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지난 11월 23일 ‘D-100일, 20대 대선의 흐름을 진단한다’란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김능구 : 컨벤션 효과로 지지율이 크게 올라간 윤석열 후보, 그의 선대위 첫 구도가 현재 좌초 상황에 놓여 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원탑으로 가려 했던 것이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선임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윤석열 후보가 김종인 위원장을 속된 말로 버리고 가느냐, 이것이 제일의 주목거리가 됐다.

황장수 : 윤석열 후보가 통합선대위를 구상하며 보수의 중도 외연확장과 국민통합 측면에서 사람에 몰두하는 것 같은데, 정치를 잘 모르는 입장에 너무 많은 조언을 받았다고 본다. 사실 대선에서 선대위에 누가 들어오고 누가 뭘 맡는가는 지나가고 나면 기억하는 사람 한명도 없다. 그건 그냥 구색용일 뿐이고, 결국은 후보의 정책과 공약, 후보의 선거캠페인, 이미지 형성, 이런 것들이 선거에 결정적이다. 그런데 본질이 아닌 부분에 지나치게 몰두하고 있는 거다.

애초에 윤석열이라는 검사가, 특히 전형적으로 보스 기질을 발휘해왔던 검사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김종인과 같이 어울려서 갈 수 있을 것인가에 의문이 있었다. 본인도 거기에 부담을 느꼈으니까 김한길과 김병준 두 사람을 영입해서 이리저리 견제를 하는 거 아니겠나? 과거처럼 김종인이 전권을 달라하고 때로는 보이콧도 하고 사보타지도 하면서 그럴 때마다 약간씩 조정되던 그런 상황하고, 지금 윤석열이 처해있는 상황과는 다르다. 애초에 김종인이 국힘에 들어가서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겠다 했을 때, 본인은 선거를 도와주고 나서 여러 가지 국면을 주도하려 한다는, 개헌을 한다는 소문까지 항간에 돌아다녔다. 또 김종인 저 분은 이준석과, 심지어 깐부동맹이라고 칼럼도 나올만큼 계속 교감을 했다. 그래서 이준석과 짜고 윤석열을 압박해서 선대위의 자금과 조직, 또 선대위의 명분을 본인이 다 장악할 거 아니냐는 의심이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게 합의가 되어 선대위를 원만하게 꾸려가기는 애초에 어려웠던 거고, 또한 과거 경제민주화의 상징으로 김종인이 가지고 있었던 중도의 가치라는 것이, 스스로 이쪽 저쪽 진영을 넘나들면서 개입했기 때문에, 이제는 노회한 정치 책사 정도의 수준이 돼 버렸다. 그래서 김종인이 합류하는가, 안 하는가는 별 의미가 없는 것이고, 그걸 가지고 윤석열 캠프가 어렵게 됐다는 건 말장난이라고 본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뭐냐면, 이 부분에 시간과 노력을 너무 소모해버리고, 윤석열 본인의 메시지를 던져야 될 기회를 상실했다는 점이다. 이런 부분이 아마 데미지로 작용할 거라고 본다.

