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능구: 마지막으로 국힘 이야기 해보죠. 윤석열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여러 차례, 4자 되고 나서는 12차례인가 TV토론을 벌였습니다. 제가 경선 초기에 윤석열 후보는 TV토론이 아킬레스건일 것이고, 이걸 어떻게 통과할 건지 봐야한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대체로 무난했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강윤: 학습능력이 생각보다 빠르고, 물론 유승민 후보하고는 전혀 게임이 안 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아주 못하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김능구: 아버지 부시에 이어 아들 부시가 나서서 고어와 TV 토론을 할 때, 완전히 박살이 났죠. 그런데도 ‘마약이나 하던 친구가 뭘 국정에 대해서 TV 토론을 하겠냐’는 말처럼 워낙 기대치가 낮다 보니까 결과는 아시는 바대로 갔습니다. 윤석열 후보도 사람들의 기대치가 그렇게 낮았습니다. 몇 번 설화를 겪고 난 뒤에 TV 토론이 진행됐는데, 윤석열 후보의 발언 속에서 내일의 나라를 어떻게 꾸릴 것인가 라는 정책적 차원의 해법을 제공하리라고는 아무도 기대를 안 한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윤석열 후보가 그냥 웃으면서 적당히 넘어가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말하면 사람들이 ‘귀엽게 봐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보수쪽 정치인과 유권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기분 나쁘게 보는 사람들이 없어요. 오히려 안타까워하고 조금만 더 학습했으면 좋았을 거라는 이야기도 하는, 상당히 우호적인 분위기라는 겁니다. 결과도 당심에서 그렇게 나왔잖아요. TV토론을 바라보는 것도 냉혹함이 아니라 따듯한 시각으로 바라봤다는 거죠.

이강윤: ‘상당히’가 아니고 ‘대단히’ 우호적이어야 그렇게 보게되는 것이죠. 그럼 이재명 후보와의 본선 TV 토론에서도 시청자들의 그런 기제가 작동하리라고 보십니까?

김능구: 바로 그 점입니다. 만일 다음 주 여론조사에서 10%p였다가 15%p로 벌어진 현재 기류가 그대로 유지된다 치더라도, 저는 터닝 포인트가 반드시 온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 터닝 포인트의 서막은 언제 시작할지 모르겠지만 TV토론에서 나타날 것입니다.

방송국에서는 양자대결 TV토론을 선호할 건데. 그 양자 대결에서는 본인을 우호적으로 바라봤던 당심에 있는 분들이 아니라, 40~60%까지 부동표가 있는 젊은 층과 중도층들이 그걸 지켜봅니다. 이 사람이 과연 솔루션을 가지고 있는 후보냐. 아니냐를. 그래서 저는 여전히 TV토론이 아킬레스건일 것이라고 봅니다.

이강윤: 저는 100% 동의하고 누구도 토를 달기 힘든 것 같습니다. 아울러 저는 민주당에 대한 지지층의 결집이 어느 모멘텀을 통해서 시작될 것인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라고 봅니다. 지금 이 정도로 벌어질 게임은 아니라고 보는데, 앞으로 두 후보로의 수렴 현상이 반드시 일어나긴 할 겁니다. 그런데 초반에 윤과 이 사이가 이 정도로 벌어진게 이를 테면 11월 말까지 지속된다면, 정치적 호오(好惡)가 덜 분명한 층에는 굳어질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그래서 민주당은 ARS 결과냐 전화면접조사냐, 그런 것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아까 후보만 보이고 민주당 선대위가 안 보인다는 말씀 하셨는데, 저는 지금 이 타이밍에서 굉장히 중요한 맥점이라고 봅니다. 긴장하고 놀래야 합니다.

김능구: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국회는 180석을 장악하고 있다는 오만이 있습니다. 저는 말씀드린 우원식 의원의 이야기가 정확했다고 보는데요, 특히 진보 세력을 보면 탄핵 때부터 엄청난 지지를 표시하며 앞장섰던 게 20~30대였어요. 촛불집회에 앞장섰던 20~30대가 배신을 하고 화가 나도 한참 나있는 겁니다.

