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이동 도운 지인 가족, 수백명 있던 교회 프로그램 참석
교회 신도 811명에 검사 안내...지역 감염 확산 우려에 방역당국 고발 검토

인천공항에 세워진 빈 카트들 (사진=연합뉴스)
▲ 인천공항에 세워진 빈 카트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국내 첫 확진자 목사 부부가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에서 거짓 진술을 한 사실이 나타났다. 이들의 거짓말로 접촉자인 지인이 제때 격리되지 않고 대형교회를 방문하는 등 추가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인천시 미추홀구와 연수구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오미크론 변이 확진 판정을 받은 40대 목사 부부는 초기 역학조사에서 "공항에서 자택으로 이동할 때 방역 택시를 탔다"고 진술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추가 확산 우려 (사진=연합뉴스)
▲ 코로나19 오미크론 추가 확산 우려 (사진=연합뉴스)

이 부부는 실제로는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30대 지인인 A씨가 운전한 차를 탄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부부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달 25일 이후에도 A씨는 이들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A씨는 부부가 확진됐다는 소식을 듣고 받은 1차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이 나왔으며 격리 조치 없이 일상적으로 생활하다가 발열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자 다시 2차 검사를 한 결과 지난달 29일에야 양성 판정을 받아 격리됐다.

따라서 A씨는 아무런 격리 조치 없이 6일 동안 연수구 주거지 인근 식당·마트·치과 등지를 돌아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87명이 접촉자로 파악돼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며, 이 중 11명은 밀접 접촉자로 분류됐다.

게다가 A씨 가족이 지난달 28일 미추홀구 한 대형 교회의 외국인 대상 프로그램에 참석한 사실까지 드러나 지역 내 확산 가능성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당일 이 프로그램에는 당일 중앙아시아 국적 외국인 411명이 참여했으며, 다른 시간에 이뤄진 예배에는 신도 400명이 참석했다.

미추홀구는 이들 신도 811명을 대상으로 한국어·외국어 안내 문자 메시지를 발송해 코로나19 검사를 하도록 할 방침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교회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는 한편 현장에도 인력을 따로 투입해 역학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A씨가 제때 격리됐다면 지역 내 추가 전파 가능성을 낮출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이지리아에서 입국한 부부는 확진 직후 계속 자택에 머물러 접촉자로 분류된 인원은 같은 비행기 근처 좌석에 탑승했거나 자택·거주 시설에서 접촉한 17명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미추홀구는 이 부부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는 방침을 검토하고 있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이들 부부가 거짓 진술을 하면서 A씨가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았다"며 "감염병 관련 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시는 오미크론 확진자들과 접촉한 이들을 2주간 격리 조치하고 3차례 코로나19 검사를 벌여 추적 관리할 예정이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및 감염 의심자 접촉자 관리 현황 (사진=연합뉴스)
▲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및 감염 의심자 접촉자 관리 현황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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