차재원 : 윤석열 후보 입장에서는 골든타임을 그냥 흘려보내는 것 같다. 나름대로 격차를 벌리면서 윤석열 대세론까지 갈 수 있던 절호의 찬스를 스스로 걷어차버린 결과가 되지 않았을까? 사실 오늘까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언행을 본다면 말 그대로 일종의 몽니다. 자신의 고집을 피우면서 윤석열 후보의 앞길을 막고 있는 꼴인데, 그건 오롯이 김종인 매직에 올인한 윤석열 후보의 자업자득이란 생각이 든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그 정도의 정치적 파괴력을 갖고 있을까? 전 그 부분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회의를 갖고 있다. 황 소장께서 지적하셨지만, 사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역대 선거마다 다 이긴 것이 아니다. 생각해보면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두 번의 선거를 이겼다. 2016년 민주당 비대위원장으로서 제 1당을 만들었는데, 제가 생각할 때 공천과정에서 소위 친노 색채를 확 뺐던 것은 분명히 잘한 것이고 이것이 당 이미지 쇄신에 도움을 준 측면이 있지만, 사실 그 승리에 무엇보다 결정적이었던 건 당시 새누리당의 자책골이었다. 옥쇄파동 때문에 친박·진박 논란을 하면서 완전히 국민신뢰가 무너졌던 거다. 지난 4.7 재보선 같은 경우도 김종인 당시 비대위원장의 공일까? 당시 부동산 폭등과 LH사건 등에 의한 유권자들의 심판적 성격이 강했다. 그래서 오롯이 김종인 매직이라는 거 자체는 저는 일종의 허구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또 하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2016년도 민주당 비대위원장 할 때 차르란 별명을 갖고 있었다. 그러니까 일종의 장악력, 그립감이 아주 강한 건데, 지금은 대통령 선거다. 대통령 선거에서는 김종인의 시간이 아니고 윤석열의 시간이다. 본인이 모든 것에서 부각되는 모습을 기대하는 건 정말 뭔가 착각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김병준, 김한길까지 영입하면서 3김 시대가 다시 도래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인데, 이런 이야기를 듣는 젊은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뭐라고 생각할까? 이건 역사가 한참 후퇴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을까? 김병준, 김한길 이런 분들이 나름대로 정치적 경륜과 역량이 뛰어나다 하지만, 과연 21세기 중반을 지향하고 있는 대한민국에 맞는 인물인가, 이런 부분들이 많은 유권자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

윤석열 후보가 결단을 못 내리고 계속 끌려가는 모습은, 집권하고 난 뒤 소위 김종인 상왕론까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을 스스로가 만들어가고 있는 거다. 결론적으로 제 생각에는, 김종인 매직은 차버리고 이제 윤석열의 로직이 필요하다. 윤석열의 로직은 말 그대로 논리와 상식에 기초해야 하고, 그런 식으로 가야 뭔가 새로운 시대에 맞는 선거전략과 비전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홍형식 : 김종인 전 대표가 과대평가 됐다는 것에 대해서 동의한다. 문제는 그러면 국민의힘이 김종인을 제외하고 대체재가 있느냐? 없다는 게 문제다. 사실 김종인이 과대평가되었다고 하지만 학교로 따지면 ‘A+’는 아니어도 ‘B-’정도는 했다. 그러면 김한길, 김병준 이런 인물들이 그나마 김종인만큼의 역할이라도 할 수 있을까? 사실 국민의힘이 선거과정에 들어가면 내부 실책이 발생하고, 선거운동보다 잿밥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내부에서 혼선을 일으키고 할텐데, 이것을 통제할 인물이 없다. 김종인이 총괄 선대위원장을 하면 그 역할이 제일 클 거라고 보는데, 김병준, 김한길은 그런 역할을 못한다. 국민들이 볼 때는 김종인의 경우 본인이 생각하는만큼의 차르는 아니어도, 경험상으로 어느 정도 역할을 했고 앞으로도 할 수 있다는 믿음 같은 것이 있는 거다.

윤석열 후보가 이 문제를 해결 못 하고 있는데 지지율 상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경선 이후 시너지 효과가 줄어드는 면이 있는데 이 부분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대부분 보수 지지층들은 윤석열의 보완재로서는 그나마 김종인이 조금 낫다고 봤던 거다. 경선 직후는 같이 가는 거라고 이야기하다가 최근 들어서 자꾸 멀어져가니까, 경선 이후 시너지 효과가 빠지는 부분을 좀 더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지 않느냐 본다. 그렇다고 윤석열과 김종인이 함께 하지 않는다고 해서 윤석열의 지지율이 계속 하락한다고 보지는 않는다. 윤석열의 컨벤션 효과에 김종인의 합류로 인해서 좀 더 플러스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것이 걷혀진다는 거다. 물론 그것이 겹쳐지면서 지지율의 하락이 좀 더 크게 드러날 수는 있는 건데, 그러면 윤석열은 빨리 판단을 해야 된다. 김종인을 잡을 것인지, 아니면 두고 갈 것인지.

