고, 남는 부분은 새 정부에서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손실보상을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9일 김 원내대표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윤 후보의 ‘자영업자 50조 손실보상’ 발언에 대해 “이전에 후보 경선 과정에서 공약을 몇 차례 발표한 것 같은데, (그때) 발표한 공약에 포함돼 있던 내용이라고 본다”며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일어났던 공약이기 때문에 당하고 충분히 논의했던 공약이 아닌 것은 맞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당장 올해 예산 추계에 그걸 다 반영하긴 어려워 보인다. 우리가 집권하게 되면 문재인 정부가 짜놓은 예산을 다시 재편성해야 한다고 본다”며 "그동안 문재인 정권 내내 불요불급한 데에다 마구 쏟아 부어 예산을 낭비하고, 실제로 필요한 데에는 사용 안 했다는 공격을 저희가 계속하고 있다. 전체 지출 구조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100일이라고 하면 3달이 넘는 기간인데, 민주당 같은 경우 추경(추가경정예산) 내놓고 제 기억으론 한 달만에도 강행 처리했던 것 같다"며 "지출의 구조조정이라는 것이 결국 정권을 저희가 잡지 않으면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의 추가 질문에 “우리 당은 자영업·소상공인에 대한 영업 제한이나 집합금지 행정조치로 인해 손실 본 분들에게 충분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용 재원이 얼마나 되는지 봐서 올해 예산안에 반영할 수 있는 건 최우선 반영하겠다”면서 “남는 부분은 우리가 다시 집권하게 되면 그에 맞춰 새로 출범하는 정부에서 편성권을 갖고 있으니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필요한 만큼 재원 조달하면서 충분한 손실보상이 이뤄지게 할 것"이라고 했다. 

김기현 원내대표 측은 이날 <폴리뉴스>와 통화에서 “윤석열 캠프에서 경선후보때 만든 공약이 그대로 올 것인데, 윤 후보 입장에서는 그 연장선상에 있는 공약이니 충분히 말할 수 있는 것이고, 다만 당 입장에서는 공약이 되려면 좀더 내실 있게 예산추계라든가 절차 방식을 고민해 정교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각의 지적과 달리) 우리 당 기조와 안 맞는 것도 아니다. 손실 보신 분들 내실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코로나로 피해를 많이 보신 분들, 자영업자‧소상공인 중심으로 지원하자는 것이고, 최승재 의원 단식까지 하면서 손실보상 주장하셨던, 그 기조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덧붙였다.

보수언론 “쉽게 빚 늘려선 안 된다” “재원 마련대책 부재”

보수 논조의 언론에서는 9일자 사설을 통해 재정 여력에 비해 과도한 지원 규모라며 우려를 표했다. 경선 과정에서 나온 윤 후보의 공약이 보수정당에서의 대선공약으로 최종 채택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는 "윤 후보 측이 제시한 43조 원은 문재인 정부가 지원하는 돈보다 2~3배 큰 규모다. 이 돈이 당장 어디서 나오겠나"라며 “코로나로 희생한 자영업자들에게 지원을 집중해야 하지만 우리 형편에서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더 고민해야 한다. 쉽게 빚 늘릴 생각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동아일보는 “50조 원이면 내년 정부 예산안 (604조 원)의 12분의 1이다. 어느 사업을 어떻게 줄여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면서 “국가재정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수십조 원의 지원 약속을 남발하는 것은 공공연히 포퓰리스트를 자처하는 이재명 후보가 보여 온 언행과 전혀 다를 게 없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지난 7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경선 캠프에서 만든 공약을 다시 언급하며 “정부의 영업시간 및 인원 제한으로 인한 피해를 원칙적으로 전액 보상해야 한다. 새 정부 출범 100일 동안 50조 원을 투입해 피해를 보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윤석열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과는 선을 긋고 있다. 지난 5일 국민의힘 후보수락연설에서 "악성 포퓰리즘은 '세금 약탈'이다. 1000조가 넘는 국가채무는 '미래 약탈'이다"라며 비판했다. 6일에는 “코로나19 피해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손실 보상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몇 퍼센트 이하는 전부 지급한다는 식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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