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사건 파악중, 주한외교관 불법행위 엄중 대처할 것"

서울 용산 경찰서 (사진=연합뉴스)
▲ 서울 용산 경찰서 (사진=연합뉴스)


주한 미국 외교관이 운전 중 택시를 친 뒤에 그대로 달아났다가 경찰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외교관 면책특권이 있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주한 미국 외교관 차량이 전날 오후 5시 35분께 남산 3호터널 인근에서 택시를 들이받은 후 현장에서 내리지 않고 그대로 용산 미군 기지까지 주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외교관 차량 번호판을 확인하고 신분 확인을 하려고 했으나 탑승자 4인은 음주 측정을 비롯한 모든 조사를 일절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외교관들은 결국 통제소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관사가 있는 기지 영내로 진입했다. 경찰은 이를 막을 법적 근거가 없어 제지하지 못했다.

택시 기사는 사고 당일 용산경찰서에서 피해자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이튿날인 이날 오전 외교부를 통해 운전자가 외교관인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하고 주한 미국대사관과 외교부에 경찰 조사 협조와 면책특권 행사 여부 질의 등의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경찰은 영상 등을 바탕으로 사건을 확인했고, 운전자인 외교관을 상대로 현장에서 추돌 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고 떠난 이유 등을 조사해 고의성이 있었는지 파악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미국 외교관이 경찰 조사에서 어떻게 진술하는지 보고 혐의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주한 미 대사관 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언론 보도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해당 사건과 관련해 한국 측 관할 법 집행당국에서 철저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외교부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외교부도 관련 경로를 통해 사건을 파악하고 있다"며 "이미 유관 부문들과 관련 소통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외교부는 주한외교단 관련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언제나 엄중하게 대처해오고 있다"며 "이번 건에 대해서도 우리 수사당국과의 협력하에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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