김종인의 역할이 아니라 선거전략의 차원에서 정상적인 사회, 부동산 등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제시하는 것이 명확해야 되는데, 지금 김종인 외에 갖다 앉혀놓은 사람들이 그런 걸 보여주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결국 사람이 안 보이면 공약이나 비전으로 제시를 해줘야 되는데 그건 좀 더 두고봐야 될 일이니까, 아직 국민들은 윤석열을 제대로 판단할 수 없는 거다.

김능구 : 좀 전에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 비판한 내용을 이야기했는데, 가만보면 국민의힘도 정권교체를 그렇게 부르짖으며 왔으면서도 아직도 당이 대선을 치를만한 준비가 안 돼 있다는 것처럼 보인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1명의 가세가 선거를 치를 수 있는 선대위의 모습을 가져다주는 건지, 아니면 윤석열 후보가 김종인 위원장이 없으면 이 선거에 상당한 타격을 받는 건지, 참 갑갑한 모습이다. 지난 해 총선때만 하더라도, 김종인 위원장이 그때도 원톱을 요구했지만 사람들이 거기에 비판적이었고 그래서 조금 낮은 역할로 갔던 건데, 총선에 참패하고 나니까 이 사람이 다시 비대위원장을 맡게 된 거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현재 국민의힘에 있는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대한 민심만 보고 있지, 자기들 스스로의 자신감은 거의 상실하고 있는 거 아닌가 생각된다. 자기들만으로는 어렵다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그것을 제대로 직시하고 있기 때문에 김종인 위원장이 이렇게 하고 있다고 보인다.

저는 이렇게 생각했다. 봉합된다. 하지만 봉합이 되더라도 일정 기간, 1~2달 지나고나서 결정적일 때 김종인 위원장과 윤 후보는 부딪칠 수밖에 없다고 봤다. 왜냐면 철학과 사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김종인 위원장이 지난 20대 총선 승리 이후 민주당을 나오게 된 게, 상법개정안에 대해서 민주당이 도저히 할 의지가 없다는 것 때문이었다. 김종인 위원장이 말하는 상법개정안이 굉장히 진보적인 거다. 그런 이유로 본인이 당을 나올 정도 같으면 지금 국민의힘은 말할 것도 없다. 윤석열 후보가 종부세 폐지를 들고 나온데서 보듯이.

황장수 : 그런데 저는 그게 명분에 불과하다고 본다. 우리가 별로 주시하지 않는데 김종인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1년간 했다. 4월 재보선은 LH 때문이지 김종인 때문에 승리한 건 아니라고 했지만, 그러면 그 1년 동안 김종인은 정말로 개혁을 했는가? 부동산 정책이나 여러 가지 개혁안을 만들고, 그래서 차기 대선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지켜야 될 개혁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두고, 당헌 당규도 여러 가지로 개혁적으로 개정하고 이래야 되는데, 본인이 정작 국민의힘 대표로 1년간 있으면서 별로 그런데 몰두한 바 없다. 그래서 저 양반이 가지고 있다는 경제민주화나 진보성, 이런 것들은 이제는 사실 명분뿐이고 희석됐다고 본다. 사실 이번에 맡았다고 하더라도 말씀하신 것처럼 중요한 대목에 몇 번은 부딪쳐서 깨질 건데, 처음부터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 윤석열이란 정치 아마추어를 생각하면 선거 중반, 종반에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보다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그냥 본인 스타일대로 해가는 게 맞고, 그게 낫다고 본다.

