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회동·부산 유세로 尹-李 내홍 일단락
"본의 아닌 많은 진통…하나 돼 다시 시작"
6일 선대위 출범 앞두고 본격 원팀 기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4일 오후 부산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윤 후보 생일 케이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생일 케이크에는 '오늘부터 95일 단디하자'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연합뉴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4일 오후 부산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윤 후보 생일 케이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생일 케이크에는 '오늘부터 95일 단디하자'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권새나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과정에서 빚어졌던 갈등을 봉합하고 단합을 약속했다. 선대위 인선 과정에서 이준석 대표와의 내홍을 극복하며 본격적인 원팀 기조를 갖추는 분위기다.

윤 후보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6일 선대위 출범식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김병준·이준석 상임선대위원장 등과 함께 단합된 힘을 보여주겠다"며 "이번 대선은 나라의 명운을 가르는 선거로 정권교체를 위해 하나 돼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4일 부산에서 이준석 대표와 하루를 보내며 부산 지역 선대위 관계자들과 회의를 하고 거리에서 많은 시민을 만났다"면서 "부산 시민의 정권교체 열망을 확인한 하루로 자만하지 않고 더 낮은 자세로 선거운동에 임하겠다"고 했다.

이어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많은 진통이 있었고 당원과 국민에 불안과 걱정을 끼쳤다"며 "다만 첫 출마선언에서도 밝혔듯 아홉 가지가 다르더라도 정권교체에 대한 뜻만 같다면 함께 간다는 믿음으로 지금까지 왔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바른 길을 위해 기다리고 인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과감하게 추진해야 할 땐 추진하지만 기다려야 할 때는 기다리는 것이 제 리더십"이라고 했다. 또 "부산부터 시작해서 국민의 뜻을 타고 북상하겠다"며 "내년 3월 9일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4일 오후 부산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빨간색 후드티를 함께 입고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4일 오후 부산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빨간색 후드티를 함께 입고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권 드리겠다"…이준석 "후보 가는 곳마다 빨간 후드티 입고 와달라"

앞서 윤 후보는 지난 3일 울산 울주군으로 내려가 잠행 중인 이 대표를 만났다. 미리 내려가 중재 역할을 했던 김기현 원내대표와 3자 회동이 성사됐고, 그동안 쌓인 갈등을 풀고 원팀으로 '의기투합' 하며 다시 ‘정권교체’를 향해 나아갈 것을 다짐했다. 

이날 윤 후보와 이대표 측은 합의문을 통해 "대선에 관한 중요사항에 대해 후보자와 당대표, 원내대표는 긴밀히 모든 사항을 공유하며 직접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후 윤 후보와 이 대표는 4일 부산 일정에 함께했다. 윤 후보는 이날 국민의힘 부산시당에서 열린 중앙선대위회의에서 "본격적인 90일간의 대장정이 시작됐다"며 "이번 선거는 우리가 절대로 져서도 안 되고, 질 수도 없는 선거를 만들어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야 할 국민에 대한 의무가 있는 선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지역구에 당협을 중심으로 한 세포 조직을 더 재건하고, 이걸 바탕으로 국민 여론과 바램을 촘촘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중앙선대위에서 그걸 공약화하고, 원활하게 피드백을 해가며 국민과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선거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청년 표심' 중심의 중도확장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어제 김기현 원내대표와 윤 후보를 모시고 우리 당 선거운동의 큰 줄기에 대해 합의를 이뤘다"며 "가장 주목하고 중요한 지점은 선거운동에 있어서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늘리고 젊은 세대가 나서는 정책 행보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두 사람은 빨간 후드티를 맞춰 입고 부산 지역 유세에 나섰다. 윤 후보는 "이 대표가 계획하신 부분을 전적으로 수용해서 이런 옷을 입고 뛰라면 뛰고, 이런 복장을 하고 어디에 가라고 하면 가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빨간 후드티에는 노란 글씨로 전면에 '사진 찍고 싶으면 말씀 주세요', 뒷면에는 '셀카 모드가 편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혔고, 청년들의 셀카 요청이 이어졌다. 

윤 후보는 또 "30대 당대표와 제가 대선을 치르게 된 것이 후보로서 큰 행운"이라며 "전권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는 당 대표의 권한을 존중함으로써 최근 불거진 '패싱 논란'이 반복되는 일이 없도록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장은 윤 후보와 이 대표를 보기 위해 몰린 수백명의 인파로 통행이 쉽지 않았다.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지지자와 시민을 뚫고 약 300m를 걷는 데 50분가량이 걸렸다.

현장에서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에 화답했다. 고깔모자를 쓴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오늘부터 95일! 단디하자'는 케이크를 들어올렸다. 윤 후보는 "자! 단디하겠습니다"라고 외쳤다. 이날은 윤 후보의 생일인 음력 11월1일이라 부산시당이 케이크를 준비했다고 한다.

한편 빨간 후드티와 관련,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 달 전에 만들어 둔 옷인데 서울에서 긴급히 수송해왔다"며 "선명한 붉은 색상은 군중 속에서 바로 눈에 띌 수 있게 하기 위한 선택이고, 함께 선명하게 보일 수 있는 노란 궁서체 문구는 말그대로 글자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오늘은 윤 후보와 제가 입고 콘셉트를 선보였지만 앞으로 후보가 가는 곳마다 붉은 색상의 옷에 노란 글씨로 자신만의 의상을 만들어 입고 오시는 분들은 제가 현장에서 모시고 그 메시지의 의미를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에 이런 후드티 제작해 주는 곳들 있다. 세상에 던지고 싶은 메시지를 담아 달라"며 "선거법상 후보의 이름, 정당명, 기호, 지지호소 등이 들어간 내용은 안 된다. 세상에 대한 여러분의 분노, 기대, 다짐, 희망등을 자유롭게 표현해서 입고 와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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