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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선 이슈] 이재명, 정동영이 될 것인가? 노무현이 될 것인가?

이재명 후보의 포용적 리더십은 몇점?

[폴리뉴스 홍경환 기자] 본 기사는 내년 대선 D-100일 기획으로 월간지 폴리피플 12월호에 실린 기사다.[편집자주]

2007년 제17대 대선. 선거가 치러진 다음 날 조간 신문 1면은 다음과 같은 제목으로 장식됐다. 

“이명박 최다표차 대통령 당선”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얻은 표는 1149만2389표. 득표율은 48.67%이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얻은 617만4681표와의 격차는 무려 500만 여표에 달했다.

신문 1면 헤드라인은 ‘최다표차’ ‘500만표 이상 압승’ 등의 수식어로 장식됐지만, 세부 내용을 뜯어보면 ‘이건 뭐지?’라는 생각을 할 항목들이 꽤 있다.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얻은 1149만2389표는 정동영 후보가 얻은 표와 비교하면 엄청난 득표수이지만, 2002년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얻은 1201만4277표에 비하면 여전히 50만 여표 뒤지는 수치다.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는 노무현 후보에게 57만 여표 차이로 무릎을 꿇었다. 

만약 2002년의 노무현과 2007년의 이명박이 맞대결을 했다면, 이명박은 승리할 수 없었다. 이런 수치들을 놓고 봤을 때, 2007년 대선은 이명박의 승리라기 보다는 정동영의 패배라고 보는 것이 더 합당한 분석일 것이다. 

2002년 대선이 끝났을 때만 해도 한나라당은 궤멸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대통령 취임 후 불과 1년 만에 총선이 치러지기 때문에, 집권 여당 프리미엄이 극에 달할 시기였고, 동시에 이회창이라는 걸출한 인물을 내세우고도 2번이나 ‘연패’를 한 정당에 민심은 등을 돌렸기 때문이었다. 

더더군다나 ‘탄핵 후폭풍’으로 집권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압도적인 의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동영 후보는 대참패를 당했다. 

물론 정동영 후보 입장에서는 억울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율은 바닥을 치고 있었고, 집권 여당에 대한 정당 지지율 또한 최악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세월은 흐르고 흘러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100여일 앞두고 있다. 선거 상황은 2007년과 많은 부분에서 공통분모를 안고 있다. 

첫 번째 공통점은 부푼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할 때만 해도 ‘낡은 정치’가 청산되고, 우리 사회는 청렴한 세상으로 바뀔 것이며, 이로 인해 우리의 삶도 풍족해 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 집권 5년 동안 유권자들의 마음에는 ‘도덕도 청렴도 필요없다. 밥만 먹게 해달라.’는 생각이 굳게 자리잡았다. 

국민의 목소리는 ‘세상 살기 참 힘들다.’ ‘밥 먹게 해달라.’…지지율 하락 원인은 국민 목소리 외면에 있어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을 품고 있었지만, 오히려 그 부분이 한나라당입장에서는 유리하게 작동했다.

소위 말해서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살수 없다.’는 인식이 노무현 대통령 집권 5년 동안 확산됐고 ‘흐린 물’ 이명박 정권이 탄생해야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생각을 유권자들이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 5년 동안 집값은 폭등했으며, 양극화 등으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굉장히 큰 고통을 받았다. 

문재인 정부가 탄생할 때 많은 사람들은 ‘희망’을 품었다. ‘적폐세력 청산’이 이뤄지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한결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품었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이익보다 자신들의 이익을 더 중요시 여기는 부패세력을 청산하면, 우리의 살림살이도 한결 나아질 거라는 희망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노무현 집권 5년처럼, 문재인 집권 5년도 절망으로 바뀌었다.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으며 자영업자들은 ‘자살’로 내몰리고 있다. 

물론 현정부의 핵심인사들과 지지층은 억울해 할 것이다. 지금의 상황은 문재인 정부가 정책을 잘못 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 대내외적인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보수 정당이 집권했더라도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 전개됐을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2007년 정동영 후보와 똑같은 결말을 맞이해야 할까? 지금까지 전개되는 상황을 보면 이재명 후보의 미래는 ‘정동영’이 될 확률이 커 보인다. 

암울해 보이긴 하지만 희망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희망의 첫 번째 근거는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무려 40%에 달한다. 물론 여론조사가 정확하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 여론조사 업체가 영세해서 현재 조사되는 대통령 지지율을 믿을 수 없다면, 10년 전, 20년 전 대통령 지지율 조사도 믿을 게 못된다. 대통령 지지율을 본인의 지지율로 흡수할 수만 있다면, 40% 득표는 어렵지 않아 보인다. 

두 번째 근거는 1997년, 2002년 대선에서 ‘절대 열세’를 극복하고 김대중, 노무현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점이다. 

이재명 후보는 김대중 후보처럼, 노무현 후보처럼 ‘적과의 동침’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김대중 후보는 김종필이라는 보수세력과의 연합을 통해, 노무현 후보는 후보단일화라는 승부수와 ‘정치교체’라는 시대정신 구현을 통해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재명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을 흡수하는 것은 ‘친문’과의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야만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딜레마가 있다. 시대정신 구현이 어렵다는 것이다. 노무현 후보는 ‘정치교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통해 김대중 정부를 ‘구시대’로 규정했다. 이재명 후보가 과거의 교훈을 통해 문재인 정부를 ‘구시대’로 규정지으면 친문이 강하게 반발할 것이 볼보 듯 훤하다. 화학적 결합도 물건너 가버린다. 

돌파구는 역시 ‘비전’이다. 친문 정치인들도 거부할 수 없는 대의명분을 제시해야만 한다. 거대한 대의명분이 있어야만 문재인 대통령도 ‘나를 딛고 일어서라’는 반응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 만으로는 2% 부족하다. 혹자는 부족한 2%를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의 ‘단일화’로 메워야 한다고 주장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훈수 두는 입장에서 볼 때 심상정 후보와의 단일화는 좋은 선택지로 보이지 않는다. 상대방 역시 똑같은 방법으로 부족한 2%를 채우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방의 선택지를 없애는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후보단일화만 된다면, 윤석열 후보는 2002년의 이회창 후보처럼 될 것이다. 보수는 똘똘 뭉쳤으나, 거기까지가 한계인 상황에 맞닥트려야 할 것이다. 

물론 지지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비전 제시이다. 2007년 정동영 후보는 과거를 부정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미래를 제시하지 못했다. 

과연 이재명 후보는 어떤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까? 과연 이재명 후보는 제2의 정동영이 될 운명을 피할 수 있을까?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는 말이 있다. 이재명 후보, 과연 두드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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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환 기자

세상을 바꾸는 것은 신념이 아니라 팩트라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팩트와 데이터에 기반한 기사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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