차재원 : 저도 같은 생각이다. 지금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한테 올인하는 듯한 모습은 말씀하신 것처럼 윤석열 후보의 자신감 결여로 비춰질 게 분명하다. 가다가 중간에 발빼고 떠나는 상황을 당하는 것보다는, 이왕 지금 출발이 늦었고 삐걱거린다고 한다면, 윤석열 후보 입장에서 이제는 김종인 전 위원장을 아예 배제한 상태로 새로운 출발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된다. 2012년도에도 사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당시 박근혜 선대위에 들어갔었다. 그런데 결국 박근혜 후보하고 여러 가지 마찰이 생기면서 중간에 빠져버렸는데, 그때는 크게 데미지가 없었다. 워낙 박근혜란 사람이 선거의 여왕답게 그러한 부분들에 흔들리지 않고 갈 수 있는 나름대로의 정치적 토대가 되어 있었지만, 윤석열 같은 경우 그렇지 않다. 이왕 출발선상에서 자꾸 잡음이 생긴다면, 저는 빨리 오늘이라도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보는 거다.

그러면 지금 과연 대체재가 없는가. 저는 찾으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면, 윤희숙을 중용한다고 이야기가 나오는데, 윤희숙 전 의원 같은 사람을 차라리 선대위원장으로,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내세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아니면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과 투톱으로 내세우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 같은 경우 안정감과 정책적인 균형감, 중도적인 측면이 있다고 한다면, 윤희숙 같은 경우는 보수 원류 같은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이재명 후보에 대한 공격, 그리고 여성이라는 측면, 또 1970년생이라는 70년대생, 이러한 바가 상징하는 게 상당히 크다. 그런 식으로 가는 것이 오히려 더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선대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윤석열 후보가 빨리 발상의 전환을 해서, 꼭 윤희숙 의원이 아니라 하더라도, 올드보이들을 대체할 수 있는 영보이들로 뭔가 새로운 감을 주면서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김능구 : 지금 상임선대위원장이 된 김병준 위원장이, 김종인과의 격한 언쟁 속에서 동화은행 비리문제로 구속된 걸 이야기하고 김종인 위원장은 어린애 같다고 비판한 일이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이준석 대표는 사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는데, 사과를 안 한 모양이다. 제가 볼 때 공은 김종인 위원장한테 던져졌다. 들어오면 들어오고, 말라면 말라는 식이 된 건데, 김종인 위원장도 이걸 끌지는 않을 거고 바로 내일모레 사이에 결정이 되지 않겠나 본다. 김한길 전 통합민주당 대표를 새시대 위원장으로 위촉한다고 한다. 이것은 김종인 위원장도 받았고, 이걸 중도외연 확장 시도라고 이야기되는데, 어떻게 보시는가?

홍형식 : 제가 볼 때 김한길 카드는 그림이 잘 안 나온다. 복잡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국민들이 그냥 김한길이 오면 외연이 확장되겠다는 게 딱 떠올라야 되는데, 김한길의 경우는 그런 게 강하지는 않다. 거기다 새시대를 이야기 했는데, 지금 윤석열 후보는 새시대 개혁이 아니고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사회로 되돌린다는 개념인데, 새시대 위원장 김한길 하면 국민들 입장에서는 선뜻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그래서 제가 볼 때는 중도외연 확장보다는, 이번 선거를 진지전으로 보고 옛날의 여권 일부 세력을 허물어서 지지를 끌어들이는 것이 실질적인 목표가 아닌가 생각된다.

김능구 : 김한길 대표를 영입하면 그 효과가 있을 수 있나?