그런데 대선에 지더라도 국회는 우리가 장악하고 있고, 얼마든지 대통령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 자기들의 정치적 생존은 문제없다라는 이런 사고방식은 좀 있으면 깨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 그게 아니구나’가 되는 순간에 대한민국 국민들 얼마나 무섭습니까?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뒤집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강윤: 현직 대통령을 국민들의 힘으로, 촛불 하나로 끌어냈던 것을 익히 보면서도 그렇게 말하면 안 되죠.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만화로 읽는 오늘의 인물이야기 '비상대책위원장-김종인'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김 전 비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만화로 읽는 오늘의 인물이야기 '비상대책위원장-김종인'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김 전 비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능구: 국힘으로 돌아가서, 2012년 박근혜 선대위에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국민행복위원장으로 있었어요. 국민행복캠프였기 때문에 사실상 선대위원장격이었죠. 이 사람의 트레이드마크가 경제민주화인데, 박근혜가 다 받았어요. 그 다음에 실행은 안 했지만. 핵심적인 이슈로 순환출자 문제가 있었습니다. 김종인 위원장은 역산해서 지금 현재 순환출자도 다 돌이켜야 한다고 이야기 했고, 박근혜 당시 후보는 순환출자가 안된다는게 결정되고 나서부터 적용해야한다고 해서, 이게 충돌했습니다. 소급여부를 두고 정면으로 충돌한 건데, 박근혜 후보와의 충돌이 드러난 순간 김종인 위원장은 바로 집에 가버렸어요. 그래서 칩거하고 그 다음부터 흐지부지 되어버렸습니다. 김종인 위원장은 박근혜한테도 그렇게 했던 사람입니다.

윤석열은 자기가 볼 때는 어떻게 말하면 하룻강아지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얼마든지 충돌의 개연성은 있다고 보여지는데, 윤석열 후보도 보통사람이 아닙니다. 대장으로서의 리더십을 일찍부터 키워온 사람이기 때문에 자기 원칙은 그대로 고수하리라고 봅니다. 그래서 지금 이 선대위가 이준석 당대표랑 연대해서, 3자가 연대된 선대위가 어떻게 구성되고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가, 저는 이 점이 상당한 관심거리입니다. 김종인 위원장한테 전권을 안 줬을 때, 전권을 줬다하더라도 중간에 한 번 쯤은 사단이 나지 않겠나, 이렇게 보여진다는 겁니다.

이강윤: ‘Yes or No’로 물어보는게 제일 좋을 것 같네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국힘 선대위의 총괄선대위원장, 원톱 선대위원장으로 온다? 안 온다?

김능구: 온다.

이강윤: 실질적인 전권을 달라는 말인데. 윤석열이 준다 안 준다? 김 위원장에게.

김능구: 주긴 준다.

이강윤: 언제 한번 마찰이 확 겉으로 드러날 것 같습니까?

김능구: 실질적인 운영과 정책 공약에서, 국힘의 많은 분들이 경제민주화는 이미 지나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김위원장은 이것을 또 다시 제기할 것이고, 그 부분에서 마찰은 불가피하다고 보여집니다.

윤석열 후보가 종부세 재검토를 들고 나왔어요. 종부세 기준이 공시지가 9억에서 11억으로 상향되면서 1가구 1주택은 1.7%밖에 해당이 안 된대요. 그런데 1.7%를 대상으로 해서 종부세를 재산세로 환원한다는지 전면 재검토한다고 한 겁니다.

이강윤: 득 보다 실이 훨씬 많은 정책 제안 아닙니까? 실제 2주택 이상 다주택자들에게만 해당되는 겁니다.

김능구: 그런데 그걸 왜 했냐는 말이죠. 제가 선거를 치러봐서 아는데 강남에서는 종부세 때 난리 났었어요. 강남에는 2주택자가 많거든요. 윤석열 후보가 그 연장선에 있다는 걸 보며 깜짝 놀랐는데, 저는 그 말을 번복하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김종인 위원장하고 바로 부딪힐 수밖에 없는 지점이에요.

이강윤: 경제민주화 이야기하시니까, 김종인이 마지막으로 의원할 때 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게 있습니다. 18대에도 있었고 19대에도 있었어요. 결국 계류만 하고 안 됐는데, 여기에 굉장히 중요한 게 많이 담겨있고, 김종인표 경제민주화라는게 계속 구호에만 그쳤지만 여기로부터 출발을 한 겁니다.

김능구: 오늘 내용을 정리하자면, 다음 주에 나오는 여론조사 결과가 대선 본선의 초반 기세를 정확하게 가늠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재명 캠프가 현재 원팀이지만 실제로는 중요한 것이 빠져있는데, 이재명 후보의 본래 이미지와 미래 추진력을 살릴 수 있도록 돼야 한다는 점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국힘을 보면 윤석열 후보는 김종인 위원장과 어떤 측면에서는 노선상·철학상의 큰 차이가 보이는데 그걸 극복할 수 있을 건가 주목된다 아니할 수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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