홍형식 : 효과가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보면 50대 전후 호남인사들 일부가 윤석열 쪽으로 왔고, 옛날 김대중 때의 인물들도 합류를 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김한길이라는 인물을 새시대 위원장으로 위촉하는 실질적인 목표는 이번 선거에 민주당의 지지계층 일부를 허무는 걸로 보인다는 거다. 저는 이번 선거 판을 이렇게 본다. 연초까지만 해도 두 후보가 중도층을 흡수할 수 있는 확장성이 있는 박빙이라고 봤는데, 지금은 두 후보가 다 확장성을 거의 상실했다. 그러다 보니까 이번 선거는 자기 지지세력으로 끌어모으는 것이 1차적인 목표가 됐다. 윤석열이나 이쪽에서의 판단은, 우리는 우리대로 모으고, 상대가 모으는 것은 최대한 저지하고 일부를 분열시켜서 우리쪽으로 갖고와야 된다는 건데, 그런 차원에서 김한길을 이 자리에 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차재원 : 김한길 부분과 관련해서는 상당히 비판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이 모습 자체가 너무 익숙한 장면 아닌가? 2012년도에 소위 통합 이야기를 하면서 박근혜 선대위가 했던 게 한광옥 전 DJ 비서실장을 영입한 거다. 한 번 써먹고 버리는 카드였는데, 물론 박근혜가 탄핵 당할 때 마지막 비서실장을 하긴 했지만, 과연 한광옥이라는 사람이 들어갔다고 해서 박근혜 정부를 국민통합정부라고 생각하나? 너무 인위적인, 일종의 올드패션의 모델을 갖고 이야기하고 있다.

또 하나 김한길이라는 사람은 물론 박주선, 김동철 등 지금 그쪽 진영으로 가고 있는 구 여권 인사들이 다 반문의 상징들이다. 윤석열 한 명만으로도 반문이 충분한데 이 사람들을 다 끌어모으는 걸 지켜보는 중도 무당층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거 나중에 정권 잡고난 뒤에 복수혈전하는 거 아닌가, 반문의 상징인 사람들 다 끌어모아서 집권하고 난 뒤에 또 다른 적폐청산 드라이브가 생기면서 제 2의 정치보복 식으로 가는 거 아닌가 하는 우려를 자아낼 수 있다.

그리고 만약에 집권을 한다 하더라도, 민주당 쪽에서 김한길 전 대표를 ‘정당 파쇄기’라고 혹평을 했는데, 사실 이러한 구 여권 인사들이 집권 이후의 헤게모니 싸움에서 또 다른 분란을 만들어내는 요인도 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김한길을 비롯한 구 여권 인사들을 끌어모으는 것 자체가 얼마만큼 득이 될지는 회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김능구 : 일반여론조사에서는 10% 정도 앞섰다가 전체 책임당원 투표에서 밀려 낙선을 했는데, 홍준표 의원이 선대위 동참 권유를 횡포라고 이야기하고 요즘 청년 플랫폼을 통해서 ‘청문홍답’하고 있다. 청년이 묻고 홍준표가 답한다는 건데,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이 불행해진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황장수 : 그런 비판에 일부 개연성도 있겠지만, 홍준표가 청년을 대표한다고 언론이 말하는데, 기자들이 참으로 한심하다고 생각한다. 홍준표가 일부 여혐, 남혐 갈등이나 젊은 20대의 마초 보수들을 낚는 구미있는 것들을 몇 개 던졌다고 하지만, 경제적 관념에서 홍준표가 바라보는 건 본질적으로 윤석열보다 더 기득권적이다. 그리고 경제성장과 국민소득 5만달러를 이야기한다. 이런 홍준표를 보면서 젊은이들이 그에게 매달린다는 건데, 물론 보수에도 길잃은 젊은이들이 조금 있으니까 홍준표가 그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이준석이 젊은 애들 지지를 받았다는데, 이준석이 정말 이 시대의 청년 젊은이들과 맞나? 그래서 홍준표, 이준석 가지고 MZ 세대 어쩌고 하는 자체가 코미디라고 본다.

결국 홍준표는 마지막까지 패를 볼 사람이다. 윤석열에게 검찰 수사가 들어오고, 혹시 문제가 생겨서 크게 번지면 자기도 막판에 뛰어볼까 하는 생각도 있을 거고, 또 이번 말고 다음 대선도 생각하고 있을 거기 때문에, 저 사람 입장에서야 윤이 될만하면 마지막에 손 들어주고 들어갈 것이지만 윤이 거의 확정되다시피 되기 전까지는 밖에서 저렇게 삐딱하게 자기 길을 가는 듯이 할 거다. 무슨 가치를 부여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차재원 : 저도 100% 공감하는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입장에서는 지금 김종인에게 들이는 공의 절반이라도 홍준표와 유승민을 껴안는 모습에 쏟아야 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 용광로 선대위보다 더 중요하고, 김종인보다 더 중요한 건 말 드대로 드림팀이다. 드림팀은 같이 경쟁했던 후보들을 껴안는데서 출발해야 되고, 팀 오브 라이벌, 라이벌끼리 만들어내는 시너지 효과가 가장 큰 경쟁력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그렇다는 거다. 이준석이 찾아갔다고 하는데, 윤석열은 왜 안 가는지 모르겠다. 설사 안 된다 해도 그렇게 찾아가고 부딪치는 모습들을 김종인 찾아가는 절반만이라도 하면, 그런 것들이 윤석열의 포용성을 표현해 주고 어떻게 보면 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홍준표가 들어간다고 해서 얼마나 큰 역할을 하겠습니까만, 그러한 모습 자체를 안 하고 있다는 건 저는 상당히 마이너스라고 본다.

또 하나 청년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드리는 말씀인데, 홍준표가 어떻게 보면 이대남들의 여혐에 올라탄 측면이 있는데, 저는 홍준표보다 더 위험한 사람이 이준석 대표라는 생각이 든다. 이준석 대표가 자기가 30대 당대표로서 2030표를 갖고올 수 있기 때문에 이 선대위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신하는 것 같다. 그런데 요 며칠 사이에 일어났던 사건에 대한 이준석 대표가 한 이야기들이 있다. 예를 들면 연인 간의 문제 때문에 일어난 데이트 살해를 두고 ‘남혐으로 몰고가지 말라’는 식으로 뭔가 보호막을 치는 모습이 있었는데 이건 정말 위험하다. 또 하나 여경이 대처 잘못했다고 해서 여경 자체를 모욕하는 뉘앙스로 이야기한 부분들은 2030들의 여혐에 올라타는 위험한 발상이라는 거다. 저는 이대남들 조차도 이런 이준석 대표의 언행에 대해 반감을 갖는 친구들이 꽤 있을 거라고 본다.

황장수 : 100% 공감한다. 정당의 대표가 저래선 안 된다.

홍형식 : 윤석열 입장에서는 홍준표, 유승민 둘 다 컬러가 다르다.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게 진짜 의외다. 얼마 전에 경선을 같이 뛰었던 사람들이 모여서 같이 지지와 합류를 선언했는데 그걸 주선한 게, 언론기사가 사실인지 모르겠지만, 윤석열 후보가 직접 한 게 아니고 장기표가 한 걸로 되어 있다. 그러면 홍준표나 유승민 입장에서는 더 웃기는 모양인 데, 후보가 직접 할 것이지 왜 장기표가 나서서 그런 모임을 하고, 그런 퍼포먼스를 하는데 윤석열이 왜 나타나냐는 거다. 뭔가 지금 판을 잘못보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유심히 보면 윤석열 후보가 선호하는 사람이 있다. 일단 자기가 거북하지 않는 사람이고 두 번째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 아주 강렬하게 싸울 줄 아는 사람이다. 지금 주변에 보면, 정책이나 비전은 없고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는 강한 전투력을 보이며 자기하고 부대낄 가능성이 상당히 낮은, 이런 사람들 위주로 포진을 시키고 있다. 외연확대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건데, 경선 때는 이 포진이 맞다. 그런데 지금은 경선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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